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헤브론병원 24시’ 사진전 후원을 위한 음악회 개최한 권순형 발행인

구원의 감격을 사진에 담다

글|김석원, 사진|권순형•윤기룡 | 입력 : 2016/01/25 [14:40]
‘사진을 통한 ‘선교 동원’, 사진에 담는 ‘복음의 감격’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기회조차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그 자리를 찾게 되면, 흥분을 감추기 힘들다. 눈만 떠도 그 생각뿐이고,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그곳과 연결시킨다. 우리는 이것을 ‘꽂혔다’라고 부른다.

헤브론병원에 ‘꽂혔다’

▲ 헤브론병원장 김우정 선교사가 캄보디아 선교 후원 음악회에 참석, 1부 토크쇼에서 사진작가 김인화 씨와 대담을 나누며 병원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지난 26년간 주로 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을 해 온 본지 권순형 발행인. 기자에게 ‘캄보디아 선교 후원 음악회’ 참관기 취재를 부탁하여 행사 후 뒷 이야기들을 나누던 중 권 발행인과 직격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보통 글을 다루는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하기를 주저한다. 글은 오래 남는다. 언젠가 그 글을 다시 대할 때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런 걱정이 낄 틈조차 사라져 버린다. 이야기를 이어가는 내내 헤브론병원 선교 사역에 ‘꽂힌' 감격으로 덮혀버렸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병원은 이미 호주한인교계에 오래 전부터 알려진 선교 현장이다.  특히 대양주의료선교협회(OMMA, 이사장 박승천)는 지난 3년 동안 치과 장비, 재료, 인건비 등 치과병원 운영을 전담하여 지원해 왔다. 
 
헤브론병원 사역은 마치 그물과도 같다. 일단 병원을 통해 연결된 환자들에서, 그 가족들로, 그리고는 지역 주민까지 복음을 통한 ‘회복’의 기회를 위해 사역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속에는 무거운 사진기를 양쪽 어깨에 걸쳐메고 쫓아 다니는 권 발행인이 있다.  

▲ 김우정 선교사가 깜짝 출연하여 ‘생명의 양식’을 열창하며 2부 음악회의 막을 열었다.     © 크리스찬리뷰
 
이미 지난해 4차례에 걸친 방문과 함께 크리스찬리뷰를 통해 보도했으며, 이번에는 헤브론병원를 위한 선교의 다음 단계를 모색하며 후원 음악회를 열었다. 이번 음악회는 크리스찬리뷰 행사의 단골 손님 같은 테너 김재우 집사가 혼쾌히 음악 총감독을 맡아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촬영한 헤브론병원 사진들을 편집한 영상사진전을 시작으로, 헤브론병원장 김우정 선교사를 초청해서 토크 콘서트까지 가미했다.
 
콘서트가 열린 시드니 시내 구세군 강당을  매주 목요일 찬양예배 장소로 사용하는 시드니주안교회(담임목사 진기현)는 장소 협찬, 무대 진행, 안내 등 헌신적인 봉사로 음악회 진행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며 헌신했다. 
 
다음은 권순형 발행인과의 일문일답.
재능기부로 섬긴 음악회 출연진

 
- 이번 음악회는 클래식부터 가곡, 성가곡, 연주곡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로 준비하셨네요.
 
클라리넷을 연주한 박찬성(호주해군군악대)씨는 지난 해 크리스찬리뷰를 통해 소개되었고, 피아노 트리오(피아노 김연희, 첼로 김태수 외)는 시드니한인연합교회 성가대 지휘자인 고은초 집사의 자녀들로 현재 시드니음대(Sydney Conservatorium of Music)에 재학 중인 음악도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삼일교회(담임목사 안상헌) 김선영 사모가 지도하는 여성중창단(Good Friends Ladies Choir)도 함께 했는데, 의상만 봐도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더군요. 다들 헤브론병원과 관계가 있는 분들인가요?
 
“이분들은 따로 헤브론병원과 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저와는 오랜 지인이자 공익활동을 해 오던 분들로서 재능기부로 출연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리니스트 김연희 씨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본지 행사에 적극 참여해 왔고, 첼리스트 김태수 씨는 국악에도 일가견이 있는 독특한 재원인데, 학교 안에서 재학생들로 합창단을 창단하여 지휘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여 호주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 호주 해군 군악대에서 클리리네스트로 복무 중인 박찬승 씨는 로시니의 클라리넷을 위한 가장 인기있는 작품 ‘테마와 클라리넷을 위한 변화’를 연주하여 청중들을 매료시켰다. 피아노 이윤경.     © 크리스찬리뷰
 
Good Friends Ladies Choir는 2014년 11월 한•호 선교 125주년 기념 음악회에 이어 교민사회 안에서는 섬김의 음악 단체로 잘 알려져 있지요. 실제로 이런 공연이 고리가 되어 공연자들이 후원자로 바뀐 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통사모 공연에 찬조출연을 했던 Good Friends Ladies Choir는 통사모로부터 수익금 일부를 헤브론병원 선교를 위한 후원금으로 전해 오기도 했습니다. 
 
음악총감독을 맡은 테너 김재우 집사는 국제적 명성을 지닌 성악가로 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아름다운 음악회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에 신경을 써주었습니다.
 
토크쇼 후에는 깜짝 순서로 김우정 선교사에게 노래를 한 곡을 부탁드렸습니다. 경기고 합창단 출신인 김 선교사는 병원을 방문한 선교팀이 찬양을 하다가 부탁을 하면 언제라도 ‘좋으신 하나님’을 부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선교사와 토크쇼를 진행한 김인화(한국사진작가협회 시드니지부 회원)씨는 지난 11월 예수마을 주최로 호주동아 홀에서 열린 시문학의 밤 행사에서 시낭송 때 발굴한 인재이구요.”  
 
사진 선교....?
 
-  어떤 분이 이번 콘서트가 ‘헤브론병원’후원 콘서트라고 묻길래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 ‘헤브론병원 사진 선교사역’을 위한 후원 콘서트라고 해서 좀 혼동했습니다. 사진 선교사역이란 말이 좀 낯설어서요. 요즘은 기존 선교 방법들이 벽에 부딪히면서 다른 다양한 대안들을 찾는 분위기지만, 사진선교는 처음 듣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무슨 뜻이지요?
 
“이번 음악회는 ‘헤브론병원 24시’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헤브론병원의 선교사역을 다큐멘타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사진전 개최를 위한 후원 행사였습니다.
 
그랜드 오프닝은 금년 9월 1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시청 시민플라자(B2)에서 열립니다. 대관이 아닌 서울문화재단에서 ‘공간지원사업선정’으로 초청 형식의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교회, 병원, 학교, 기관 등 전국을 순회하며 일 년여 이상에 걸쳐 전시할 것인데, 헤브론병원 후원단체인 ‘위드헤브론’ 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해외 전시도 같은 기간에 열리게 되며 호주에서는 현재 NSW국회 전시장을 신청해 놓고 있는데 아직 후반기 심사가 끝나지 않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주 순회 전시 이후에는 미국, 카나다 등의 해외 전시가 이어질 것입니다.

▲ : Goof Friends Ladies Choir는 ‘주를 영원토록 찬양하리라’를 비롯한 성가곡과 미국 민요 메들리 등 4곡을 섬세하고 성숙미 넘치는 연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 크리스찬리뷰
 
이 사진전은 헤브론병원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동원에 첫번째 목적을 두면서, 후원을 위한 모금도 병행합니다.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없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적 회복의 기적 현장을 체험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작품 사진들을 개별 판매됩니다. 또한 도록과 함께 본지에 실렸던 헤브론병원 관련 기사들을 하나로 엮어 단행본을 출판하여 그 수익금의 대부분을 헤브론병원에 기부하고, 일부는  차후 ‘사진선교’를 위한 종자돈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헤브론병원 내에 사진 스튜디어를 설치하고 매일 그곳을 찾는 200~3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 밑에 헤브론병원 로고와 성구를 넣은 사진을 제작하여 진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액자에 담아 주는 ‘사진선교’를 펼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2-3명의 동역자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2차 전시는 캄보디아 어린이 사진전을 구상 중입니다.” 
▲ 멘델스존의 피아노 3중주 1번 라단조 작품번호 49를 연주한 김연희(바이올린), 김태수(첼로) 남매. 피아노 Pavle Cajic.     © 크리스찬리뷰
 
복음의 빚을 갚는 ‘헤브론병원’

 
- 사진을 통해 선교현장에 가지 않고도 선교현장과 일반성도들을 연결시키고, 현지인들에게 사진을 통한 복음전도를 기획하시는군요. 일상적으로 하는 선교보고회나 간증과는 좀 다른 새로운 선교방법인 것 같은데 언제부터 이런 선교 방법을 생각하게 됐나요?
 
“제가 헤브론병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4년 9월입니다. 2014년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Korea: Then and Now’사진전이 5월~21일부터 7월 25일까지 두 달에 걸쳐 전시될 예정이었는데 문화원측에서 개관이래 가장 많은 호주인 관람객이 찾아 왔다며 전시를 한 달 연장하자고 제안하여 8월 말까지 이어졌습니다,
 
사진전의 저력을 확인한 기회였기도 하고, 한국 선교에 헌신한 호주 선교사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그후 눈부시게 발전한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어렵게 사진들을 수집하고 스캔하고 복원 작업을 했던 고생한 보람이 있었지요. 
 
바로 그때 별 다른 사전 이해나 관심도 없이 오마 초청으로 집회차 시드니를 방문한 헤브론병원 김우정 원장, 이철 부원장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헤브론병원과 호주 선교사가 부산에 세운 일신기독병원에서 헌신했던 호주 선교사들의 모습과 자꾸 겹쳐지는 것이었습니다.
 
불과 60여년 전 호주 의료 선교사들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찾을 수 있었던 한국인들이, 이제 더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으로 캄보디아인들에게 그 빚을 갚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현장에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헤브론병원 24시’라는 사진전 제목까지 떠올렸지요. 막상 어렵게 시간을 내어 가보니까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도 빨리 가고 싶네요.”

▲ 캄보디아 선교 후원 음악회 총감독을 맡은 테너 김재우 집사. 그는 이번 무대에서 ‘나물캐는 처녀’ ‘저 구름 흘러 가는 곳’ ‘고향의 노래’ 등 한국 가곡을 열창하여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 크리스찬리뷰
 
아름다운 섬김의 모습
 
- 지난 26년간 크리스찬리뷰가 고집스럽게 집중해 온 한•호 선교 관계 보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의료선교를 하는 분들은 이미 많지 않나요? 특별히 헤브론병원에 끌리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난해 김명동 편집인께서 르뽀 기사에도 쓰셨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자세가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헤브론병원은 장기적으로는 현지인들에게 병원을 넘겨 주기 위해 지도자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지 직원들을 뽑아 병원 일꾼뿐 아니라 전도자로 준비시키는데도 많은 투자를 합니다. 프놈펜 주변의 가난한 마을로 이동 진료를 나가서 심장병 어린이들을 찾아내어 수술도 해주는데, 수술 전에는 반드시 가정방문을 통해 깊은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전도뿐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갑니다.
 
헤브론병원에 상주하는 40여 명의 장•단기 선교사들은 모두 자비량입니다. 병원에서는 점심밖에 제공하지 않고, 게스트 하우스 사용조차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이들은 예배•상담•전도 •자원봉사 등으로 조용히 돕습니다. 이들을 통해 놀라운 회복의 기적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이런 장면들을 사진으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이런 섬김의 모습은 요즘처럼 자기를 드러내는 선교로 문제가 많은 때에 귀감이 되는 모델이지요.”

▲ 출연진 전원이 앵콜곡으로 동요 메들리(섬집 아기, 나뭇잎 배)를 청중들과 함께 부르며 음악회를 마쳤다.               © 크리스찬리뷰
 
절대 부족한 의료진 동원이 시급하다
 
- 일종의 ‘헤브론병원 사진 홍보대사’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셈이군요.  그렇다면 사진 선교는 단순히 사진전을 통해 헤브론병원 홍보와 선교 동원에 한정되는 것입니까?
 
“우선은 병원 현장에 너무나도 부족한 의사•간호사•행정 요원•봉사자 등을 동원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사진전의 주목적도 의료인들을 도전시켜 헤브론병원과 연결시키는데 있습니다. 단기 자원봉사도 좋습니다. 단기를 통해서 장기적으로 활동하는 의료인들도 나오지요. 병원 운영을 위한 재정 후원도 중요합니다.
후원자도 더 필요합니다. 이미 호주 한인교회들은 헤브론병원에 중요한 후원자로 일해 왔습니다. 지난 12월 첫째 주일 오후에는 시드니새순교회에서 캄보디아 헤브론병원 아동 심장병 돕기 후원음악회를 열었는데, 음악회를 통해 한 호주인이 의료용 침대 40개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대양주의료선교협회 이외에도 외과의사인 김재선 선교사를 시드니갈보리교회 (담임목사 이용일)와 시드니다음교회(담임목사 김도환)가 파송하고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음악회를 마친후 감사 인사를 전하는 권순형 발행인     © 크리스찬리뷰
 
에필로그
 
원래 호주에 온 이유가 ‘사진을 원없이 찍어보는 것’이라는 권순형 발행인. 크리스찬리뷰 역시 그의 사진으로 많은 부분을 채워져왔지만, 바랬던 만큼 제대로 ‘사진’에 집중할 여력은 없었다고 했다. 매달 반복되는 잡지 발행, 시드니 전역을 돌며 이어지는 배달이 끝나면, 다시 취재로 사방을 돌아다니며 ‘남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했다. 다른 사람은 들지도 못하게 하는 그 애지중지하는 카메라로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담을 기회가 항상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섬김의 선교자세. 호주에 올 때부터 품었던 전문 사진작가로서의 갈증. 크리스찬리뷰가 전해 왔던 재한 호주 의료 선교사들의 감동적인 헌신. 여기에 기존 선교 방법에 대한 재고까지 어우려져,  헤브론병원의 ‘사진선교’ 프로젝트가 ‘꽂히게 된’ 모양이다.
 
열악한 호주한인교계에서 어렵게 자리잡은 크리스찬리뷰. 여전히 경제적으로도 쉽지 않은 언론 환경 속에서, 캄보디아에 꽂힌 열정이 구현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뷰 내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은 감격, 하나님 앞에서 내가 있을 자리를 ‘결국’ 찾았다는 그의 표정이 한없이 부럽기만하다. 〠      

글/김석원|크리스찬리뷰 편집부장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윤기룡ㅣ크리스찬리뷰 사진부장


-헤브론 병원 후원 음악회(유튜브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f8jq9VMA8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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