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브론병원 사진전 개최하는 사진작가 권순형

HEART TO HEART: Australia-Korea-Cambodia

글|김명동, 사진|권순형 | 입력 : 2017/01/31 [10:29]
▲   크리스찬리뷰 2월호/2017 표지  © 크리스찬리뷰

사진을 통해 본 헌신과 사랑, 희망 찾기의 기록들

사진작가 권순형(66) 본지 발행인이 오는 2월 8일부터 4월 7일까지 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안신영)에서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 호주-한국-캄보디아’ 사진전을 개최한다. 
 
‘사진을 통해 본 사랑과 헌신’이라는 부제의 사진전에서는 한국인들이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병원에서 펼치는 의료 활동모습을 담은 칼라사진 26,000여 장 중에서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36점과 19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어지는 호주선교사와 의료인들이 한국에서 인도주의적 활동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 17점 등 총 53점이 전시된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이며 시드니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순형 작가는 한국 파송 호주 선교사들이 남긴 희귀 사진들을 후손으로부터 입수해 호주와 한국에서 사진전을 열기도 했으며, 2015년 2월부터 7차례에 걸쳐 캄보디아에 있는 헤브론병원을 방문해 감동의 현장을 촬영했다.
 
16일 열리는 전시 개막식에는 호주 선교사이자 의사로서 31년간 부산 일신기독병원에서 헌신한 바바라 마틴 선교사가 당시의 경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녀는 호주 선교사 중 살아있는 증인이다.

▲ 호주 장로교회 선교부 진주지부 전경 / 아래 사진 4장은 배돈병원 의료진과 진료 장면.     © 크리스찬리뷰
 
권 작가는 호주 순회전도 계획하고 있으며 오는 3월 12-20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1실에서 ‘헤브론병원 24시’라는 주제로 의료 다큐멘터리 사진전을 열고, 이후 1년여에 걸쳐 대학, 병원, 교회, 기관 등에서 전국 순회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진전의 도록은 영어로 동시 번역되어 눈길을 끈다. 이 도록은 169쪽 분량으로 130개 작품 사진이 실렸으며 안신영 한국문화원 원장과 헤브론병원 김우정 선교사의 축사, 스티브 러슬 혼스비 샤이어 시장과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양재현 이사장, 상도교회 최승일 목사의 추천의 글, 그리고 권순형 작가의 서문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번 사진전은 헤브론병원 일상을 기록한 사진과글들을 엮어 ‘헤브론병원 24시’를 출간하고 권 작가의 뜻에 따라 수익금을 헤브론병원에 전달될 예정이어서 그 의미를 더한다.

▲ 진찰표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몰려든 환자들(캄보디아 헤브론병원)     © 크리스찬리뷰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깊은 울림과 눈물
 
2014년 개최된 ‘한국 근·현대 사진전’(Korea: Then and Now)은 120여 년 전부터 호주 선교사들이 촬영한 한국의 모습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는 호평을 받았고, 호주와 한국의 우호증진과 문화교류의 장을 여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하트 투 하트’에 전시되는 사진은 그 중 호주 의료선교사들에게 초점을 맞춰 선정했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파송된 126명의 선교사 중 34명이 의료선교사였다. 이들 중 진주지방에  배돈병원과 진주교회를 세운 휴 커를 선교사는 한국에 처음 파송되었던 의료선교사였고, 이들 부부는 진주지방에 첫 발을 디딘 서양인이었다.

▲ 농촌 순회진료하는 일신기독병원장 헬렌 맥켄지 선교사     © 크리스찬리뷰
 
한국 한센인의 친구(Friend of Korean Lepers)로 불리는 제임스 노블 맥켄지 선교사는 부산에 상애원을 세우고 29년간 한센인을 위해 헌신했다. 맥켄지 선교사는 네 딸을 두었는데 모두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첫째 딸 헬렌은 의사, 세 딸은 간호사였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첫째 딸 헬렌(한국명 매혜란)과 캐서린 (매혜영) 자매는 1952년 9월, 한국전쟁 중 자신들이 태어난 부산에 일신부인병원을 세우고 6.25전후로 의료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의사와 간호사로서 가난한 임산부와 어린이들을 20년간 보살피다가 1972년 한국인에게 원장 자리를 물려주고 호주로 귀국했다.
 
이후 일신부인병원은 국내 굴지의 산부인과로 자리 잡았다. 1982년 11월 일신기독병원으로 개명하고 현재 화명일신기독병원, 맥켄지화명일신기독병원 등 3개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으며 정관일신기독병원, 미얀마 Works Woman병원을 준비 중에 있다.

▲ 제임스 노블 맥켄지 선교사 가정 (1931)     © 크리스찬리뷰
 
그다음 그의 발자국이 찍힌 곳이 캄보디아 헤브론병원이다. 눈물이 많은 곳이다. 그의 작품엔 환자와 가족들의 애환, 역사에 기록되지도 않은 이름 없는 이들의 헌신과 사랑을 묵묵히 포착해낸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찍은 사람의 심정,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사진에 붙어있는 글과 함께 울림이 길게 느껴진다. 사진 볼 때 가슴 속에서 뭔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결국 눈물이 흐른다.
 
전시 사진은 헤브론병원 ‘깊은 밤’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른 아침’ ‘새벽을 여는 환자들’ ‘큐티로 시작하는 헤브론병원 의료진들’, ‘회진’ ‘진찰을 기다리는 환자들’ ‘긴장감이 흐르는 ‘수술실’ ‘툭툭이를  타고 온 환자와 가족들’. 하지만 수술을 마친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승려를 축복하는 콩픈 전도사’의 얼굴은 비장함이 엿보인다.
 
오지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의 또랑또랑한 눈망울. 맨발로 달려와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아이들, 모두가 서정시이다. 여기에 커피 선교사가 흥미를 더해준다.
 
“이 사진전은 그 정직한 절망에서 길어 올린 희망 찾기의 몸부림이자 보고서입니다. 지금 캄보디아인에게는 희망이 필요합니다.”

▲ 일신부인병원 개원 당시의 모습과 호주 선교사 의료진들. 그리고 부산에 위치한 일신기독병원의 현재 모습들.     © 크리스찬리뷰
 
권 작가에게는 여전히 아픈 삶의 모습들이 눈에 밟히는 모양이다. 그는 사진을 통해 “캄보디아인의 아픔이 우리 가운데 선한 마음으로 전해질 것을 굳게 믿는다”며 “함께 연대하여 작은 섬김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권 작가는 그가 응시했던 ‘헤브론병원’을 호명해, 지금 우리 앞에 붙들어 놓고 있다. 헤브론병원의 일상의 풍경은 처음에는 낯설게 다가오지만 곧 친숙한 어떤 것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우리 가슴 안의 무언가를 탁, 건드리며 ‘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진정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저마다 가슴깊이 품고서 말할 수 없었던 근원적 열망이 터져 나온다. 아니, 근원적 소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에게는 서로를 짓밟고 올라가 서로를 아프게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보듬으며 걸어갈 수 있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는 것을 ‘울컥’ 일깨워 준다.
 
사진은 역시 강하다. 그러기에 권 작가는 ‘사진은 소통’이라고 했다.

▲ (왼쪽) 호주 최초로 한국 의료 선교사로 파송된 휴 커를 선교사 가정 (1905). (오른쪽 위) 1913년 개원한 진주 배돈병원 전경. (아래) 호주 장로교회 선교부 진주지부 전경 / 아래 사진 4장은 배돈병원 의료진과 진료 장면.     © 크리스찬리뷰
 
하나님이 나를 그곳으로 보냈다
 
어느새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권순형 작가의 사랑은 호주가 아닌, 국경을 넘어 세계로 향해 있었다. 작가가 처음 캄보디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4년 9월이다.
  
“시드니에서 캄보디아 헤브론병원의 김우정, 이철 선교사 두 분과의 만남이 이어져 그동안 헤브론병원을 7차례나 다녀왔습니다. 그 분들과의 첫 만남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120여 년 전 호주 선교사들이 한국선교를 했던 부산, 경남지방의 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취재하면서 느꼈던 감동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헤브론병원에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면서 사진을 통해 감동의 현장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 심장수술     © 크리스찬리뷰
 
권 작가는 “한·호 선교 100주년(1989년)을 취재하면서부터 호주 선교사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뜻있는 일이라 여겨져 곧바로 시드니, 멜본, 브리즈번 등지의 초창기 선교사들의 후손들과 은퇴 선교사들의 소식을 찾아다니게 되었는데, 이 일에 당시 호주 유학 중이던 고신대 이상규 교수가 힘이 되어 주었다.”고 말했다.
 
자료가 수집되면 이 교수가 ‘호주 선교사 이야기’를 크리스찬리뷰‘에 기고해 10년 동안 1백 회를 연재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호주 선교사들의 헌신과 사역이 정리되어 갔다. 그 후 시드니와 멜본 등 호주 전역에 흩어져 사는 한국 파송 선교사와 후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수 천 컷의 사진과 자료들을 모았고, 수 없이 선교 현장을 다녔다. 그렇게 모아진 사진과 글들을 엮어 ‘호주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열매’를 출간하고, 한국 근·현대의 모습을 순회 전시하게 됐다. 이번 사진 전시회에 그 중 17작품을 선정한 것이다. 물론 처음 발표하는 사진들도 있다. 
 
▲ 한국에 파송되었던 호주 의료 선교사들     © 크리스찬리뷰
 
“저는 27년 동안 크리스찬리뷰를 발행해 오면서 가장 보람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 한·호 선교 역사를 글과 사진으로 체계있게 정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해, 권 작가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날아갔다. 그는 “내가 그곳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불려갔다. 하나님이 정말 중요한 현장으로 나를 데려갔다”고 고백했다.
 
그에게 행복은 보람과 감동이다. 행복은 노화를 역행한다. 환한 빛이 나고 아름다워진다. 아무리 획기적인 미용 수술로도 행복한 사람의 표정을 만들 수는 없다. 감동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호주선교사가 120여 년 전에 우리가 못살 때 한국으로 가서 교육사업과 문맹퇴치사업도 했고 병원을 지어 죽어가는 사람 살리기도 했고 교회를 개척하여 복음도 전파하고 그래서 그 후 한국이 발전하고 살만하니까 우리가 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다른 나라를 섬기는데 그 중에 하나가 캄보디아다. 저는 그런 걸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눈물이 흐르는 헤브론병원 안에서 생활하며 24시간 동안 카메라로 현장을 기록했다.

▲ 1952년 9월 호주 선교부에 의해개원한 일신부인병원 초창기 모습. 수술 장면과 입원 환자를 돌보는 호주 선교사들.     © 크리스찬리뷰
 
“매일 새벽 2시 이전부터 진찰을 받기 위해 2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 선교사들의 헌신과 사랑의 손길, 허리가 끊어지도록 아팠지만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희망의 카메라를 들고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만큼 전시되는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단편소설 한 편 분량만큼의 사연이 담겨있습니다.”
 
작가는 떨리는 심장을 껴안고 현장을 찍었다. 죽어가는 아이를 껴안고 수술하는 의료진들과 함께, 지구에서 가장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곁에서 울고 웃었다.
 
그는 “제 가슴을 울리지 않으면 카메라를 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때였을 것이다. 사람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그 답이 ‘생명과 희망’ ‘헌신과 사랑’이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2만 6천여 장이 넘는다. 수많은 사진들 중, 아무런 의미 없이 찍은 사진은 단 한 컷도 없다. 그는 전시를 앞두고 수많은 사진을 보고 또 봤다. 그가 촬영한 사진들 중에는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것도 많았다. 어떤 기준으로 사진을 골랐을까.

▲ 싸람마을 남자 아이들     © 크리스찬리뷰
 
“찍는 것도 좋지만 고르는 것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어떤 때 보면 좋은 것 같고 어떤 때 보면 형편없는 것 같고, 그래서 시간대별로 분류도 해보고 인물은 인물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병원 진료 등 그런 분야별로 세분해서 7차례나 나눴습니다. 그리고 계속 심사를 해서 최종적으로 130점을 골랐죠. 한국에서 전시할 사진으로 65점을 생각했어요. 그 배수를 도록에 넣은 겁니다. 
 
그렇게  고르는 작업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는데 갈등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이게 제대로 된 작품인가, 그러면서 하다가 보니까 인물에 맞춰지더라고요. 어차피 사람 중심이니까 인물에 맞췄고 환자들 마을 사역 갔을 때도 사람 중심으로 했습니다.
 
또 헤브론병원이 심장병이 포인트인 것 같아서 심장병에다 포커스를 맞췄지요. 심장수술을 받고 살아난 어린이 쓰레이 빗 같은 경우는 수술하고 나와서부터 건강하게 학교생활하고 자전거 타고 지내는 것까지 시리즈로 만들었습니다.”

▲ 헤브론병원의 새벽을 여는 환자들-1     © 크리스찬리뷰
 
▲ 헤브론병원의 새벽을 여는 환자들-2     © 크리스찬리뷰

특히 표지에 실린 작품이 눈길을 끈다.
 
“심장병 수술을 앞둔 어린이 손입니다. 수술을 앞두고 오지에 사는 어린이 가정(무슬림)을 방문했을 때 김우정 원장이 수술 받을 아이 손을 잡은 장면을 찍은 것인데 도록과 단행본에 같은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장면인데 촬영법이 다릅니다. 단행본은 전체에 포인트를 줬고 도록에는 손끝에 포인트를 줬습니다. 사실 표지도 갈등이 많았죠.”
 
권 작가는 인류의 가장 가슴 아픈 지점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카메라였습니다. 그들은 무슨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저를 믿고 포즈를 잡아주기도 하면서 사진을 찍게 해줄 정도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들의 상황을 외부에 알려달라는 절박하고도 조용한 외침일 겁니다.”

▲ 부상당한 부부     © 크리스찬리뷰
 
헤브론병원은 ‘한 줌 희망의 씨앗’
 
헤브론병원은 2007년 9월 6일 김우정 선교사(원장, 소아과 전문의)를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이철(부원장) 선교사, 치과전문의 최정규 선교사 등 캄보디아에서 사역해 온 의료 선교사들이 연합해 무료병원으로 세웠다.
 
각기 다른 곳에서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이 힘을 합쳐 결실을 맺은 것은 캄보디아는 물론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사례다.
 
처음에는 클리닉으로 출발해 환자를 돌보았다. 그러다가 2010년 9월, 대지 2천 평 총건평 1천3백여 평의 3층 건물을 신축해 진료를 시작했다.
 
헤브론병원은 연 5만여 명의 캄보디아인을 진료하고 있다. 한국으로 보내 수술한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도 100명을 넘어섰다. 2014년 8월에는 심장센터를 개설해 지금까지 100여 명 이상을 수술했다. 총 200여 명에 이르는 숫자다.
 
헤브론병원은 ‘사람을 길러 세우는 것’에 맞춰져 있다. 2015년 5월에는 간호대학을 설립했다. 앞으로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현지 의료인 리더를 양육하고 암센터 등 특성화병원을 설립한 후 현지인들에게 병원을 이양할 계획이다. 차후 라오스와 미얀마까지 헤브론선교병원의 확대를 꿈꾸고 있다.

▲ 아가야, 조금만 참아라     © 크리스찬리뷰
▲ 밤잠 못 이루는 엄마     © 크리스찬리뷰
 
사진선교의 장을 열겠습니다
 
권순형 작가는 1968년 17세 때 첫 출품한 사진이 대상과 입선에 당선된 것이 계기가 되어 반세기 동안 손에서 카메라가 떠나지 않았다. 공군 사진병을 거쳐 한국사진작가협회에 입회했고, 1986년 여름휴가 때 시드니로 휴가를 왔다가 매료돼 5주 동안 촬영한 작품으로 ‘호주 시드니 풍물사진전’을 주한호주대사관 후원으로 서울에서 가졌다. 그런 후 이듬해 호주로 가서 작품 활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며 사업을 접고 가족과 함께 훌쩍 호주로 왔다.
 
크리스찬타임즈 호주지사장을 역임한 그는 1990년 1월 크리스찬리뷰 잡지를 창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사진작가의 꿈을 안고 호주에 왔지만 이제까지 내세울만한 작품을 한 점도 만들어 내지 못한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30대 후반에 시작한 문서선교로 27년간 젊음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노인 연금을 받는 노년기에 들어섰습니다. 
 
▲ 남자 환자들     © 크리스찬리뷰
▲ 여자 환자들     © 크리스찬리뷰

저는 젊은 시절 호주이민을 결심하며 꿈꾸었던 사진작가의 꿈을 이제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헤브론병원 24시’를 첫 번째 작품전으로 열고 앞으로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 특히 해맑은 어린이들의 눈동자를 카메라에 담는 작품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 나는 대로 새벽부터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선교의 장’을 열고자 합니다. 이제는 문서선교에서 사진선교로 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이며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모녀     © 크리스찬리뷰
 
권 작가는 헤브론병원 3층에 방을 하나 얻어 모든 촬영 장비를 옮겨놓았다. 오는 5월에 나가면 모니터와 프린터도 준비할 것이다. 그는 “사진하는 사람, 원하는 사람은 시간 날 때마다 가서 함께 사진선교의 장을 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는 9월 6월이 헤브론병원 개원 10주년입니다. 그 날 개원기념으로 호주에서 전시했던 작품들을 가지고 그곳에 가서 전시회를 하고 사진들을 모두 기증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에 맞춰 이곳에서 후원하는 사람들, 관심 있는 분들을 모집해서 단기팀을 만들어 방문하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 이들을 헌신과 사랑으로 섬기는 사람들을 보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찾아서 따뜻한 포옹 한 번 해줘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 권순형.
 
글을 쓸 때나 사진을 찍을 때나 사람을 만나 대접을 할 때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그의 카메라는 앞으로도 수많은 ‘역사’와 ‘희망’을 쓰기 위해 그와 함께 할 것이다.

▲ 심장수술 받고 기적적으로 건강찾은 쓰레이 빗.     © 크리스찬리뷰
 
에필로그
 
권순형 작가와 함께 지새운 밤들이 스쳐 지나간다. 사진 한 장 한 장 심장의 떨림으로 촬영한 헤브론병원의 의료진들과 환자들, 가난한 나라 민초들. 기자는 사진을 눈이 아프게 들여다보면서 아니 사진을 읽으면서 권순형 작가가 세상에 전하려는 시대정신과 함께 치열한 사랑을 느꼈다. 그리고 눈물에 젖어 들었다.
 
예술가의 작품이 누군가의 가슴을 크게 울리는 건 그 사람의 진심이 그 속에 살아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가난과 고통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카메라였다고 고백하는 그는 동시대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었다.

▲ 헤브론병원 24시 단행본(왼쪽)과 도록(오른쪽)     © 크리스찬리뷰
 
그렇다. 세계는 서로 연결돼 있다. 사람도 나라도 혼자서는 결코 잘 살 수 없다. ‘하트 투 하트: 호주- 한국- 캄보디아’ 전시회를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뿌린 나눔의 씨앗이 나중에 훨씬 큰 열매가 되어 우리나라에 돌아올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 크리스찬리뷰
 
이번 전시회는 진실과 고귀한 삶을 밝혀내는 곳이니 ‘하트 투 하트: 호주-한국-캄보디아’는 앞으로 지구마을의 작은 성소가 될 것으로 믿는다.
 
오,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 코리아! 〠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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