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주가 내딛는 작고 큰 발걸음

제69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고창범/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7/25 [12:53]
▲ 웃음 속에 진행된 제69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시드니새생명교회
 
드넓은 하늘과 광활한 바다를 뒤로 한 키가 큰 겸손한 사람의 기도와 헌신이 큰 발걸음을 내딛은 현장을 나는 지난 2박 3일의 짧은 시간 속에서 보았다.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외국은 외국인지라 설레는 맘 속에서 잠을 설치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3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시드니 공항은 뜻하지 않게 추웠다. 다행히 내가 사는 뉴질랜드가 더 추웠기에 충격은 잠시 뿐... 도착 후, 수정교회의 헌신된 목자의 섬김으로 한식 식사로 속을 달래고 캠프장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오후 1시였다. 곧장 간단한 접수 절차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대양주에서 단독으로 하는 첫번째 컨퍼런스이니 미숙한 것이 보이면 쯧쯧하고 조금이라도 잘한 것이 있으면 오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칭찬해줄 것을 강요받았다.(지금도 유효하다)  그리고 실제 작고 큰 사건과 사고가 있기도 하였다.  하지만 섬김의 마음과 충성된 봉사, 특히나 주를 위한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하였다.
 
개회식에서 개회사는 대양주 이사로 섬기는 강승찬 목사가 순서를 맡았다. 
 
강 목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목회 사역의 실제적인 도움과 자극이 되기를 바라며 중요한 포석을 깔아 주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하고 “가정교회는 신약교회를 회복하는 운동이다. 가사원이 가진 원칙 하에 성경대로 성경적인 교회를 세워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간증이 있는 사역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3축과 4기둥을 중심으로 목양 전문가가 되고 목자들에게는 영적 멘토가 되도록 힘쓸 것”을 권면하고 “위기를 만날 때는 기본기에 충실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재정립하도록 하라. 대화를 통해서 소통의 기회를 많이 만들 것을 강조하고 그 일환으로 목회자들의 지역모임에 적극 참여할 것”을 전했다.
 
그리고 끝으로, “흐름을 잘 타야 함을 특별히 강조하며 지난 9년간의 가정교회 사역 속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가지게 되었음을 회고한 후, 원칙대로 하면 반드시 교회는 올바로 설 것이며 끝까지 가면  위기 관리 능력도 생길 것이니 담대하게 감당할 것”을 도전하였다. 
 
이렇게 69차 컨퍼런스는 60여 명과 함께 시작되었는데, 금번 컨퍼런스는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누가 뭐래도 먹고 자는 것 △전체적인 분위기 △컨퍼런스의 꽃인 사례발표 △3개의 삶 공부인 새로운 삶,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그리고 부부의 삶 △그룹별 오겹줄 기도회이다. 
 
먹고 살자!

식사는 전체적으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넉넉하고 풍족했다. 어디를 가도 먹을 간식거리와 마실 티와 커피가 버라이어티하게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뉴질랜드 일반 캠프장에선 결코 제공하지 않는 양질의 티와 커피와 종이컵 등 캠프장의 수준은 만족스러웠다.
 
아울러 사이드로 준비한 다과는 준비한 스탭들의 정성과 섬김이 그대로 전해진 듯하다. 그렇게 먹고 마시며 배가 풍만함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것은 아무도 살이 찐 사람은 없었다.(참고: 확인 불가) 생각건대 알찬 일정이 빡빡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된다.
 
웃고 살자!

하룻밤을 지내고 전체가 모인 시간에 진행자가 “지난밤 취침 때에 추워서 불편하셨던 분이 있느냐?”고 묻고는 손을 들라고 한다. 대략 다섯 명 이상을 카운트하다가 갑자기 말을 잇는다. 
 
"고생하셨어요. 이제 하룻 밤 밖에 안 남았으니 잘 참아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상당한 역발상적인 답변에 모임장소는 놀람 속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재치있는 진행자(김진수 목사)의 윗트로 컨퍼런스 일정은 화사하고 맑게 그리고 문안하게 진행되었다.
 
소망 중에 힘을 내자!

다섯 명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2014년 시드니새생명교회에서 목회자 세미나를 참여하고 2015년 한국 컨퍼런스를 참여서 귀한 도전과 자극을 받았다. 하지만 금번 대양주 컨퍼런스는 좀 더 실제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다소 동일한 풍토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사례 발표는 밀접하고 실제적이었다.

첫째 날 사례 발표
 
첫째 날, 첫 시작은 시드니새장교회의 박종호 목사께서 열었다. 약 13년이 된 교회의 후임 목사로 시작하여 3개 구역이었던 교회를 가정교회로 전환하였다. 후에 7개 목장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3년째에는 12개 목장까지 분가했다가 현재는 10개 목장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역의 고충이 여전히 있지만 끝까지 가자, 중도에 멈추지만 말고 아니 멈추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버티면서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결단으로 목회의 승부를 걸겠다고 하였다.
 
두 번째 발표자는 뉴질랜드 꿈의교회의 최광훈 목사께서 이어나갔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았던 사례발표인지라 조금은 남달랐다.
 
2008년 250여 명의 전통교회(당시 15년된 교회)에 5대 목사로 부임하여 이듬 해인 2009년 가정교회 세미나를 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동일한 해에 교회 리더십 9명과 함께 서울 열린문교회의 평신도 세미나에 참석하고 만장일치로 가정교회 전환을 기하였다.
 
초기 2년간은 성공적인듯 하더니 2012년 리더십들이 목자직을 내려놓으면서 어려움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급기야 2014년에는 교회 건축까지 마쳤지만 본인은 전통교회인가 가정교회인가 기로에서 가정교회를 선택함과 동시에 사임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임한 대가는 참으로 혹독했지만 다시 개척하여 한 영혼을 위한 열정 속에서 힘겹지만 꿈을 꾸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둘째 날 사례 발표

 
둘째 날 첫문은 시드니수정교회 송영민 목사가 열었다. 장인 어른의 갑작스런 일로 사모는 한국에 들어갔고 거기다 오빠의 아내가 소천하는 등 참으로 어수선한 정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출장 인생에서 목회에 전념하면서 행한 교회의 사례를 나누었다.
 
짝퉁 가정교회라는 소리를 먼저 들었던 교회인지라 많은 관심이 있었다. 작은 체구 속에 당당하고 확신있는, 그러나 겸손이 돋보이는 참 희귀한 인상의 성공담은 또 하나의 희망을 주는 듯하였다.
 
가정교회를 통해 나타났던 현상은 간증이 많아졌고 긍정적인 삶이 성도들에게 나타났으며 세례식이 증가했다고 하였다.
 
특히 본인이 체험한 가정교회 정착 포인트는 “성경적인 교회를 확신하고 영혼구원에 집중하는 것, 설득과 소통을 통한 가정교회 정신을 심어야 하며,  세 축이 균형있게 돌아가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추수를 위한 씨뿌림을 강조하는 말 속에서 그의 특별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 발표는 브리즈번소망교회 임민철 목사가 아주 편안한 가운데 문을 열었다. 그냥 보면 동네 점잖은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본인은 사례 발표자로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표류 목회에서 항해 목회로 사역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한 그의 고백은 발표 내내 소망이 넘쳐났다. 약 10년간의 실패한 듯한 시드니 목회 현장을 뒤로 하고 브리즈번에서 백지화된 교회에서 다시 시작한 가정교회는 힘차 보였다.
 
특히 “가정교회 힘들다고 내려놓으면 다른 목회의 대안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어서라도 갈 것을 각오하고 표류 목회의 경험자로 방향을 잃는 목회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도전하는 그의 눈빛은 소망으로 빛을 내었다.
 
셋째 날 사례 발표
 
마지막 발표는 시드니성서침례교회 김진수 목사가 은혜롭고 희망적인 분위기 가운데 마무리하였다. 34년 된 교회의 네 번째 후임으로 16년째 섬기고 있는 본인은 부임 후 6년 만에 탈진하였고 그러던 중 가정교회 사역을 만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가정교회에 일어나는 어려움을 극복한 실제적인 사례들은 지면상 모두 적지 못할 듯하다. 
 
김 목사는 “사역을 감당하며 보람과 기쁨은 첫째, 목회자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둘째, 교회가 한 마음이 되었다. 셋째, 목사교회에서 회중교회로 자리잡고 있다.  넷째, 교회 리더십이 개발되고 있다. 다섯째, 영혼구원하고 제자삼는 목적이 교회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2세들 사역에 희망이 보인다.”고 역설했다. 
 
 ‘가족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족’의 발표 제목처럼 행복한 목회를 감당하고 있는 모습은 세상의 평화를 모두 소유한 사람과 같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목회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는 "한 놈만 패라!"라는 단순 명료한 재치로 마무리 지었다.
  
삶이 생명이다!
 
▲새로운 삶: 필자는 새로운 삶을 수강하였다. 강사는 강승찬 목사(시드시새생명교회)가 강도 높게 강의를 해 주었다. 보다 자세하고 구체적인 것은 이수관 목사의 강의 CD를 참고할 것을 가이드하며, 강사께서 준비한 PPT자료와 함께 자세히 해 주었다.
 
특별히 견고한 진을 허무는 것에 강조점을 두고 강의가 진행됐다. 다만 전반부를 너무 자세히 다루다 보니 후반에 시간이 다소 부족해서 쫓기듯이 마치게 되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다. 역시 CD를 구입해서 듣고 해야할 듯하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나의 아내는 하경삶을 수강하였다. 강사는 이재철 목사(양주열린문교회). 키가 크고 마른 체구 속에서 잔잔한 영성이 풍겼던 그의 강의 또한 깊은 영성을 경험했다고 아내가 말해 주었다. 강의에 참석하지 못하여 어땠는지 물으니, 아주 좋았단다. 그런데 좋았다는 내용은 이것을 올리려는 지금에야 말을 해서 정리는 못하였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몇몇 분들의 담화를 들으니 강사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었다고 하였다. 본인의 영적 진단(?)으로는 강사의 탁월한 영성으로 작은 소리조차 잘 듣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작게 이야기한 듯 싶다. 그래서인지 수강자들은 강의를 위해 집중해야 했고 결국은 경청의 훈련과 함께 중독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 과정도 내가 직접 들어보아야 할 듯하다.
 
▲부부의 삶: 본 컨퍼런스 참석자의 반 이상이 참여하였고 김형수 목사(수원한길교회)의 강의로 메인 미팅룸에서 가졌다. 본 강의는 다른 강의들이 쉬는 시간에도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이 반은 계속하여 늦게까지 진행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이루어졌다. 지금도 궁금한 것은 언제 쉬었는지 긍휼한 마음까지 든다.
 
한번은 점심식사를 하고 밖을 보았는데 한쌍의 부부가 거센 바람과 추위(10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잔디 위를 걷고 있었다. 무슨 비밀 이야기하나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부의 삶 공부에서 준 숙제인 듯하였다. 왜냐하면 각종 모임이나 식사 그리고 이동 간에 숙제들이 있었음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나도 역시 나중에 저런 숙제를 해야하나? 생각하며 일에 부부의 삶을 수강할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이 교차했고 그래서 꼭 참여해야 할 것이란 결론도 내렸다. 

기도합시다!
 
오겹줄 기도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밤에 각 방별로 이루어졌다. 2시간이 빠른 시차 때문에 다소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기도의 능력을 알기에 끝까지 참여하였다. 
마지막 날에 각 그룹별의 대표자가 나와서 나눔을 가졌는데 인상적이었던 다섯 가지 나눔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자녀 4명 중 2명을 함께 대동한 사모는 순수와 열정이 그리고 웃음이 가득찬 가운데 진솔하고 희망차게 가졌던 기도회의 은혜를 나누었다. 어려운 개척교회 사역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감사를 내내 보여 주었다.
 
둘째, 본인은 베타(두 번째)라고 소개하며 행복한 목회를 위한 그루터기를 보는 시간이었으며 쫓겨나더라도 가정교회를 해야할 것이라고 결심하였다.
 
셋째, 모임을 가지며 각자가 가진 어려운 문제들을 듣고 동질감을 가졌다. 나누는 동안에 위로를, 때로는 해결점을 찾았다고 말하며 팝콘식 기도와 함께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고 하였다.
 
넷째, 용기를 배우는 모임이었다고 말하며 예수영접모임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사역 안에서 집중과 일사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란 자극과 결단들이 있었다고 하였다.
 
끝으로, 설득을 넘어 소통을 배웠다고 하며 공동체의 리더십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할 것이란 대안을 보았다고 한다. 특히 캠프장의 수압을 칭찬하며 찬물과 뜨거운 물이 있는데 우리 목회 현장도 차든지 뜨겁든지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라 도전하였다. 
 
꽃이 남기는 씨앗!
 
컨퍼런스의 꽃이 사례발표라면, 그 꽃이 남기는 씨앗은 도전이 아닐까 싶다. 본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2003년 한국에서의 첫걸음을 회상한 이재철 목사(양주열린문교회)께서 요한복음 10장40절~42절을 중심으로 마지막 도전을 주었다.
 
가정교회를 세우다 보면 두 가지 진통이 있다고 한다. 산고의 고통과 성장통이 그것이다. 산고의 고통을 경험한 엄마가 진짜 힘이 있다. 그리고 성장할 때 따르는 고통이 있을 것이니 그때마다 예수님께서 보이셨던 본을 따라 세례받으셨던 자리, 즉 시작한 자리로 가서 무릎을 꿇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씀의 권위 아래 주어진 그의 말에는 깊은 영성과 확신이 보였다.
 
끝으로, 도전할 때는 집중력이 필요하니 예수영접모임과 생명의 삶에 올인할 것과 10분 더 기도할 것을 권면하며 말씀을 마쳤다.
 

▲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에 참석한 목회자 부부들.     ©시드니새생명교회
 
마지막 남는 여운들...
 
금번 컨퍼런스를 마치며 여전히 남아있는 내 안에 여운이 있다. 그것은 가정교회를 통한 지역 목회자들간에 연합과 화합의 장이 보이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목회 현장은 공동체의 크기와 문제의 많고 적음을 떠나 힘겨운 상황들이 있기 마련임을 보았고 그 목회의 현장에서 동일한 길을 한 마음과 한 뜻으로 충성하는 섬김을 보아 도전이 되었다.
 
특히 '교회는 병원이다' 라는 말을 기초로 하여 교회에서 의사와 간호사로 충성한다는 각오가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셋째로, 가정교회를 하며 주님에게 미치지 않으면 목회 현장에서 영혼구원을 위한 집중과 헌신하는 일이 아닌 다른 일로 분주할 것이라는 말은 경험에서 나오는 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끝으로 '시험에 들더라도 공동체 안에서 넘어져라' 라는 말은 참으로 현장감있는 목회의 나눔이며 배움이었다. 이 모든 시간들 속에서 나는 보았다.
 
"대단한 양질의 주역들이 큰 발걸음을 내딛는 시작을!" 〠

고창범|뉴질랜드 선한이웃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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