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마음 전달하는 CCM 한 곡 하실래요?

김형미•송문정•신현진•조수아

글|정윤석, 사진|권순형 | 입력 : 2016/05/30 [11:06]
▲     © 크리스찬리뷰
 



▲ 6월 3일부터 13일까지 호주 순회(아들레이드,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찬양 콘서트를 준비 중인 메리 재인(왼쪽부터 조수아, 신현진, 송문정, 김형미)     ©크리스찬리뷰
 

기독음반 기획사, 전)다솔기획을 통해 만나게 된 네 명의 여성 보컬들이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각자의 길을 걷다 조우했다. 한 길만을 고집하며 달려온 그녀들의 삶은 다른 듯 닮아 있었다.
 
여성 듀오 ‘아침’의 신현진, 송문정, CCM가수 조수아, 재즈보컬리스트이자 드리밍버터플라이로 CCM 활동을 이어온 김형미, 이들은 모두 가수로서 한 기획사를 통해 데뷔했다. 그리고 결혼하고 자녀들을 낳았다. 모두 딸이었다. 게다가 딸들의 나이가 똑같았다. 한 번 모이면 자녀들도 신나했고 서로의 고민들을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모이면 ‘우리, 뭐라도 해보자’란 얘기가 나왔다. 반찬 가게 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결국 내린 결론은 자신들이 가진 달란트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뜻에 의기투합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메리 재인’이라는 4인조 여성 그룹이다. 이중 노래는 김형미•신현진•조수아 씨가 맡는다. 송문정 씨는 키보드를 맡았다. 그들의 노래는 군더더기를 다 거둬낸 것처럼 밝고 경쾌하다.
 
자녀들을 키우며 다른 어떤 주부들과도 다를 바 없는 삶이지만 그래서인지 그런 크리스찬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보듬어 가는 느낌이다.
 
그들에게 물었다. ‘메리 재인’이 무슨 뜻인가? 노래하는 재줏꾼들이라는 좋은 뜻으로 소개하기도 하지만 진짜 의미는 ‘순이 아줌마’ 정도된다. 재인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제인’이다. 메리 재인이란, 결혼한 Jane이란 뜻이다. 이것을 우리 나라 정서로 해석하면 ‘순이 아줌마’인 셈이다. 그런 소박한 아줌마 보컬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메리 재인을 본지 권순형 발행인과 정윤석 기자(한국 주재 기자)가 지난 5월 6일 서울에서 만났다. 메리 재인은 아들레이드,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에서 오는 6월 3일부터 13일까지 호주 순회 찬양 간증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편집자 주>
 
자기 소개

- 네 분을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 소개 좀 해주세요.
 
신현진: ‘우리모두 하나되어’라는 앨범을 1991년에 발표하며 가수활동을 시작한 신현진입니다. 그때는 팀명이 없어서 그냥 기획사에서 송문정 씨와 듀엣으로만 있었어요. 그 후에 ‘아침’이라는 이름을 만들게 됐고, 그 기획사에서 조수아•김형미 씨를 만나게 됐어요.
 
송문정: 신현진 씨와 ‘아침’이라는 듀엣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한 연도는 1996년이었어요.
 
조수아: 저는 2000년에 1집 ‘Grace’를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했어요. 월간 ‘CCM LOOK’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이었죠. 첫 데뷔는 ‘마르지 않는 샘’이란 팀명으로 1997년이었어요.
 
김형미: 저도 다솔기획에서 1994년~1995년 쯤에 솔로로 기획사 준비생으로 들어가면서 언니들(김형미 씨가 이 멤버들의 막내다)을 처음 만났어요. 그 후 미국 유학을 했고 그곳에서 2005년 ‘드리밍 버터 플라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어요. 한국에 온 지는 6년이 돼가요(멤버들: 벌써 6년이 됐어? 놀라는 표정들이다).
 
가수가 된 동기
 
-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신현진     © 신현진


신현진: 문정이는 워낙 음악적 재능이 많은 친구예요. 그래서 가수가 될 마음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사역자가 돼야 한다? 그런 생각도 없었어요. 같은 지도교수 밑에서 문정이와는 성악 레슨을 받았지요. 그 교수님이 ‘우리 모두 하나되어’의 기획 제작자를 알고 계셔서 그분을 소개해 주셨어요.
 
그때 저는 덩치가 굉장히 좋았거든요. 교수님이 ‘너는 악기는 큰데 소리는 모기만한 소리가 난다. 너는 성악하지 말고 다른 거 해라’고 많이 혼냈어요. 그런데도 저희가 학교에서 채플 시간에 듀엣을 하면 그게 좋아보이셨는지 기획사에 추천을 해주셨어요. 이 때가 1991년이었어요.
 
송문정: 데뷔한 지는 오래됐어요. 학생 때부터 했으니까요. 음악을 하고 싶었던 계기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자연스레 접해서였어요. 부모님께서도 그것을 원하셨어요. 저도 다른 길은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레 음악 인생을 꿈꾸게 됐어요. 저도 현진 씨를 만나면서 구체적으로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거 같아요.
 
권순형: 노래는 안하는 줄 알았는데, 노래도 하셨군요(웃음). 저는 키보드 연주하는 것만 봤지 노래하는 건 못 봤거든요.
 
조수아: 매력적인 알토예요.
 
김형미: 저는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한국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공부했다가 선배들의 권유로 복음성가 경연대회를 나갔어요. 그러면서 최인혁 다솔기획 실장님을 만나게 됐지요. 그 후 남편을 만나고 음악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하러 가게 됐죠. 그때는 사역을 다 내려 놓고, 순전히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서 갔는데 그곳에서 윤시내라는 작곡가와 드리밍 버터 플라이라는 팀을 만든 거죠.
 
- 윤시내라면 ‘열애’(처음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인줄 알았는데로 시작하는 가요)를 부른?
 
김형미: 아뇨. 그 윤시내가 아니구요(웃음).
 
- 제 세대가 그렇습니다.
 
송문정: 저희도 그 세대예요.
 
김형미: 윤시내라고 버클리 음대 선배예요. 선배와 팀을 결성하며 1집 앨범을 내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사역을 시작하게 됐지요. 그 때가 2005년이었어요.
 
조수아: 저도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 그러네요.
 
권순형: 다 그러네요. 신기하게.    
 

▲ 조수아     © 조수아


조수아: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는 계속했어요. 합창, 중창, 독창. 고향이 목포인데, 그곳에서 노래 좀 한다고 했죠. 그러다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는데, 성악, 클래식 음악의 불편함과, 이렇게 말하면 성악하는 분들이 불쾌하실 수 있겠지만, 제 안에는 클래식 음악가들의 계보가 중요시 여겨지는 그런 게 느껴졌어요.
 
성악가는 내 길이 아니라 생각해서, 작곡과로 전과하고, 음악 이론만 공부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학교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그 팀과 외부 찬양사역자들과 만나서 CBS에서 주관하는 찬양대회에 나가서 금상을 받았어요.
 
그때까지도 찬양사역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다솔 기획에 우연히 놀러갔다가 언니들 활동하는 거 보는데 그곳에 계신 다솔기획 차장님 눈에 띄었어요. 찬양사역해보지 않겠냐고 물었어요. 제가 찬양대회 금상 수상자 출신이고 팀도 있다고 하니 데모 테이프를 들고 오라고 해서 그렇게 만나게 됐어요. 그분의 권유로 ‘마르지 않는 샘’ 팀들이 음반을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해서 1997년 데뷔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메리 재인=즐거운 재주꾼=순이 아줌마?
 
- 데뷔하고 활동을 중단한 후 거의 10여년 만에 메리 재인을 2012년 7월 결성하고 4년 정도 돼 가네요. 그룹 이름처럼 즐거우신지, 결성 후 후회하신 적은 없나요? ‘메리 재인’이란 이름은 즐거운 재주꾼으로 알았는데 표현을 한국식으로 하면 ‘순이 아줌마’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결성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조수아: 결성도 자연스럽게 됐어요. 2012년에 세 명이 만나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눴어요. 그때 우리는 육아에도 지쳐 있을 때였어요. 생활도 힘들어졌구요. 서로 어려운 얘기를 나누다가 ‘우리가 힘을 합쳐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처음엔 장난스레 옷 장사를 같이 해볼까. 반찬 가게를 함께 해볼까. 그런 얘기까지 했었어요.
 
그러다가 어차피 우리가 할 줄 아는 게 음악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었고요. 이것조차도 감사한 일이 아닌가. 음악을 할 줄 아니 그것을 하자고 의기투합했지요.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필요들이 생각나더군요.
 
그때 형미가 생각났어요. 형미 남편은 녹음실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인거죠(웃음). 그래서 전화를 했어요. 형미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 그때 형미가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어요. 이 친구가 미국에선 재즈를 공부했지만 드리밍버터플라이 자체가 CCM 팀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가 한국에 기반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같이 가면 좋겠다고 했어요. 농담으로 ‘같이 하면 언니가 나를 업어줄 거야?’ ‘그래 우리가 업어줄 게’ 이러면서 같이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서로 얘기를 하다보니 너무 공통점이 많은 거예요. 모두 다솔기획 안의 여자 가수들이었어요. 그 기획사에 여자 가수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다솔 출신에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었고, 남편들도 음악을 하고. 딸들도 모두 동갑이고. 우리가 할 이야기들이 참 많은 거예요. 그리고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같이 있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어요.
 
형미 씨는 녹음실 등 외부적인 것들을 했고 문정 언니는 편곡을, 현진 언니는 노래로 도우면서 우리의 신앙적 멘토 역할도 하고 말이지요. 저는 실무적인 일을 맡으면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된 거예요. 저희는 이번에 호주 투어가 정말 기대되고 있습니다.
 
신현진: 호주에 가는 것도 그렇지만 네 명의 멤버가 11박 12일을 같이 한다는 그것 자체에 많이 흥분하고 있어요.
 
- 아이들은 같이 안가나요?
 

▲ 이화여대 ECC 라운지에서 본지 한국 주재 정윤석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메리 재인'     © 크리스찬리뷰


송문정: 같이 안 가지요.
 
- 정말 기대가 되겠습니다. 다시 오기 힘든 기회겠어요.
 
신현진: 우리 네 명이 모두 형미가 들어오고 조수아 씨에게 성경공부라도 할까? 이런 저런 제안을 하다가, 앨범 만들자, 뭐를 만들까, 그러다가 찬송가로 가닥이 잡혀 가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다가 제게 잊혀지지 않는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그쯤에 나에게 큰 충격이 있던 사건이었죠. 그때 나주 초등생 유괴 사건이 있었어요. 고향이라서 그런지 아이를 낳고 나서의 사건이어서인지, 그 사건은 가슴이 아리고 충격이 너무 컸어요.
 
‘대화하다가 내가 지금 너무 힘들다,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악한가, 우리가 노래하는 것,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고 한 건데, 그것을 10년 이상 해왔는데 변한 건 없고, 더 악해졌다. 힘 빠지고 두렵다’고 했어요. 문자로 보냈던 거 같아요.
 
한참 지나서 조수아 씨가 답변을 보냈어요. 딱 던진 말이 ‘그러니까 우리가 더 해야지요.’라는 거였어요. 그래, 세상이 알아주지 않고 변하지 않더라도 우리 안의 외침이 이런 사건들로 인해서 가라 앉으면 안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냈어요.
 
예전부터 찬송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멤버들도 같은 마음이었구요. 아마 CCM 가수라면 그런 마음이 있을 거예요. 오랜 세월 동안 신앙인들에게 불렸던 찬양이 나의 얕은 신앙으로 부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 송문정     © 송문정


송문정: 내공이 있어야 되거든요.
 
신현진: 그런데 그때쯤에는 용기가 나더군요. 우리 네 명이 한다면 용기를 낼 만하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찬송가를 부르며 세상을 바꿀 수만 있다면 우리의 작은 외침이라도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워낙 멤버들 마음 밭이 좋고, 헌신하는 크리스찬들이에요. 불평•불만을 서로 가질 시간도 없었을 뿐 아니라 서로를 배려해주고, 음악하는 사람들이 개성이 강한 편인데, CCM을 해서인지 많이 배려했어요. 
 
송문정: 그런데 저희가 녹음할 때 많이 힘들었어요. 다들 솔로로 활동하던 사람들이라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게 쉽지 않았어요.
 
신현진: 그런 작업들이 저는 놀이처럼 즐거웠어요.  남편이 노래를 하기 때문에 앨범을 준비하다 보면 남편도 보는 시각이 비슷해요. 그런데 남편이 볼 때 준비 과정 중에 참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쟤는 뭐가 그렇게 재밌고 즐거울까’ 그랬었나봐요. 그때 그 시점에서 하나님이 내 아버지인데, 그러면 제 딸이 일하면서 즐겁고 행복하면 그것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거든요. 하나님께서도 앨범 내려고 이것저것 준비하며 하는 활동 기뻐하지 않으셨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즐거워하니 남편도 더 이해하고, 더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줬어요.
 
조수아: 우리가 녹음 작업만 2년 걸렸어요. 그렇게 한꺼번에 못하니까. 작업만 그렇게 했구요. 실질적 앨범이 나온 것은 작년 5월에 나왔어요.
 
권순형: 반응은 어땠어요?
 
조수아: 반응이 없어요!(웃음). 그런데 저희 뿐만 아니예요.
 
신현진: 그런데 저희가 오랜 동안 활동했던 세 팀이 모였다는 것 자체로 많은 분들이 잘 한 일이라고 응원해 주세요.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모델이 된다며 방송 등에서도 저희 역량 이상으로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조수아: 주변에서 메리 ‘재인 공연’ 언제 하느냐고 문의를 하세요. 기획사 운영하는 친구들도 메리 ‘재인 공연’하면 도와 주겠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아직 우리 안에 내용 정리가 덜 됐다, 이번에 우리가 호주에 다녀오면 2주 정도 붙어 있으면서 실제적인 공연에 대한 그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 오겠다고 했어요.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단독 콘서트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또래 친구들이 우리들이 뭉쳐서 하는 것을 보면서 도전을 받고 유부녀 사역자들이 다시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남편들의 반응은?
 
- 남편들이 많이 도와주시나요?
 

▲ 김형미     © 김형미


김형미: 같이 음악을 하니까, 음악하는 일에 완벽하게 도움을 주고 있어요. 살림은 친정 부모께서 많이 도와 주고 계세요. 오랜 동안 미국에 있다가 와서 아직은 즐겁게 도와 주시지만 늘 죄송한 마음이에요.
 
- 김형미 씨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신다구요?
 
김형미: 백석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있어요.
 
송문정: 제 남편은 CCM계에서 최초로 록 음악(Rock music)을 했던 ‘얼터’라는 팀에서 베이스 연주를 하고 저의 활동을 많이 지지해 주고 있어요.
 
조수아: 저희 연습할 때마다 음향 세팅 다 해주세요. 제일 열심히 지원해 주시는 남편이에요.
 
신현진: 저는 남성듀엣인 ‘사랑 이야기’의 김재중 씨가 남편이에요.
 
권순형: 다들 남편들이 음악을 하네요. 한 사람만 이단(?)이고. 그래도 조수아 씨 음악 들으면 한국가락이 들어가잖아요.
 
조수아: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고향이 목포이다 보니 유달산 가면 판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합창단할 때 선생님이 꼭 국악곡을 하나씩 넣었어요. 제가 장구를 맡았거든요. 그래서 국악에 대한 반감은 없었어요. 반갑고 해보고 싶은 장르가 국악이었어요.
 
그런데 예수전도단, 거룩한 앨범 10집이 나왔는데 이것이 국악앨범이었어요. 그 앨범에 남편이 참여해 중간에 판소리 랩을 했어요. 그 랩을 결혼 전에 처음 들었을 때 ‘이 할아버지 누구야?’라고 생각했어요. 앨범이 재밌어서 정말 마르고 닳도록 들었어요. 류형선 선생님이란 분이 전화가 왔어요. 본인이 '조율'이란 음반을 만드는데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요.
 
모토가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음악을 조율하는 앨범이었지요. 그래서 그 앨범에는 씨씨엠도 있고, 국악도 있고, 가요도 있고, 여러 장르가 총 망라됐어요. 저는 씨씨엠 파트로 부름을 받은 거죠. 그래서 조율에 참여하고 공연하기 위해 정동극장에 갔어요.
 
그날 판소리에 참여했던 분도 공연에 온 거에요. 와서 제 앞 순서인가, 했는데 MC가 물었어요. 이런 CCM 관련 활동을 한 적 있느냐고. 그래서 자기가 앨범에서 판소리로 랩을 한 적이 있다는 거였어요. 사회자가 그 한 대목을 들려 달라고 했는데 그 순간에 제 눈과 귀가 돌아갔지요. 제가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앨범의 목소리의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아닌 젊은 남자였던 거예요.
 
그걸 계기로 친해지게 됐어요. 그리고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 국악인을 만나서 조수아의 음반마다 국악이 있다 그렇게 말씀하는데 그게 아니라 국악을 좋아하다 보니 국악인을 만나게 됐고, 남편 덕분에 제 앨범에 국악인이 더 나오게 된 거 같아요.
 

▲ 극동방송 공개방송에 출연하는 찬양하는 '메리 재인'     © 극동방송


음악(CCM)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
 
신현진: 저는 제 인생에서 ‘하나님’ 빼면 할 말이 없는 사람이에요. 저는 음악적으로 목소리가 곱다는 것 외에는 내세울 게 없는데 이렇게 오래 음악하는 것 자체가 복이에요.
 
권순형: 진짜 신현진 씨는 목소리가 작아요. 마이크 없으면 노래 못하는 거 아니예요?
 
신현진: 그래서 마이크 없는 곳에 가면 약간 주눅들어요.
 
- 혼자 부를 때와 그룹으로 할 때 어떤 차이가 있나요?
  김형미: 노래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무대에 섰을 때 메신저로서 하나님의 마음을 전달해야 하는 거라서 노래로만 승부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다보니 정말 삼겹줄처럼 생각하지 않았던 마음이 나오니 저희 안에 서로 큰 힘이 되고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 돼요.
 
멜로디로만이 아니라 하모니가 들어가니 더욱 풍성하고 노래만이 아니라 영적인 풍성함도 더해지는 느낌이에요.
 
조수아: 맛으로 표현한다면? 삼겹살!(웃음).
 
신현진: 큰 힘이 됩니다.
 
송문정: 처음에 녹음했을 때 소리가 너무 안 맞아서 걱정했어요. 정말 음반 낼 수 있을까? 그러나 지금은 제가 반주하면서 저 스스로 감동해서 입을 벌리고 놀랄 때도 있어요.
 
조수아: 세월이 그냥 가는 게 아닌 거 같아요. 벌써 4년이 지나며 하모니가 많이 좋아졌지요.
 

▲ 인터뷰를 마친 후 딸들과 함께 한 ‘메리 재인' 모두가 딸부자들이다.     © 크리스찬리뷰


- 가수들, 공연 후 허탈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CCM 가수로서 어떠신가요?
 
조수아: 아주 다르다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어떤 예배 인도자의 내한 공연에 참여를 했어요. 저는 첫 번째 놀란 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다들 영어로 노래를 한다는 거에 놀랐어요.
 
그리고 너무도 열정적인 것에도 놀랐어요. 그런데 저는 그 집회가 끝나고 허탈했어요. ‘이게 뭐지....’ 약간 표현이 안 어울리지만 약 먹고 난 다음의 몽롱함이랄까. 현실과 그 무대는 너무도 다른 거였어요.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솔로활동을 하면서 허탈함을 느낀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오히려 끝나고 섬겼던 분들과 은혜들을 나누면서 보내요. 때로는 ‘나는 잘하고 있나?’란 생각을 하곤 해요. 꼭 그럴 때마다 어디선가, 누군가 나타나 비슷한 얘기를 해줍니다. ‘조수아 씨 노래로 큰 힘을 얻었어요. 앞으로도 계속해 주세요.’ 어디선가 격려의 메시지 듣는다는 거예요.
 
올해 2월에 미국에 갔어요. 일정에 여유가 있었어요. 마지막 일정일 때 갑자기 예배 전에 두 곡을 불러달라고 교회에서 요청했어요. 공연이 끝난 후 어떤 성도가 달려 왔어요. 그녀가 내 팔을 붙들고 ‘미국에 온지 3개월 됐는데 교회에 처음 왔어요. 우울증 때문에 내가 죽으려 했는데 ‘또 하나의 열매’라는 노래를 듣고 살았어요. ‘날 구원하신 주 감사’라는 노래를 부르며 힘을 얻었어요.’라고 고백했어요. 그런데 내가 그날 부른 노래 두 곡이 딱 그 노래였어요. 그녀는 제게 ‘너무 감사해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어요. 제게 정말 큰 도전이었죠.
 
김형미: 무대에 선 후 허탈함보다는 하나님 은혜로 선다고 생각해요. 재즈를 공부했는데, 누군가 내 앨범을 듣고 전화를 했어요. 엔씨 소프트의 대표였어요. 그 대표님이 가곡을 재즈로 편곡한 제 앨범을 듣고 수소문해서 학교로 연락을 해온 거예요. 그 회사에 초청을 받아 공연도 했어요. 제 노래를 누군가 듣고 있구나. 앨범이 안 팔린다고 하는데 그러나 누군가 듣고 있는 거예요. 때로는 가본 적이 없는 나라 아프리카에서 메일로 저의 노래를 잘 듣고 있다는 감사 인사를 보내는 사람도 있어요. 하나님께서 앨범을 통해 일하고 계신다는 생각에 감사해요.
 
송문정: 저는 현장 무대에서보다 뒤에서 준비하는 사람이에요. 편곡, 연주 준비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끝나고 나면 허탈하긴 해요.
 
신현진: 우리는 인기를 먹고 사는 인기 가수가 아니라 노래에 버금가는 제대로 살아내야 하는 성도라는 것을 문득문득 느끼며 기도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기억하는 호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에요. 단기 어학 연수나 교육 때문에 가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어요. 그곳에 계신 교민 여러분들과 하나님을 신앙으로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기도하는 중에 교육을 목표로 그곳에 가신 분들에 대한 마음을 많이 주셨어요.
 
송문정: 날짜 카운팅하면서 호주 집회를 위해 미리 기도하고 있어요. 교민들을 위로하고 모두에게 회복의 시간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조수아: 호주에 참 많이 갔어요. 첫 해외 여행지가 호주였어요. 21살이었는데, 내가 이 나라를 언제 오겠냐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죠. 그런데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고, 크리스찬리뷰 창간 15주년 행사를 기념해 갔어요. 호주 다녀온 것이 해외 사역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들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돼 해외 사역에 더욱 열린 마음을 갖게 됐어요.
 
김형미: 호주가 처음이라 기대가 많이 돼요. 이민사회를 11년 동안 경험해봤어요. 미국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은근히 궁금하기도 하구요. 빨리 교민들을 만나고 싶어요. 몇년 전에 제가 그 자리에 있었거든요. 저희들 통해 하나님께서 분명히 하실 말씀이 있을 거예요. 교민들께서도 우리 팀을 기다리며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하나님께서 메리 재인을 통해 호주 교민에게 전하시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거예요. 그것을 통해 교감하며 보람되고 의미있는 시간 보내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정윤석
사진/권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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