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망덕

홍관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9/26 [11:21]
요즘 사람들은 개를 참 좋아한다. 개를 지나치게 위하는 그들의 태도가 영 못마땅할 때가 있다. 우선 방 안에서부터 냄새가 난다. 개 먹이도 못사는 사람들보다 더 고급스럽게 먹인다. 때마다 목욕시키고 나들이할 때도 자동차에 모신다. 심지어는 사람들이 앉는 소파에 앉히고 침대에까지 데리고 잔다.
 
옛날부터 ‘개 팔자 상 팔자’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이런 것이 우리 상식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것 같다.  개는 어디까지나 개 취급을 해야지 어떤 때는 사람 이상으로 대접 받는 것 같아서 오히려 사람이 등급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개를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 좀 못마땅해서 물어보면, 그 대답에 퍽 교훈적인 것이 있다. 개는 배신할 줄 모른단다. 사람이라는 것은 기껏 도와주고 키워 놓으면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이 많은데, 개는 은혜를 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별로 값 안나가는 개 한마리를 집에서 키웠다. 웬만큼 자라면 보신탕을 해 먹기 위해서였다. 한 여름이 되자 주인은 키우던 개를 묶은 다음 인적이 드문 들판으로 갔다. 개고기는 두들겨 패야 맛이 있다는 말을 들은 터이라 개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놀란 개가 날뛰는 바람에 묶였던 끈이 풀어지고 개는 주인한테 맞아 죽지 않으려고 도망을 쳐 버렸다. 주인은 이놈의 개가 어디로 갔을까 하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없이 집으로 돌아왔는데, 먼저 온 개는 집에서 나와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맞아 주었다. 주인은 개를 껴안고 엉엉 울면서 “누렁아 내가 다시 개고기 먹으면 개자식이다”라고 했단다.
 
짐승은 주인을 알고 어떤 경우에도 배은망덕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주인을 배반하고 배은망덕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의 배은망덕을 소나 나귀에 비유하여 질책하셨다.(사 1:1-4)
 
이 시대 우리 사회의 문젯점은 지식과 기술은 넘쳐나고 있지만 어진 마음과 도덕성은 사라지고 있다. 자식은 만들었는데 착한 자식으로 키우지 못했다. 공부는 많이 시켰는데 나중에 보니 아주 못쓰게 되었다. 내 자식이 아니더라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입은 은혜가 많지만 부모의 사랑보다 크고, 부모님이 베푼 은혜보다 더 큰 것은 없다.  그래서 성경은 인륜의 법칙 가운데 첫 번째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이다.
 
요즘 부모들이 자녀를 많이 낳지 않아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자녀 낳아서 고생하며 키워야 제 부모도 몰라 보는데 차라리 개 한 마리 키워서 데리고 사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다.
 
흔히 배은망덕한 사람을 가리켜서 “개만도 못한 인간이다”라고 말한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기준은 은혜를 아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탈을 쓰고 개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 선배의 은혜, 이웃의 은혜, 하나님의 은혜를 배은망덕해서는 안된다.
 
“내 영혼아 여호와(하나님)을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시 103:2)〠

홍관표|크리스찬리뷰 편집고문,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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