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늙음과 성숙

홍관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11/25 [12:36]

언젠가 어느 방송국에서 토크쇼를 하는 중에 성형외과 의사가 자신의 병원에서 성형을 의뢰하는 손님 중에 50%가 주부라고 소개했다. 그때 필자인 나는 의아하기 짝이 없었다. 결혼을 앞둔 아가씨도 아닌 주부들이 줄을 서고 있을까?
 
거기다가 얼굴만이 아닌 온 전신에 수정 작업까지 요구하다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라고 할까? 아니면 하나님이 주신 모습을 상실하는 아픔의 세계라고 해야 할까?
 
사람은 영원히 사는 영적 존재로 지음 받았고, 해가 거듭하면서 변화무쌍한 계절을 만나게 된다. 이 계절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숙하여지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성숙보다는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늙어가는 얼굴을 감추어 보려고 병원을 찾고, 흐르는 세월의 증거로 하나, 둘씩 희어져 가는 머리에 열심히 덧칠을 하기도 한다. 모두가 늙음을 원치 않아서 그러하리라.
 
아쉬운 것은 교회 안에도 늙음을 멀리 하고 젊음을 선호하는 경향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 젊은 지도자들을 찾고 있는 것이 현 실태이다.
 
내가 목회하던 시절에 전도회를 연령별로 나누어서 같은 연배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교제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나이가 되어 나이가 든 전도회로 올라가야 할 사람들이 올라가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을 보면서, 역시 사람은 늙음을 싫어한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다.
 
사람은 영원히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늙음'이라고 하는 단어는 엄격하게 말해서 세상적으로 쓰여지는 단어이지, 영원을 바라보고 사는 신앙인에게는 늙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때를 '추수 때' 라고 했다. 추수 때라는 것은 늙음이 아니라 알이 잘 여물어진 상태요, 가장 보기에 우아하고, 탐스럽고 그 생명의 풍부함을 나타낼 때를 말한다. 주인의 마음이 가장 흡족한 때를 의미한다.
 
교회 안에는 성숙한 사람이 많아야 한다. 성숙함 앞에 젊음의 사람들이 고개를 숙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그냥 늙어가면 안되지만, 성숙해 가면 본인과 이웃에게 본이 되는 존재요, 하나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세상적인 잣대로 젊음을 선호하는 대신에, 성숙한 사람으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죄성을 죽이고 거룩한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을 잘 나타내고, 하나님의 생명으로 본을 보이는 사람으로 성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가정도, 교회도, 사회도 더불어 성숙하게 자라게 되는 것이다.
 
12월은 결산의 달이다. 우리의 모습을 말씀의 거울 앞에 진솔하게 내어놓고, 한 해가 또 다시 지나감에 따라 얼마나 내 모습이 성숙해졌는지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우리의 얼굴에 하나씩, 둘씩 그어지는 주름살이 아름다운 성숙의 열매로 보여질 수 있는 계절이면 좋겠다.
 
우리 각자의 모습을 통하여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마음껏 나타낼 수 있는 기쁨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라 더 완숙한 모습으로! 인생은 늙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기에!〠

 
홍관표|크리스찬리뷰 편집고문,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