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신앙의 유산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9/26 [11:06]
가끔 친구 목사님들이 저에게 목회에 대한 어려움을 하소연할 때가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제 마음을 너무 안타깝게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목사님의 집안이나 사모님의 집안에 예수를 믿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가 친척 중에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가족 중에 기도의 동역자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회 중에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겨도 말도 못하고, 위로 받을 수도 없고, 그저 목사님하고 사모님 두 분이서만 기도를 합니다. 목회자에게 기도해 주는 가족이 없다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습니다.
 
어느 교인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자식은 꼭 예수 믿는 집안하고 결혼시킬 거예요.”
 
예수 믿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 믿는 집안’이라고 했습니다. 배우자만 예수 믿는 게 아니라, 그 집안이 예수를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 아이들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았을 때, 예수 믿는 집안이라면 양쪽 집안에서 내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해 줄 거 아니예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손주들을 위해 기도해 주실 거 아니예요. 그것 만큼 큰 축복이 어디 있어요. 저는 정말 예수 믿는 집안하고 결혼 시킬 거예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
 
예수 믿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납니다. 예수 믿는 가정에는 모든 생활에 기독교 전통과 문화가 배어 있습니다. 식사를 할 때에도 기도하고,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누울 때에도 기도하고, 어떤 큰 일을 앞두고서는 온 가족이 더욱 열심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예수 믿는 가정은 주일날이 되면 당연히 교회를 가고, 교회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교회가 필요로 하는 일에 봉사자로 섬깁니다. 휴가 일정이나 출장 계획도 교회 스케줄에 맞추고 교회에 중요한 행사와 겹치면 다른 날로 피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 믿는 가정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해 있습니다. 주님이 임재해 계십니다. 성령께서 동행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들은 오랫동안 예수를 믿는 가정에 생겨나게 되는 신앙의 유산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입니다.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신앙의 유산을 물려 받고 또 다음 세대에 그 신앙의 유산을 물려 줍니다. 신앙의 유산이 그렇게 자자손손 대대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이런 신앙의 유산을 지닌 가정과 전혀 예수를 믿지 않는 가정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예수 믿는 가정은 하늘을 품고 사는 가정인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해 있는데, 당연히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유산은 바로 신앙의 유산입니다. 돈이나 집이 아니라 믿음의 유산을 물려 주는 것입니다. 온 가족이 기도의 동역자가 되고,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할머니가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모와 고모와 삼촌들이 조카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해 준다면, 우리의 자녀들이 그런 믿음의 유산을 물려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되고 아름다운 가정이겠습니까?
 
미국의 명문가, 조나단 에드워즈 가문
 
한번은 KBS에서 <미국 명문가, 위대한 유산의 비밀>이라는 내용을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250년 전 노스 댐프턴 교회에서 목회했고 미국 대각성 운동을 주도했던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님이었습니다.
 
조나단 목사님으로부터 8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부통령이 1명, 주지사가 3명, 대학총장이 13명, 인구 6백만 이상의 대도시 시장이 3명, 장·차관이 82명, 변호사 149명, 판·검사가 48명, 의사는 68명, 대학 교수가 65명, 세계적인 사업가도 75명, 뛰어난 발명가 25명 그리고 목사 116명을 배출했습니다. 
 
방송의 요지는 “무엇이 이 가문을 이처럼 위대한 가문으로 만들었을까?”를 찾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기자가 노스 댐프턴 교회의 현재 담임 목사님을 인터뷰했는데, 그 목사님이 답하기를 “조나단 목사님으로부터 시작된 신앙의 유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신앙의 유산이 가문 대대로 흘러갔기 때문에 위대한 가문이 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가문에서 예일대학교 총장도 나오고 예일대학 교수도 나오고 수십 명이 예일대학을 졸업했고, 예일대학 내에서도 조나단 연구센터를 세워서 가문의 비밀을 연구했는데, 그 연구 결과도 ‘신앙의 유산’이었습니다.
 
조나단 목사님은 자녀들에게 성경을 제대로 읽히기 위해서 히브리어와 헬라어 그리고 라틴어까지 가르쳤습니다. 자녀들은 아침 일찍부터 부모가 마주 앉아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면 조나단 목사님 부부는 어김없이 소파에 앉아 성경을 읽었습니다. 자녀들은 매일 같이 믿음을 실천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았고, 부모로부터 믿음의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그 자녀들도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일구자, 자기들이 보았던 대로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산대로 믿음을 실천했습니다. 그 믿음의 유산이 8대에 걸쳐 흘러가게 되었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위대한 가문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 방송의 결론이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야곱 그리고 요셉
 
아브라함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약속만 있고 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돈을 주고 산 땅이 막벨라 굴이었습니다. 그때 막벨라 굴의 주인이었던 에브론은 그 땅 일대를 아브라함에게 여러 번 무상으로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그 땅을 공짜로 받지 않았고 시세 대로 은 4백 세겔을 주고 구입함으로 그 땅이 아브라함의 소유임을 확정했습니다.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의 초청으로 애굽에 이민을 갔던 야곱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유언을 남겼습니다. 애굽 땅이 아니라 가나안에 있는 막벨라 굴에 묻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셉은 야곱의 유언대로 야곱의 시신을 막벨라 굴에 묻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요셉도 늙고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며  유언을 남겼는데, 애굽을 나갈 때 요셉의 해골을 메고 가나안으로 올라가라는 유언이었습니다.
 
아브라함도 그렇고, 이삭도 그렇고, 야곱도 그렇고 요셉도 왜 모두다 가나안에 묻혔을까요? 왜 이것이 그들의 전통이 되었을까요? 아브라함과 이삭은 가나안 땅에서 죽었으니까 그렇다 치고, 야곱과 요셉은 애굽에서 죽었는데 왜 그 먼 가나안 땅에 묻혔을까요?    
 
가나안의 무덤이 후손들을 위한 신앙의 메시지였기 때문입니다. 훗날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을 한 후에 광야를 지나고 홍해를 건너고 시내산을 넘어 가나안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그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묻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무덤으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나의 자손들이여 가나안으로 오라. 애굽은 너희가 살 땅이 아니라.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은 바로 이곳 가나안이다.’ 그들의 무덤이 이스라엘 민족을 위한 신앙의 유산이었습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삭을 거쳐 야곱에게 그리고 다시 요셉에게 전해지는 이 신앙의 유산은 430년 뒤에 출애굽이라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손들이 마침내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되어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집니다. 아브라함의 가문은 약속의 땅에 대한 신앙의 유산을 자자손손 물려주는 가문이었습니다.
 
430년 뒤에 요셉의 유골을 들고 가나안으로 향하는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머릿 속으로 그려보십시오. 얼마나 위대한 믿음의 가문입니까? 신앙의 유산이 없이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가문입니다. 
 
우리의 삶과 죽음은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겨야 하겠습니까? 영원한 가나안 천국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의 삶과 죽음을 보고 천국을 바라보며 살아가도록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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