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젠토

최성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5/30 [11:58]
오늘의 그리스는 관광과 해운업으로 먹고 산다. 올리버나 와인, 치즈나 요거트같은 식품을 생산하기도 하나 비중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한때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생산할 정도의 제조업 강국이었으나 이미 지나간 옛날 이야기이다. 학자들 중에는 그리스 경제의 몰락은 제조업이 사라진 때문이라고 파악하는 사람도 많다.
 
관광은 워낙 조상을 잘 둔 탓에 얻은 행운일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와 파르테논 신전과 소크라테스를 보러 그리스로 몰려 온다.
 
통계에 의하면 해마다 약 2천만 명이 와서 150억 유로를 뿌리고 간다고 한다. 구경온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먹고 자고 기념품과 선물을 쇼핑하니 관련된 운송업, 호텔업, 요식업, 쇼핑매장이 자연히 번창한다. 세계 경제가 죽을 쑤는 요즘도 이 정도라면 경제가 조금 더 나아지면 어떻게 될까. 더우기 인근의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의 정정불안이 계속된다면 그리스 관광산업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다. 
 
해운업은 그나마 그리스가 조상들 대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부분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1등을 유지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바다로 운송되는 세계 물동량의 25%를 그리스 해운사들이  쥐고 있다.
 
세계가 보유한 전체 유조선, 컨테이너선, 화물선의 17%가 그리스 국적 상선들이다. 막강한 그리스 선단이 5대양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요즘들어 그리스 해운사들이 거액을 투자하여 배들을 다시 사모으고 있다. 새로 건조된 선박들도 속속 그리스에 인도되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의 회복에 대한 확실한 신호라고 하니 두고 보기로 하자.  

그렇다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무얼로 먹고 살았을까?                            
  
우선 농업이다. 그러나 그때도 농업은 별로였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인데다 척박하기까지 하여 농사에는 적당치 않았다. 겨우 포도나 올리버를 재배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리스는 일찍부터 해외에 식민도시를 건설하였다. 식량확보를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 정책은 성공적이어서 한때는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와 터키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주변의 광대한 지역에 식민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다.
 
특히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 시라쿠사와 아그리젠토를 건설한 것은 성공적인 사업이었다. 시라쿠사는 사도바울이 로마로 압송되던 중 3일을 머문 곳으로 사도행전에도 나온다 (28장 12절).
 
특히 아그리젠토에서는 토지의 개간방식을 획기적으로 개발해 곡식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데 성공였다고 한다. 그 개간방식이 무엇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그리스는 곡식을 각처로 보내어 그리스 제국의 확장을 뒷받침하는 요긴한 재료로 사용했다. 그 때문인지 <아그리젠토>는 한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농업의 혁신을 뜻하는 상징어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다음은 제조업이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흙과 돌과 청동을 다루는데 능란했다. 흙으로 도기를 만들고 돌로 집을 짓고 청동으로 무기와 갑옷과 장신구를 만들었다. 그리스 갑옷은 지금보면 무슨 드럼통 같지만 당시로는 뛰어난 제품이었다. 여러 나라에 수출하였고 특히 로마는 그리스 갑옷을 받아들여 계속 다듬고 발전시켜 우리가 익숙히 아는 로마식 갑옷을 완성하였다.
 
다음은 무역이다. 본토에서 제작한 공산품이나 식민도시에서 생산한 곡물을 여러 도시로 가져가 팔고 그곳에서 값싼 원료를 수입하여 가공 후 되팔기를 통해 그리스는 풍요를 누렸다. 
 
무얼로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 농업에 주목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미래가 농업하기에 달렸으며 농업을 우습게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선진국 가운데 미국과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와 덴마크가 생명공학과 유전자공학, 나도기술과 첨단 IT 기술을 이미 농업과 접목시키고 있다. 부디 한국과 그리스도 <아그리젠토> 혁신에서 뒤처지지 않기를 빈다. 〠                                                                                      

최성은|시드니선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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