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

백종규/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4/26 [15:43]

어머니의 날

 

매년 5월 둘째 주일은 Mather’s Day입니다. 올해는 5월 9일을 어머니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을 기념한다는 것이 단순히 자녀들로부터 편지와 선물, 함께 식사하는 날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부모라는 이름은 오히려 가볍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이런 오해가 생긴 이유는 많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만들어감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쳐버렸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성공에 대한 관심으로 교육열은 높을지 모르지만, 정작 바쁜 일정 속에서 대화는 사라져가고, 가정의 정서와 하나됨이 깨어지는 것을 봅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자신의 물질과 시간을 희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정 안에서 건전한 인격체로서의 관심과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자녀들은 어머니의 날 혹은 교회에서 가정의 달로 지키는 것에 대해서 참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하나의 연례행사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겠습니까? 나의 자녀가 다른 자녀들보다 수학 공식을 하나 더 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러한 교육이 무시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은, 크리스찬으로서의 정체성과 신앙의 유산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과 만족감이 결코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무엇보다 영적인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교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루어지는 주일학교 교육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나이에 맞는 관심을 따라 천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하셔야 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도 하나님에 대해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나님의 실재와 사랑을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을 꼭 껴안아 주고, 그들을 보고 미소 지으며,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네 살 가량만 되어도, 부모가 어떤 기도를 드리는지 유심히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익히기 전에, 가능한 한 자주 그들이 듣는 데서 기도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기도 시간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거리더라도, 개의치 말고 그날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에 관해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열 살 정도 되면, 보다 많은 사실을 이해하고 믿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며, 인생의 길잡이가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부모가 성경을 읽는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이상의 신앙교육을 함에 있어서 강제로 신앙 지식으로 주입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말고, 아이들이 관심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통해서 그 모든 것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즉, 부모인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의 자녀들 또한 하나님을 알고 그 놀라운 은혜 안에 거하게 될 것입니다.

 

스승의 날

 

어머니의 날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학창시절 선생님들입니다. 한국에서는 5월 15일이 바로 스승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특별하게 기억되는 선생님이 있습니까? 학창시절을 보내며,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을 텐데 그중에서 우리 인생에 중요하게 영향을 끼친 선생님이 모두 있을 겁니다.

 

선생님들 가운데서는 뛰어난 학자도 있고, 명문대학을 졸업하신 분도 계실 것이고, 가르치는 기술이 뛰어나신 분도 분명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선생님의 지식, 학벌, 기술이 저에게 감동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제 삶에 영향을 끼친 분들을 기억하면, 모두 겸손하신 분들입니다. 지식을 드러내거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과 삶으로 섬기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섬김을 우리에게 가장 잘 가르쳐주신 선생님은 예수님이십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비가 적고, 먼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오면 주인은 손님의 발을 씻겨 주는 것이 중요한 접대 중의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손님이 집에 들어오면 종을 시켜 손님의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예의였습니다.

 

그런데 그 더러운 발을 예수님께서 직접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것입니다. 허리에는 수건을 두르고, 물을 받아다가 제자들의 먼지 가득한 더러운 발을 정성껏 씻겨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미천한 우리의 발을 씻겨 주신 것입니다.

 

솔직히 신앙생활하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에 대해서 수없이 들어왔지만, 막상 우리의 삶에서 그러한 섬김이 얼마나 나타났는지를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섬김이 없으면서 예수님의 능력이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우스운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용서하라는 말은 들었지만, 진짜 나를 어렵게 한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신 것처럼, 우리의 가족과 이웃, 동료, 성도를 섬기시면 좋겠습니다. 섬김은 우리를 하찮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믿음의 선생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을 통하여 믿음의 선한 영향력이 나타날 수 있다면, 스승의 날은 우리에게 더욱 값진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삶으로 증명하십시오

 

이처럼 좋은 부모, 좋은 선생이 된다는 것은 결국 삶을 통해서 증명되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너무 많은 부담을 가지지 말 것은, 부모의 자격을 갖추고 부모가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부모가 되기 위해서 시험을 봐야 되고, 부모로서의 자격시험을 합격한 사람만 부모가 될 수 있다면, 솔직히 부모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물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부모로서의 합당한 자격과 조건을 갖출 수 있다면 왜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공부하는 것과 실제의 삶을 다를 수밖에 없고, 진짜 부모가 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깨닫고 배우게 되는 것이 대부분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부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아이를 잘 양육하기 위해서 인내하고, 가르치고, 사랑으로 품는 과정 속에서 수많은 눈물과 아픔 속에서 진짜 부모로 만들어져 가는 것입니다.

 

부모로서 자녀들을 키우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울고 웃는 것이 부모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 함께 밤잠을 설치고, 아이의 문제는 세상 그 어떤 아픔보다 크게 다가오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부모라는 존재는, 그래서 위대한 이름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우리는 가정과 학교, 직장, 교회 등에서 거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여러분이 속한 그 곳에서 흘리는 눈물과 기도, 인내, 사랑으로 품어내는 과정을 통해 여러분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좋은 부모, 좋은 선생으로 변화해 갈 것입니다.

 

분명히 그 과정 속에서 우리의 실수가 있고, 날마다 우리의 부족함을 확인하게 될지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그러한 믿음의 삶을 증명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백종규|히스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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