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하는 삶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1/31 [12:37]
Q 저는 늘 불안하고 답답합니다. 원인 모를 화도 막 치밀어 오르구요. 남편도 밉고 나도 한심하구요. 표현도 잘 하지 못하고 혼자 삭여 버립니다.

A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과의 관계를 갈망하며 깊은 친밀감을 누리기 원하는 욕구가 있고 또한 사람들은 건강한 관계를 주고 받기를 하기 원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영향을 잘 받고 타인을 많이 배려하는 반면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속에다 담고만 있습니다.
 
‘트로마의 치유'라는 책에서는 사람들은 갈등을 겪을 때 공격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선택하는데 그것조차 하지 못하면 패배 반응(defeat)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패배반응이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과 더불어 만사가 무가치하다는 생각으로 일반화되어 지속이 되면 우울증이 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장애물을 직면하고 공격을 해야 하지만 그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무의식적으로 느낄 때 내면으로 억압되어야만 한다고 결정하고 그런 태도로 관계를 이어가게 됩니다. 그것이 결국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만성적 분노를 가져와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정신 분석의 대가인 프로이드는 많은 히스테리 환자들을 다루었는데 그가 다루었던 치료 방법은 많은 히스테리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억압'되어져 있는 기억이나 무의식 속의 상처들을 의식으로 끄집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금기되었던 성적인 욕구나 공격성을 수치심을 가지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게 했던 것입니다. '브로이어'라는 프로이드의 선생님은 '안나 유'라는 사람을 치료했다고 하는데 자신의 숨겨진 기억을 이야기하는 치료로 안나유의 증상은 이상하게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나유는 그 치료법을 '말하기 치료 (talking cure)'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갈망합니다. 감옥에 갇힌 자는 늘 출옥을 꿈꾸고 식민지 치하에 있는 백성은 고국의 독립을 소망합니다. 사람이 관계 가운데서 자신을 '억압'하며 늘 살아야 하는 경우는 자유가 박탈된 삶을 살아가는 것과 마찬 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주인이 월급을 올려준다고 해도 회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떠나가는데 그것의 이유를 들어보니 자신의 자유가 보스의 학대로 인해 억압당하기 때문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을 '억압'하고 살 경우 행복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억압이 살아갈 수 있는 최선의 대처 방안이라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억압'이라고 하는 방어 기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많은 중독자 가정에도 '억압'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말하지 말라", "느끼지 말라", "생각하지 말라"가 그들 가정의 규칙입니다.
 
초반부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이렇게 자신을 건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권리와 감정과 생각을 '억압' 가운데 지속적으로 두면 정신적인 장애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무의식으로 누르고 있었던 것들이 언젠가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통제할 수 없는 모습으로 터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나'를 표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이기적으로 되라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타인이 중요한 만큼 나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중요한 사람이기에 나의 생각과 감정도 존중하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억압을 당한 자들을 위해 성경은 예수님께서 오셨다고 합니다. ‘눌린 자에게 자유’를 ‘갇힌자에게 놓임’을 주는 기쁜 소식을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어린 시절이 아주 불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억압된 트로마를 '동화'라는 것을 통해서 잘 표현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나를 '억압'하는 것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나를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을 통해 진정으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기독교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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