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끄지 못한 시드니 촛불

7차 시드니 촛불집회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2/27 [14:16]
▲ 40도를 넘나든 폭염 속에 개최된 7차 시드니 촛불집회에 교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한인 150여 명 ‘박근혜 퇴진, 특검 연장’ 촉구

한국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11일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광장에서 7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촛불집회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까지 40도에 육박한 무더위 가운데 촛불집회에는 150여 명이 참가해 ‘2월 탄핵’과 ‘특검연장’을 외쳤다.
 

▲ 버큼힐한인성당 교인들을 정영란 씨(왼쪽)가 소개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사회자 정영란 씨는 “시드니 한인들이 적페 청산, 고국의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무더운 날씨에 ‘이열치열정신’으로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며, “2월에는 탄핵하라, 특검연장 사수하자”라는 구호를 이끌었다. 
 

▲ 송민채 양과 친구가 자유발언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첫 자유발언자로 나선 송민채 양(고든 거주, 5학년)은 작은 메모장에 손글씨로 “나라에서 반장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 바로 대통령”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도울 일을 하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 “나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해온 송민채 양은 집회 댄스팀원으로 문화행사를 돕고 있다.
 
신문 광고를 보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워홀러 전나경씨(23세)는 “불평등, 불공정을 더 이상은 못 참는다”며 “박근혜 퇴진” 구호를 선창했다. 호주에 도착한지 두 달 됐다는 전 씨는 한국에서도 추위 속에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추위를 버티고, 더위를 버티면서 함께…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민주주의를 회복해 모두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씨는 호주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가 “신기하기도 하고 뭉클하다”며 호주 한인사회에는 “상황이 빨리 정리 돼서 여기서도 즐겁게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권영훈 씨는 고국의 대통령 탄핵문제가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 아닌가요?”라며 3월 중순 탄핵심판 결과를 듣고 민주주의 회복을 축하하는 모임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광하 호주 민주연합 고문은 연인원 2천500명이 참석한 시드니 촛불집회에 “한 사람이라도 보태기 위해 나오고 또 나올 것”이라며 “정의로운 사회, 사람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또한 권영해 전안기부장이‘북풍사건’으로 실형을 확정 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권영해가 어떻게 태극기를 흔드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광하 고문은 이어 촛불집회에 참가한 버큼힐 한인성당 교인들을 소개했고 교인들은 “언론의 자유가 있어서 모여서 얘기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며 참가자들에게 “끝까지 가자”고 독려했다.  

▲ 자유발언하는 차인순 씨     © 크리스찬리뷰


자신은 “7년 동안 군인으로 나라를 위해 일했다. 아버님은 30년 넘게 경찰에서 봉직하셨다”고 소개한 차인순 씨는 “왜 촛불을 들면 종북이라고 하나? 오늘 같이 더운 날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이 나라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혼스비 노랑풍선’ 대표 김현정 씨는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3년이란 시간을 국가만 믿고 기다렸다”며 그러나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아 행동에 옮기기로 결심했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 5명이 촛불집회를 연 ‘한인행동’에 감사하다며, 직접 기타와 탬버린을 들고 즉석 공연을 펼쳤다. ‘혼스비 노랑풍선’은 1차 촛불집회 이후 빠짐없이 집회에 참석해 왔으며 11일 집회에는 30명 가까이 참석했다.
 
시드니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하여 모든 집회에서 ‘사이다’ 자유발언으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뻥 뚫어준 한준희 목사는 “특검을 연장하고 압수 수색할 수 있도록 촛불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마지막 집회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유 발언에 나선 박정우 씨는 “태극기를 한 번도 내리지 않고 들고 서 있었다”며 참가자들에게 “멈추지 말고, 포기하지 마십시요. 지치지 마십시요. 두려워하지 마십시요”라고 격려했다. 박 씨는 1차 촛불집회에 태극기를 들고 3시간 가까이 서 있었다.
 
웨스트 라이드에 거주하는 박창구(83세), 박화자(77세) 부부는 시드니에서도 탄핵 반대 강연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열불이 나서 나왔다”며 “태극기는 나라의 대의를 위해 들어야지, 한 사람을 위해 왜 드나?”고 강하게 비판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7차 촛불집회에는 80대 어르신부터 부모와 같이 참가한 어린 아이까지 다양한 한인이 참가했고, 특히 가족, 성당이나 지역 모임 단위 참가가 눈에 띄었다. 집회가 무더위 속에 진행됐기 때문에 ‘한인행동’측은 아이스박스에 얼린 물병을 준비해 집회 진행 중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한인행동’은 7차 촛불집회 후 “끝없이 밝혀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해외에서 지켜보면서 ‘이게 나라냐’ 한탄만 하지 않고 자랑스런 조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원하며 촛불을 들어주신 많은 시드니 한인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 한인행동은 재호 동포들과 같이 계속해서 헌재 판결, 특검 수사 진행 등을 두 눈 똑바로 뜨고 계속 지켜보며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드니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사진= 권순형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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