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신학과 현장 신학

아태아 대학원'(AIIS) 총장·부총장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17/02/27 [12:04]
▲ 전 세계에 흩어져 학원 선교하는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태아대학원의 선교 비전을 나누었다.                         © 크리스찬리뷰

지난 2월 8일부터 11일까지 시드니 YWAM 318 베이스에서 '아태아 대학원'(AIIS) 운영위원회와 호주 태평양  대학원 개원 예배가 있었다. 

전 세계에 흩어져 학원 선교를 하는 34명의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가까운 피지와 먼 브라질에서도 왔다. 출발지가 다르다 보니 도착시간도 일정하지 않았다. 모두가 도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후 4시에 개원예배가 시작되었다.

아태아 호주 태평양 대학원 개원 예배

아태아대학원 김의원 총장은 요한복음 9장 1-41절에 의지하여 말씀을 전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최소한 20년 이상 선교를 했습니다. 한 교회에서 20년간 목회하는 것도 어려운데, 20년간 선교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존경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장은 학자이며 선교사이다. 그는 '신학과 신앙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작금의 현실은 신학이 발전된 나라일수록 신앙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신학을 머리로만 배우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약 수술은 잘 되었는데 며칠 후에 환자가 죽었다고 합시다. 정말 그 수술이 잘 된 것입니까? 오늘날의 신학교육이 바로 이런 상황입니다."
  
김 총장은 학문과 현장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정보(Information)란 안(in)과 형성(formation)의 합성어입니다. 진정한 학문은 지식만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적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신학은 반드시 실천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 장완익 부총장 (행정)     © 크리스찬리뷰
 
김 총장은 '책상 신학'이 아닌 '현장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설교에 이어, 이번 모임을 주선한 시드니 YWAM 대표인 하태식 선교사의 환영사가 있었다. 하 선교사는 호주 선교 역사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했다.
 
"1889년 데이비스 선교사가 한국 선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 후 부산·경남 지방을 중심으로 교회 개척, 학원 선교, 병원 선교에 많은 일을 했습니다." "저는 어릴 때 선교사로 헌신을 하고, 1994년부터 지금까지 시드니 YWAM을 섬기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얼마 전  '보스신학대학'의 분교를 개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 선교사는 호주 태평양 대학원 원장으로 아태아대학원(AIIS)를 섬기게 되었다.

▲ 아태아대학원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선교사들.     © 크리스찬리뷰
 
아시아신학교육협의회

(ATEA : Alliance of Training Theological Education in Asia)
 
아태아대학원(AIIS)의 뿌리는 '아시아신학교육협의회'(ATEA)이다. ATEA는 김활영 선교사에 의하여 태동되었다. 1977년 총회세계선교회(GMS)에서 필리핀 북쪽 라왁의 성경학교 교수로 김활용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는 필리핀의 한인 선교사들의 재배치를 통해 필리핀선교의 효율성의 극대화를 도모했다. 무엇보다 김선교사는 ‘아시아 선교사는 아시아 사람에 의하여’란 모토를 바탕으로 아시아 선교사를 하나로 결집할 단체를 구상했다.
  
마침내 그의 비전은 구체화되어, 2004년 6월 필리핀 마닐라 인근 빠삐떼에서 '아시아 신학교육 협의회(ATEA)'를 창립하게 되었다. 아태아는 방콕에서 제1회 총회 및 신학포럼를 시작으로 마닐라, 올란바트르, 뱅갈로드, 홍콩, 이스탄불, 스마랑에서 개최하여 왔다.
 
아태아는 10여 년 동안 계속되는 연구와 논의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2014년 새로운 형태의 아태아대학원(AIIS)을 설립하였다.

▲ 김의원 총장     © 크리스찬리뷰
 
아태아대학원
(AIIS : AT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2014년 2월 제11회 총회 및 신학포럼에서 ATEA의 약자를 'Alliance of Training and Education in Allantoids'로 변경하고 아태아대학원 (AIIS : AT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을 설립하여 초대 총장에 김의원 박사(전 총신대 총장)를 추대하였다. 아태아대학원은 행정을 담당하는 장완익 선교사(부총장)와 학사를 담당하는 김연수 선교사(부총장)가 김 총장을 돕고 있다.
 
특별히 장완익 선교사는 2004년 아태아가 태동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당시 베트남에서 선교하던 그는 다른 지역 선교사들의 사역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작은 동기를 갖고 참석했다가 지금은 사역의 중심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AEEA/AIIS의 국제본부는 그가 사역하고 있는 캄보디아에 있다. "캄보디아는 아시아의 선교 후발 주자이지만, 선교적인 면에서는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국제본부가 캄보디아에 창립되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아태아 대학원의 기본적인 철학은 현지 지도자들의 자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되, 그들의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한국 사역자들을 길러낼 수 있도록, 현지에 적합한 학문적 개발과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태아대학원은 한국인/한국어 중심의 한국선교학연구소(Korean Missionary Research Center, KMRC)와 외국인과 현지인/영어와 현지어 중심의 지역학교연합(Alliance of Regional Schools, ARS)으로 되어 있다.
  
KMRC는 연구원의 그 지역에서의 연구를 중심으로 한 한국적인 선교학의 정립과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 ARS는 해당 지역에 영어/현지어를 사용하는 외국인 또는 현지인 사역자 중심의 신학교/성경학교 또는 훈련원이 아태아 단체회원으로 등록하면 된다. 이를 위해 아태아대학원에서는 프로그램위원회(학위 및 커리큘럼)와 교수회(교수 교류), 아태아 인준위원회를 두고 자비량으로 각 지역을 돕고 있다.

▲ 총회를 마친 선교사들은 시드니한국문화원을 방문, 하트 투 하트 헤브론병원 24시 다큐멘터리 의료 선교 사진전을 관람했다.     © 크리스찬리뷰
 
김의원 총장과 장완익·김연수 부총장 인터뷰

아태아 대학원이란(AIIS)?
 
장완익 : 아태아는 2004년 6월 김활영 필리핀 선교사에 의하여 시작되었다. '어떻게하면 선교를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ATEA란 단체를 조직하게 되었다. 처음 10년 동안은 대화, 인준 역할을 하다가, 이제는 직접 가르치는 기관으로 성장하였다.
 
지난 3년 동안 아태아 대학원은 지금까지 11번째 대학원을 개원하였고, 이번 모임을 통해, 호주 태평양 대학원은 12번째가 된다.
  
김의원 : 현재 선교사들의 상당수가 20년 이상의 시니어이다. 한국에는 주니어 선교사들이 많이 없다. 이제 현지인 스스로 선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한 취지에서 현지학교를 인준하여 주여, 그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교수 요원으로 양육하며, 더 나가 선교사들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하여 아태아 대학원(AIIS)을 개설하게 되었다.
▲ 김연수 부총장 (학사)     © 크리스찬리뷰

대학원의 운영은?

장완익 : 아태아는 3가지 단체회원으로 구성이 되었다. 지역회원 12개, 아태아 인준 14개 그리고 30 컨소시엄 등 50개가 넘는 단체가 넘는 200명의 선교사로 구성되어 있다. 아태아는 건물 중심이 아니라 학생 중심이고, 학위를 위한 학위가 아닌 현장에 필요한 학위이다.
 
과거 선교는 하드웨어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소프트웨어 중심이다.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도와 주는 것이다. 타 대학교와 MOU를 맺어 연장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김의원 : 아태아대학원은 국제적인 수준을 맞추기 위하여 현재까지는 MDiv까지만 인가를 했다. 교수 요원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ThM의 학위가 필요하다. 이번에 모인 이유 중 하나는 ThM 인준 절차에 대하여 논의하기 위함이다.

대학원의 교육 방법은?

장완익 : 서구 중심의 교육을 받은 선교사들은 현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신학 교육은 받았지만 현장의 상황은 아주 달랐다. 열정은 있었지만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아태아의 교육은 서구식 교육이 아닌, 현장 중심의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김현수 : 아태아 대학원의 특징이라고 하면, 맨토링식 현장 중심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칠판 앞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수가 같은 연구원의 입장에서 의견을 나누며 고민하는 교육이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답을 찾는 교육이다.

▲ 본지 영문편집위원 김환기 사관(왼쪽)과 인터뷰 중인 아태아대학원 김의원 총장, 장완익 부총장 김연수 부총장.     © 크리스찬리뷰
 
이번 모임의 목적은?

장완익 :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첫째로 일 년에 한 번씩 모이는데 총회 형식의 모임으로서, 앞으로의 아태아의 선교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14번의 모임을 가졌지만 이번 모임은 '아태아 대학원'으로 모이는 첫 번째 모임이다. 따라서 앞의 13번의 모임보다는 심도 깊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두 번째는 호주 태평양 대학원을 개원하기 위해서다. 2014년 아태아 대학원이 출범한 이후 매년 많은 숫자의 대학원이 설립되었다. 이번에 개원하는 호주 태평양 대학원은 12번째이다.
 
총장님의 참여 동기는?
  
김의원 : 나는 구약을 전공했지만 선교에 많은 관심이 있어 25년간 중국선교를 했다. 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은퇴할 무렵 2014년 6월에 아태아 대학원이 설립되고, 나에게 총장으로 섬겨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동안 쌓아온 학문과 선교의 노하우를 나눠야겠다는 사명감으로, 기꺼이 수락하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아태아는 platform의 역할을 할 것이다.
 
각 선교사들은 지역마다 경험도 다르고 전공도 다르다. 이들이 함께 모여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책상에서 나올 수 없는, 진정한 학문이 그곳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에서의 이론들을 체계화시키고, 가르치는 장을 만들 것이다.
 
기본적인 방향은 아태아는 인준하는 기관이고, 집행은 아태아 지역 대학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이원화된 체제로 갈 것이다.

▲ 강의를 듣고 있는 선교사들     © 크리스찬리뷰

- 총장님의 비전은?

“나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쳤고, 그곳에서 4년간 개척교회를 섬겼다. 1984년 귀국하여 30년간 총신대학교에서 구약학 교수로 봉직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총신대학교 제2대 총장을 역임했고, 2007년부터 2014년까지는 부총장으로 백석대학교를 섬기다 은퇴했다.
 
신학교 30년 중 25년간 중국 선교를 했다. 선교를 하면서 학교의 가르침이 현장에 적용되지 않는 것을 보고 많은 고민을 하며 매뉴얼을 만들게 되었다.
 
지금까지 신학이 발전된 나라는 신앙이 죽었다. 그것은 진정한 신학이 아니다. 신학은 교회를 살리는 학문이다. 신학교가 신학지식은 전했지만 신앙훈련은 시키지 않았다. 이스라엘에는 육사가 없다. 장교는 현장 경험이 있는 병사 중에서 차출한다. 현장 경험이 없는 사람은 지휘관이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는 신학은 죽은 신학이다.

▲ 시드니한국문회원에서 열리고 있는 헤브론병원 24시 의료선교 사진전에서 박종순 목사(앞줄 가운데)와 함께.        © 크리스찬리뷰
 
이제 더 이상 서구 신학을 답습해서는 안된다. 서구 사람들은 합리적이지만, 동양 사람들은 감성적이다. 중국 신학자들은 ‘이제는 서구식으로 가르치면 안된다’고 하는데, 한국은 계속하여 서구를 닮아가고 있다. 이제 현장이 없는 책상신학은 더 이상 안된다. 우리는 현장에 맞는 신학을 가르칠 것이다. 아태아 대학원은 현장중심의 살아 있는 신학교육을 추구한다.”〠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 구세군 본부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