“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아가서 2:11-12)
오늘 성구는 성도와 교회를 향한 축복이다. 적어도 내 마음이 그렇다. 아직 코비드-19의 구름이 두껍고 이제 함께 살아야 하는 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분명 숨통은 트였다. 마치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더욱 눈 부시듯, 이 시기에 느끼는 희망과 자유는 참으로 크다.
그리스도와 교회 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아가서의 문맥으로 보면, 겨울 땅처럼 얼어붙은 교회의 상태를 안타까워하고 회복을 소망하면서 ‘이제 좋은 시절이 왔다’는 봄의 노래임이 분명하다.
핍박, 어려움, 절망, 낙심, 우울, 어두움, 질병, 침체 등 많은 것을 상징할 수 있는 겨울의 긴 터널을 온 인류가 함께 지내왔다. 이제 희망, 회복, 치유와 회복, 빛, 복음의 계절인 봄이다. 기진맥진한 불모의 상태에서 회복하는 모든 개인과 교회여, 그대는 위대하며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제 곳곳에서 꽃이 피어나듯 웃음꽃이 피고, 새의 노래하는 소리가 들리듯 찬송이 울려 퍼져 그리스도의 영광이 한껏 드러나기를 소망한다.
오늘 성구 앞 10절과 뒤 13절에서 반복되고 있는, "일어나서 함께 가자"라는 초청은 겨우내 혹한을 잘 견딘 성도 개개인과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초청이다.
베데스다 연못가에 있던 서른여덟 해 된 병자에게 “네가 낫고자 하느냐?” 물으시고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요한복음 5:6~8) 라고 명령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일어나 걷기 시작한 병자처럼, 성도여 교회여, 벌떡 일어나 걸으라.
아니,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성전 미문에 앉아서 구걸하다가 베드로가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라고 말하면서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니 발과 발목이 곧 힘을 얻고 뛰어 서서 걸으며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송”(사도행전 3:6~8)했던 앉은뱅이처럼,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힘차게 하나님을 드높이기 바란다.
한·호 두 나라에 각각 대통령 선거와 연방총선이 실시되는 해이니만큼, 나에게 오늘 성구는 또한 한반도와 오세아니아를 축복하는 소리로 들린다.
“겨울이 지나고 비도 그쳤고”. 긴 시간 동안 동토처럼 얼어붙었던 차가운 기운이 지금 봄을 맞아 녹아내리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내리던 비처럼 남과 북, 호주와 중국 사이에 서로를 비방하던 말, 첨예한 대립도 멈추고 훈훈한 말과 따뜻한 정이 오가기 바란다.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비무장지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중무장지대가 된 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지대화가 이뤄지고, 정전협정, 평화협정, 문화교류, 경제협력 등 상생과 평화의 비둘기 소리가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활짝 편 날개로 창공을 하얗게 물들이며 날기를 바란다.
봄에 꽃이 피는 봄소식이 들리고, 가을에 추수하는 가을 소식이 들리듯, 지난 20여 년 동안 기독교 박해지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나라, 한민족 동포가 사는 북녘 땅에 인권의 존중, 신앙의 자유, 그리고 경제적 번영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때가 됐다. 한반도나 세계에 흩어진 민족의 경사일 뿐 아니고, 전 세계 사해 동포, 지구촌을 위한 좋은 소식이 이제 곧 들릴 것이다.
“주여, 영육 간에 겨울을 맞아 움츠렸던 이 지구촌의 모든 마을 사람이 봄을 맞아 쑥쑥 소생하게 하소서. 한반도에 평화의 비둘기가 힘차게 날아오르게 하소서.”〠
서을식|시드니소명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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