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품고 계획을 세우자

서을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4/11/22 [10:42]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계획을 이루어 주시기를 원하노라” (시편 20:4)

 

오늘 성구 하나만 놓고 보면 자칫 우리 개개인의 소원을 허락하고 계획을 이뤄 주시는 하나님으로만 오인할 소지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 사이의 전쟁에도 관여하신다. 이런 큰 스케일은 자주 개인을 아주 작아 보이게 한다.

  

전체 그림을 보기 위해 시편 20편을 요약해 본다. 1~2절은 왕에게 하나님의 능력과 보호를 기원하고 3~5절은 왕의 신실함을 기억하사 승리하게 해달라는 기도다. 지금까지는 백성들의 기도였다.

  

6~8절에서 왕이 대답한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반드시 승리한다. 하나님의 능력이 군대보다 뛰어나다. 이에 반응하여 백성들은 9절에서 왕의 안전과 하나님의 도움을 요청한다.

  

전쟁 전에 드리는 승리를 위한 기도답게 시편 20편은 놀라운 확신과 드높은 사기, 충분한 용기와 견고한 축복으로 가득 차 있다. 전쟁을 위한 출정식에서 백성들은 자신들을 이끌 왕을 위해 기도한다. 왕은 이에 답하여 백성들에게 승리의 확신을 심어주고 사기를 드높인다.

  

특히 4절은 대제사장의 기도인듯한데, 나에게 뜻하지 않은 기쁨을 줬다. 마치 하나님께서 아무런 조건 없이 그의 백성과 왕을, 물론 심정적으로 나를 포함해 전적으로 후원하는 느낌이 확 밀려왔다.

  

ㄴ전지전능하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어떤 조건이 함께 기술되는 때가 많은데 오늘 성구에는 바로 그 어떤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 내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그래도 혹시 하여 열심히 찾다가 7절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조건 같지 않은 조건 하나를 찾았다.

  

“어떤 사람은 병거,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그래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분의 이름을 자랑해야 하는 거야!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해야 할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이 조건만 잘 지키면 하나님께서 이 모든 축복을 주시는 거야! 나 오늘 수지맞았네! 그런데 갑자기 이스라엘이 부럽다.

  

물론 전쟁 중인 지금의 비난받는 이스라엘은 아니고, 성경 속 옛 이스라엘, 시편 그 당시 백성과 왕이 부럽다. 그들 사이의 견고한 신뢰와 강력한 연대가 정말 부럽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으르렁대는 극단적 국내 정치는 수심을 깊게 한다.

  

지금처럼 국내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파국적 국제 대결은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모두 피해야 한다.

  

국제정세에 속절없이 떠밀려 장기판의 졸처럼 불가피한 선택지로 내몰려서는 희망이 없다. 나라가 오합지졸이면, 혹여 전쟁에 나선들 승리는 요원하다.

  

고국 대한민국에 기도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북한이 참전해 러시아를 돕고 있다. 남한이 베트남전에 파병했던 이유와 비슷하게 북한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읽히는지라 한 민족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남한의 행보가 세계인의 관심거리가 됐다. 부디 전쟁에서 멀어지기를 바란다.

  

타국 간의 전쟁에 동족이 마주하는 K-전쟁까지 세계에 수출해서야 되겠는가? 한국의 방산 산업이 발전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들려올 적마다 “이게 기뻐할 일인가?”하여 마음이 심히 불편하던 차에 살상무기 지원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는 시점까지 이르고 보니, “큰일 났다!” 싶다.

  

이 시편을 읽으면서 우리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에게 소원이 있는가? 우리에게 계획이 있는가? 소원도 계획도 없다면, 또는 소원은 있는데 계획이 없다면,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것도 성취하실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소원을 품고 계획을 세우자. 무엇이든 주께 받기 원하면, 소원을 허락하시고 계획을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자. 작은 개인이 큰 나라 공동체와 더욱 더 큰 지구촌을 품고 사람 간 화평과 나라 간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

 

서을식|시드니소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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