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즐거운 노래꾼~

메리재인, 메재에요!

글|조수아, 사진|권순형 | 입력 : 2016/06/27 [16:03]
메리재인의 호주 순회 공연 리포트

▲ 메리재인 호주 순회 초청 공연이 지난 6월 4일부터 12일까지 아들레이드,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등 4개 지역에서 열렸다. <열린문교회>     © 크리스찬리뷰

노래하는 재주꾼들 ‘메리재인’(송문정, 신현진, 조수아, 김형미)이 지난달 호주 순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 조수아 씨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보완하여 본지에 기고해 왔다.<편집자 주>

호주 아들레이드,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콘서트 일정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간 미뤄두었던 겨울 옷 정리와 가방 정리를 하고, 빨래를 돌리면서 그곳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벌써 아련해진 시간들...

감사드립니다
 
▲ 신현진     © 크리스찬리뷰
▲ 김형미     © 크리스찬리뷰
▲ 조수아     © 크리스찬리뷰
▲ 송문정     © 크리스찬리뷰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묘한 긴장감이 있는 일이죠.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떠났던 아줌마들(메리재인)의 12일간의 여행이 마치 꿈을 꾼 듯 지나갑니다.
 
무엇보다 아들레이드장로교회(담임목사 문광식)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와 시드니 열린문교회(담임목사 주정오)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양 교회에서 초청하고 경비를 지원해 주셔서 여러 명이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일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언제나 도움을 주시는 크리스찬리뷰사의 권순형 발행인께도 감사드리면서, 저희를 초대해 주셨던 시드니주안교회(담임목사 진기현), 시드니순복음교회(담임목사 김범석), 브리즈번순복음교회(담임목사 홍요셉), 골드코스트순복음교회(담임목사 김경식)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아들레이드장로교회 공연     © 크리스찬리뷰

매일 새롭고 신나는 일정들
 
저는 2010년 호주(캔버라, 아들레이드, 시드니, 멜번)를 방문하고 꼭 6년 ­­만에 아들레이드,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6년 전엔 5살이었던 딸아이와 함께 했던지라 무엇을 봤는지, 무엇을 했는지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 엄마들은 이해하시겠지만 딸 꽁무니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상에 지쳐있던 여자들끼리 함께 했던 여행이라 그랬는지 매일매일이 새롭고 신이 났더랍니다. 물론 멤버들 중에는 가족들과 눈물의 이별을 하고 오신 분도 계셨지만요.
 
▲ 교회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아들레이드)     © 크리스찬리뷰

들뜬 마음으로 한국을 떠나며 모두들 우리가 정말 떠나는지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밤새 비행기 안에서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했고, 시드니에 새벽에 도착해서도 실감할 수 없었습니다.
 
시드니 국제공항을 나와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조금씩 우리가 일상을 벗어났다는 느꼈습니다. 호주가 겨울이라 춥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겨울 옷 잔뜩 챙겨 짐가방은 무거웠지만 발걸음만은 가볍게 날아가는 듯 했습니다.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아들레이드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조금 지치긴했지만 아들레이드의 코끝 찡한 찬 공기와 깊은 롱블랙 커피 한 잔은 그간 피로를 깨워주었습니다. 

▲ 주일예배에서 특송하는 메리재인(아들레이드)     © 크리스찬리뷰

아들레이드 공연
 
아들레이드장로교회에서의 첫 공연은 저희 메리재인도 이미 짜여진 순서와 가사를 몽땅 까먹을 만큼 긴장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찔한 순간이 많았는데 성도들께서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해 주셔서 실수가 가리워지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도 몇 분 참석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들레이드 인근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분들 중에 가평에서 전사자가 많았던 것을 기념해서 이름 붙여진 다리 ‘가평브릿지’를 소개해 주신 것이 생각이 나네요,
여전히 한국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날을 기도합니다.
 
▲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들(아들레이드)     © 크리스찬리뷰

토요 공연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밤새 우리는 토론과 연습을 했습니다. 주일 예배 특송은 우리의 소리를 한없이 아름다운 울림으로 보듬아 준 예배당이 있었고, 밤새(?) 연습했던 ‘우리는 즐거운 노래꾼 메리재인, 메재에요’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이후 즐겁게 남은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흘러간 토요일, 주일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서야 멤버 중 누군가의 “아침밥을 안해도 되는걸 보니 내가 호주에 있는게 실감이 난다!” 는 말로 우리는 큰 소리로 웃으며 일정 중에 가장 여유로웠던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클리랜드 야생동물 공원에서의 시간은 참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내 손에 쥐어진 먹이를 먹으려 입을 가져다 댄 캥거루의 부드러운 입술,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내 손을 꽉 쥔 월너비의 발톱 때문에 난 작은 상처, 까슬까슬한 코알라의 엉덩이.
 
그리고  나오는 길에 농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길가 과일가게에서 구입한 사과를 바지에 쓱쓱 문질러 아삭아삭 먹었던 기억. 
 
▲ 청년들과 함께 한 메리재인 공연(아들레이드)     © 크리스찬리뷰

독일마을인 한도르프(Hahndorf)의 한 상점에서 우리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니하우~” 인사하고 뭔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해 수줍은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한국어 인사를 물어보던 주인장 할머니. 아름다운 동네 한도르프는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들을 뒤로 하고 시드니로 출발했습니다.
 
전날 시드니에 폭풍우가 몰아쳐서 도시 곳곳에 피해가 있었다는 소식에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우리가 도착한 날은 맑고 푸른 하늘이 우리를 마음껏 환영해 주는 듯 했습니다.(물론 도시 곳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보며 간접적으로 실감은 했습니다.)
 
▲ 시드니의 겨울 밤, 맨발의 조수아(오른쪽)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 공연
 
화요일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시드니에 머물게 되었는데 “비비드 시드니”라는 시즌으로 시드니의 밤은 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고 있는 호주를 찾아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비비드 시드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부득이한 일로 오페라 하우스 주변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걷게 되었는데 비록 발바닥은 좀 아팠지만 그 느낌과 바라본 오페라 하우스 주변 모습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열린문교회 오픈투우먼 오전 공연은 찬양과 토크쇼로 진행됐다.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에서는 세 곳의 교회에서 공연이 있었습니다.
 
열린문교회에서 있었던 오픈투우먼 엄마들 모임에서는 저희가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동지애라고나 할까! 할 이야기도 부를 노래들도 많았던 감사한 아침이었습니다.
 
저녁 전까지 시간이 있어서 맨리 해변에 잠시 머물렀었는데 멋진 호주 풍경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가족들에게 보냈던 현진 언니는 남편께서 얼굴이 폈다며 거기서 사는게 좋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저희들에게도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에 있었던 수요집회도 깊은 은혜가 있었습니다. 멤버 중 김형미 씨의 대학 동기들이 찾아와 주어서 형미 씨는 옛 생각의 감동으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코알라와 함께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주안교회 목요찬양은 젊음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유학생들, 워킹홀리데이로 온 청년들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일상이 고단하고 힘들겠지만 또 인생이라는 시간 중에 가장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으니 힘내라고 이야기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주안교회에서 모임을 마치고 메시지 한 통을 받았는데 오래 전 친구의 전도로 교회에 갔던 날 들었던 제 노래로 위로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이후 자발적으로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며 노래를 듣자마자 예전 생각에 많이 울었고, 또 감사했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 시드니주안교회 목요찬양 집회     © 크리스찬리뷰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노래를 하는 일이라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을 마주할 수 없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들려오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시 노래하는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1994년 대학동기들과 처음 방문했던 시드니순복음교회를 다시 방문하게 된 것도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제 평생 첫 해외 여행지 호주에서 처음 주일 예배를 드렸던 장소이기도 했었거든요. 
 
▲ 시드니순복음교회 금요철야 집회     © 크리스찬리뷰

이렇게 자주 방문하게 되리라고는 그때는 몰랐었는데 20여년 동안 종종 방문하면서 제 눈으로 호주 한인교회들의 변화하는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드니순복음교회 공연은 금요 철야에 진행이 되어서 잔잔한 은혜가 더한 것 같았습니다.
 
늦은 밤 숙소로 돌아와 짐정리를 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호주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공연을 위해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 비비드 시드니가 한창인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 크리스찬리뷰
▲ 골드코스트순복음교회 공연 중간에 메리재인의 특별한 댄스 공연.     © 크리스찬리뷰
▲ 호주 팬들에게 사인해 주는 메리재인 팀원들(브리즈번순복음교회)     © 크리스찬리뷰
▲ 호주 팬들에게 사인해 주는 메리재인 팀원들(골드코스트순복음교회)     © 크리스찬리뷰

국내선만 3번째 탑승!
 
우리끼리 걸그룹 스케줄이라며 웃음을 지었지만 체력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브리즈번도 2008년에 왔던터라 반가운 얼굴들이 꽤 많았습니다. 어린이였던 친구가 대학생이 되어서 PPT로 도움도 주고, 식사 초대해 주셨던 집사님께서 인사를 건네주시기도 하고(아니 그분이 호주에서 그 유명한 임다미 씨 어머니였다니... 두 번 놀랐습니다), 제 딸아이 안부를 물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마치 옛날 살던 동네에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즐겁게 공연을 잘 마치고 밤 늦게 곧장 골드코스트로 출발해야 하는 저희들에게 전해 주신 참기름 냄새 솔솔 나는 꼬마김밥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골드코스트 숙소에서 제가 제일 많이 먹었다네요.)
 
▲ 맨리 비치 뒷골목에서 포즈 취한 메리재인     © 크리스찬리뷰

해변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도시 골드코스트, 예전에 비해 가장 많은 변화가 느껴지는 도시였던 것 같습니다. 넓은 바다는 그간 열심히 달려온 우리를 향해 파도치는 듯 했고, 빗물에 젖어 단단해진 모래는 요즘 고민이 많은 제 두 발을 든든히 버텨주는 듯 했습니다.  

▲ 브리즈번순복음교회 공연     © 크리스찬리뷰

마지막 공연이라 모두들 화이팅을 외치고 올라갔고, 10여 일을 함께 하며 다져진 팀웍은 빛을 발했습니다.

두 번의 앵콜을 받고, 아쉬운 마음으로 무대를 내려오니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감사함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집회라는 표현보다 공연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저희들이 보여드린 댄스 때문이지요. 저희들은 좀 부끄러웠지만 여러분들이 즐거우셨다면 다음엔 좀더 업그레이드 된 댄스를 선보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글로 적다보니 잊지 못할 추억들이 정말 많이 생긴 여행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초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골드코스트순복음교회 공연 중 토크쇼하는 메리제인     © 크리스찬리뷰

이제 여름이라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후덥지근한 느낌이 한국에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했고, 수없이 울려대는 메시지 알림 소리도 내가 있던 자리에 돌아온 것을 알게 했습니다.
 
가족들과의 만남은 행복했지만 모두들 꿈을 꾼 듯 지나간 호주 여행이 못내 아쉽기만 했습니다.
 
끝으로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여행지에서는 뭐가 없어도, 좀 불편해도 그냥 잘 지내는 것 같은데 일상에 돌아와 짐정리를 하다보니 “그래, 이 정도 짐으로도 살았는데 지금 나는 너무 많은 걸 갖고 싶어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며칠 동안 호주 여행 때문에 그간 미루어 둔 겨울 옷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일상을 조금 더 비우고 나누는 하루를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내 빈 자리에 오롯이 주의 은혜가 담기길 바라면서요.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모두들 보고 싶습니다!
 
공연 때마다 외쳤던...
 
▲ 호주 공연을 모두 마친 후 골드코스트순복음교회 청년들과 함께     © 크리스찬리뷰

"우리는 즐거운 노래꾼 메리재인! 메재에요!!!"
즐겁게 노래하다가 또 만나뵙겠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조수아입니다.
평화가....〠

글/조수아|CCM 가수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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