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추억, 잊지못할 체험

창신고 호주 언어 연수 체험기 (1)

강민수,이윤상,박준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2/28 [11:52]
호주 선교사 손안로(Rev. Andrew Adamson) 목사가 설립한(1908.9.15) 창신고등학교 학생 19명이 지난 1월 3일부터 24일까지 3주 일정으로 언어 연수 차 시드니를 방문, 다양한 체험을 하고 귀국했다. 본 프로그램은 2000년부터 시작되었으며, 매년 1월 초 고교 1학년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편집자주)

▲ 창신고 학생 19명은 3주간에 걸쳐 영어 연수 및 호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은 블루 마운틴 전망대에서 단체 촬영.   ©  크리스찬리뷰
 
겨울방학 중 20일, 나는 한국에서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한국의 고등학생 신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시기일지도 모르는 이때 나의 청소년기에 있어서 아니 어쩌면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길고 가장 뜻깊은 해외여행을 왔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개인 관광이 아니라 단체 생활을 하며 지금껏 접하지 못한 많은 것을 배워 갈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한편으론 20일이 지난 뒤 내가 어떻게 변할지를 생각하면 굉장히 설레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두근거리는 여정의 시작은 중국을 경유하여 호주로 들어가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비행기 창문을 통해 바라본 호주의 하늘은 맑기 그지없었다. 구름 한점 한 점이 선명하게 보였고, 먼지 하나 없는 호주의 창공은 말 그대로 푸른색이었다.
 
이를 보며 가장 먼저 생각이 든 것이 ‘와, 예쁘다!’였고, 두 번째가 ‘오길 진짜 잘했다’였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절차를 마치고, 우릴 반겨주는 뜨거운 햇살을 피부로 체감하며 20일 동안 머물 ‘시드니예수전도단’ (YWAM 318)으로 향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내는가 싶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뜨거운 날씨도 낯선 풍경과 규칙도 새로운 환경도 시간이 지나자 어느새 내 집같이 느껴지는 것을 모두들 체감했을 것이다. 선생님들도 모두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일정 동안 큰 화 없이 평화롭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렇게 설레는 첫날 밤을 보내고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야외 활동이 시작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을 간추려서 적어보면 우선 Rouse Hill이라는 곳부터 시작해 보겠다. 이곳은 5일(금)에 우리가 간 쇼핑센터인데, 많은 매장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니 만큼 사람도 굉장하게 많았다. 호주에 온지 이틀 만에 이런 인파와 신문물들을 접하게 되다니, 접해보지 못한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 날 고조시켰다. 이날 새로운 USIM(모발폰)을 개통하고 우리가 호주에서 생활할 때 필요할 생필품 등을 구입하였다.
 
다음 날, 우리는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으로 향했다. 날씨는 티끌하나 없이 맑고 화창했고, '이것이 호주다‘라고 말하는 듯한 태양과 파란 하늘 아래서 바라본 블루마운틴의 경치는 흠잡을 곳 없이 아름다웠다. 물론 덥기는 했지만 멋진 경관을 위해선 그 정도는 감수해야 했다. 케이블카를 통해 산의 경치를 공중에서 바라보았던 건 아직 잊을 수가 없고, 정말 찍기만 하면 작품이라는 말이 어떤 것이지 알게 될 정도로 이곳의 절벽과 숲은 훌륭했다.
 
좀 더 도시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바로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하버 브릿지(Harbour Bridge)로 가보자. 7일 일요일, 우리는 주일 예배를 마친 뒤 달링하버로 향했다. 탁 트인 바다와 엄청나게 큰 배들, 그리고 바다와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며 자아낸 하버 브릿지와 건물들의 풍경. 이것이 바로 번잡한 일상과 답답한 공기를 벗어나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광경이 아닐까 싶다.
 
▲    다링하버에서  © 크리스찬리뷰

무더웠지만 화창한 날씨와 선명한 구름, 맑은 하늘은 이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향신료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렇다면 낮이 아닌 밤은 어떨까? 밤에 보는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는 어떤 모습일까? 16일 밤, 직접 확인을 해보았다. 한마디로 낮의 풍경이 '우와‘라면, 밤의 풍경은 ’WOW'라고 할 수 있겠다.
 
어둠 속에서 우직하게 서 있는 하버 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는 조명 속에서 낮에는 볼 수 없던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야경을 보러 나온 사람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면서 시드니의 아름다움에 취해버린 우리 자신들의 모습은 아마 각자의 핸드폰 속에 무수히 많이 들어 있을 것이다.
 
12일 금요일엔 훼이곤 공원(Fagon Park)으로 향했다. 공원은 굉장히 넓었는데 관리도 잘 되어 있고 주변을 둘러보며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좋았다. 공원 산책을 마친 뒤 우리는 야외에서 바베큐 파티를 즐겼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보며 먹은 소시지와 핫도그는 날 동심과 행복의 세계로 인도했다. 아, 이날은 하늘이 굉장히 예뻤는데.... 아니 이날‘도’구나. 참고로 말하자면 야외활동을 하는 동안 날씨가 흐리거나 하늘이 예쁘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덕에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썬크림으로 떡칠을 하긴 했지만 호주의 하늘을 본 사람은 누구든 이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저 하늘과 구름을 담아 갈 수 있었다면 좋겠다’라고.
 
그래서 이제부터 하늘과 날씨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다!(항상 화창하고 예뻤으니까)
 
다음 날인 13일 토요일, 나는 ‘모리셋 파크’(Morisset Park)와 ‘디 엔트렌스’(The Entrance)가 기억에 남는다. 모리셋 파크는 캥거루를 바로 앞에서 보고, 먹이를 줄 수 있는 곳이다. 개인당 당근 하나, 바나나 하나를 챙겨서 들어갔는데 반신반의 하는 마음이었다.


굉장히 설렛지만 한편으론 캥거루가 한 대 치면 못 일어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일인가 고개만 돌리면 캥거루가 보였지만 어느 캥거루도 사람을 공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온순했고 먹이도 정말 잘 먹어서 살짝 미안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역시 직접 체험해보지 않으면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디 엔트렌스’는 펠리칸 쇼로 유명하다.  짐보(Jimbo Fish & Chips)라는 가게에서 펠리칸에게 먹이를 주면서 시작된 것을 자원봉사자들이 이어받아 진행하는 것으로 매일 오후 3시 30분에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든 것이 기억이 난다. 짐보에서 Fish & Chips를 사먹어 보았는데 굉장이 맛이 있었다. 펠리칸과 피시 앤 칩스, 색다른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곳이라 더욱 좋았다.
 
호주에서 맞는 두 번째 주일, 우린 어김없이 예배를 위해 교회로 향했다. 바로 ‘힐송교회’(Hillsong Church)이다. 이곳은 교회에 대한 나의 인식을 완전히 부숴버렸고 한 마디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는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열게 만드는 힘, 음악이 정말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효과는 원더풀이었고 호주의 기독교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날 메시지는 “항상 내 안에 주님이 계신다고 믿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미 주님은 당신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다.

▲ 개척자 마을에서 초기 호주인들의 삶을 체험하고 길거리 공연을 마친 후 연기자와 함께한 창신고 학생들     ©크리스찬리뷰

이날 개척자 마을(Pioneer Village)에서 우리는 호주의 민속적인 모습을 체험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이곳의 관광객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자원봉사자라고 한다. 우리는 호주의 옛 모습과 재미있는 연극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쯤 되니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렇게 볼 게 많고 느낄 것이 넘쳐나는데 나는 너무 가까운 미래만 보고 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이날 밤은 펜을 쥐고, 책에 눈을 붙이고 있기 힘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호주에 사는 많은 동물들을 보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답은 코알라공원(Koala Park)이다. 이곳은 호주를 대표하는 코알라, 캥거루뿐만 아니라 웜벳, 딩고와 같은 희귀하고 귀여운 동물들도 사육하고 있는 곳이다. 사진과 실물이 다르듯이 동물들도 직접 보고 만져보는 것이 또 다르다. 호주의 매력은 이런 곳에서도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먹고 자기만 하면서 매력 덩어리인 코알라! 실물이 훨씬 귀엽다.
 
시드니 최고의 수영장, 2000년도 실제 올림픽 경기가 치러진 이곳! 우린 시드니 올림픽공원(Sydney Olympic Park)을 방문했다. 올림픽 수영 경기장이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맥주병인 나도 국가대표 선수가 된 듯이 물살을 가르며 수영을 즐겼다. 이곳에서 우린 지금까지 먹은 더위를 수영을 하며 싹 날려 보냈다. 이때 배가 부를 만큼 물을 많이 먹었는데 원래 호주에선 체온 조절을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셋째 주 주말, 드디어 소망하던 해수욕장으로 가게 되었다. 하버 브릿지를 통과한 뒤 배를 타고 목적지인 맨리 비치(Manly Beach)에 도착했는데, 그날 바다가 어찌나 예뻤는지 모른다. 배를 타며 맞는 시원한 바람과 반짝이는 바다, 하버 브릿지를 사이에 두고 나누어진 시드니의 도시적인 모습과 교외적인 모습. 정말 종이에 동영상을 붙일 수 있다면 붙여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일단 도착하여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와 친구들은 바다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해운대와는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에 넋을 놓다가, 파도가 몰려오면 물만난 고기처럼 즐겼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며 놀았지만 가야할 때가 되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래서 난 이날, 또다시 굳게 결심했다. 다음에는 여자 친구와 호주를 다시 방문하겠다고.
 
바다도 우리와 헤어지기 아쉬운 듯 파도만 철썩철썩 칠 뿐이었다. 그리고 결심했던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다에 갈 땐 꼭 전신에 썬크림을 바르겠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썬크림을 등한시했던 실수 때문에 나는 해변에서 부드럽게 익혀진 살갗을 물수건으로 식히는 중이다. 
 
일요일엔 아쿠나베이(Akuna Bay)와 호주 원주민 유적지(Aboriginal Engraving site)로 갔다. 아쿠나베이에서 호주의 독특하고 멋진 요트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 요트를 소유하고 싶다는 우리들을 자극하여 우릴 더욱 야망적이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유적지에서는 뜨거운 햇빛 아래 호주 원주민들이 그린 멋진 그림들이 바위 위에 새겨져 있었다. 물고기, 사람, 짐승 등의 문양들이 너무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 놀랐고, 당시 원주민들의 표현력에 다시금 감탄하게 되었다. 이날 간 두 장소는 다른 관광명소와는 달리, 독특하고 새로운 매력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기나긴 호주 여행에 있어서 마지막 이틀이 되자 모두가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더욱 힘을 냈다. 22일에는 골프장(Glenmore Golf Club)에서 골프 레슨을 받고 실제로 홀을 돌며 골프를 즐겼다. 레슨을 받을 때 스윙이 아닌 퍼팅부터 먼저 배웠는데, 한국에서 배우는 방식과 반대 방식으로 레슨을 한다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글랜모어 골프장에서 기초 스윙 연습을 하며 골프 체험을 했다.     ©크리스찬리뷰
 
탁 트인 벌판과 그것을 둘러싼 나무들이 멋진 장면을 만들어 주었는데 단순히 골프는 공을 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감상하고 즐기는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 날, 우리는 ‘본다이 비치’를 관광한 후 여행의 장을 내렸다. 여행 기간 중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큰 사건사고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과 좋은 선생님과 함께 이런 경험을 하게 되어서 더욱 즐거웠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경험은 한국에 돌아갔을 때 힘이 되어 주고, 날개가 되어서 우리를 비상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선 이번 여행은 좁았던 나의 ‘시야와 식견’을 넓혀주었고, 더욱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과, 해외와 외국인이 마냥 무섭고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는 ‘자신감’을 나에게 심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과 정보가 아닌 정말 경험다운 ‘경험’을 나에게 허락해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부족한 우리들을 인솔하며 고생하신 선생님,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 마지막으로 평생 남을 기억을 선물해준 ‘호주’에게 감사하고 싶다.
 
이 모두가 있었기에 더욱 값진 추억과 잊지 못할 경험들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강민수|창신고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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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5-2 창신고 호주 언어 연수 체험기 (2)
 
정말 진귀한 경험
  
첫째 날, 10여 시간의 긴 비행 끝에 도착한 호주의 첫 인상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탁 트인 하늘과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은 충분히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호주에 도착한 첫날이라 공항에서 바로 숙소로 행했다.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하니 호주에서의 첫날이 벌써 저물고 있었다.
 
둘째 날에는 체리브룩 쇼핑센터에 갔다. 쇼핑센터는 네 구역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종류의 물품을 팔고 있었다. 첫째 날에는 영어를 할 일이 없었지만 여기서부턴 길을 물어보거나 가격 등을 물어볼 때 영어로 대화해야 했기 때문에 살짝 겁먹었다.
 
그래도 상점의 직원이나 길거리의 사람들 모두 내 부족한 영어를 알아듣고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힘들지는 않았다. 체리브룩에는 특이한 상점들이 많았지만 그 중 이발소와 서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발소는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터프한 분위기라 인상적이었고, 서점은 영어로 된 책뿐이라 책을 고르는 것이 재미있었다.
 
셋째 날에는 블루마운틴에 갔다. 블루마운틴의 광활한 숲과 사이사이 자리한 산들, 그 위의 새파란 하늘은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같았다. 경치를 즐기다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엘리자베스 포인트’라는 곳이 있었다. 여기에 관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다. 1954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블루마운틴에 갔다가 절벽에 서서 경치를 보던 중 “이것보다 한 발 앞에서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하여 사람들이 지금의 전망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호주 사람들이 엘리자베스 여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세자매봉을 보러 갔는데 이 또한 장관이었다. 블루마운틴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시닉월드로 향했다. 시닉월드에서는 레일웨이, 스카이웨이, 케이블웨이를 탔다. 세 기구 다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좋았다. 자연친화적인 호주의 관광산업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넷째 날에는 열린문교회에 갔다. 호주에 있는 한인교회라 뭔가 다를 것이라 예상했지만 다른 점은 없었다. 한국의 교회처럼 엄숙한 느낌이었다. 이 날 예배는 사도행전 3장 11절부터 26절까지의 내용에 대해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무엇보다 성찬식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한 성찬식이어서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임했다.
 
떡과 포도주를 먹었는데 떡이 특이했다. 코인 모양의 떡이 내가 생각한 그 떡은 아니었다. 아무튼 교회에서 점심을 먹고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보이는 미세스 멕콰리 체어로 갔다.
 
평소 내가 ‘호주’하면 떠올리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호주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풍경을 즐긴 후 근처에 있는 아트 갤러리에 갔다. 학교 종교시간에 많이 봤던 작품들이 있어 반가웠다. 아트 갤러리를 둘러보고 오스트레일리아 국립 해양박물관에 갔다. 해양박물관을 둘러보고 해안으로 나오던 중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준 사람을 만났다.
 
바로 양띠땀 아주머니다. 아주머니께서는 인도네시아 출신인데 시드니에 놀러오셨다고 했다. 훗날 호주에서 무엇이 인상 깊었느냐 묻는다면 양띠땀 아주머니의 이름을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처음 만난 인연이지만 30여 분 대화도 나누고 연락처도 주고받으면서 잊을 수 없게 되었다. 아주머니와 헤어진 후 주변의 상점과 경관들을 둘러봤다.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하루였다.
 
여섯째 날은 잠시 기념품 가게에 들러서 기념품을 사고 록 클라이밍을 하러 갔다. 몇 번 해본 것이라 만만하게 생각했지만 막상 하려하니 좀 무서웠다. 그래도 용기내서 올라갔는데 끝부분쯤 되니 팔이 저리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처음 내려올 때는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왔는데, 나중에 내려올 때는 멋진 자세로 내려왔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아홉째 되는 날. 페이건 공원에 바비큐 파티를 하러 갔다. 바비큐 파티를 하기 전 약 15분 정도 공원 구경을 하고 왔는데 이때까지는 페이건 공원이 그렇게 넓은 줄 몰랐다.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공원 내를 둘러봤는데 엄청 넓었다. 공원 안인데도 탁 트인 경치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공원 내에 조성해놓은 일본, 남미, 북미 등 여러 나라 스타일의 집을 구경하고 베라우라 워터스로 갔다. 베라우라 워터스에는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더운 날에 물가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부러웠다. 우리는 배를 타고 강 건너를 구경 갔다가 돌아왔다.
 

이날은 테리갈 비치에 갔다. 날씨가 조금 흐려서 맑은 날과는 다른 해변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테리갈 비치에 잠시 있다가 캥거루를 보러갔다. 숲에 캥거루들이 옹기종기 모여 쉬고 있었는데 날이 더워서 그런지 다들 축 처져있었다. 내심 큰 키의 근육질 캥거루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숲에 있는 캥거루들은 생각보다 작았다. 그래도 숲에 있는 캥거루 중 커 보이는 캥거루에게 당근을 주려고 갔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큰 캥거루들은 자칫 화나면 공격적일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캥거루에게 먹이를 주라고 하셨다.

▲   테리갈 비치 전망대에서  © 크리스찬리뷰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작은 캥거루는 온순했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캥거루에게 먹이를 다 주고 관찰도 많이 한 후,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Norah Head Lighthouse에 갔다. 100년이 넘은 등대인데도 전혀 오래돼 보이지 않는 예쁜 등대였다.

▲    노라헤드 등대에서 ©크리스찬리뷰
 
자원봉사자께서 등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구경시켜주었다. 등대 구경을 마치고 아래에 있는 해변으로 내려 갔다 왔는데 바위에 파도가 쳐 흰 물보라가 생기는 것이 보기 좋았다. 이날의 마지막 일정은 The Entrance였다. The Entrance에는 펠리칸을 보러 갔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근처에 있는 ‘짐보’라는 피시 앤 칩스 가게에서 배를 채우고 펠리칸을 봤다. 자리에 앉아 구경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 펠리칸이 다가왔다. 우두커니 서 있다가 갔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조금 무서웠다. (1월 13일)
 
힐송교회에 갔다. 지난 주일에 갔던 열린문 교회는 한인교회였는데 힐송교회는 호주교회라 영어로 설교하고 찬송했다. 예배당으로 들어가기 전, 번역기가 필요한 사람은 챙겨가라 했었지만 난 챙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후회된다. 아무튼 예배당에 들어갔는데 교회의 느낌보다는 콘서트 홀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찬송도 콘서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멋졌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느낌이었다. 한국의 교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놀랐고 한편으로는 좋았다.
 
교회를 나와 호주 민속촌으로 갔다. 호주 옛날 마을 모습을 그래도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마을을 둘러보다 보물찾기를 발견해서 약 40분 만에 보물을 다 찾고 상품으로 열쇠고리를 받았다.
 
보물찾기 후 간식을 먹으러 갔는데 너무 늦게 나와서 집합시간에 조금 늦었다. 여기서 노예를 거래하던 모습을 재현한 길거리 공연과 과거 호주 학교의 모습을 복원해 놓은 곳을 더 봤는데 둘 다 재미있고 유익했다. 마지막으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에벤에젤 교회에 갔다. 교회는 작은 규모라 귀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1월 14일)
 
이날은 시드니의 야경을 보러갔다. 해가 지기 전, 시드니에서 저녁을 먹고 시내를 들러본 후 오페라 하우스로 갔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본 야경은 환상적이었다. 멀리서만 보던 오페라 하우스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을 뿐 아니라 하버브릿지의 야경 또한 한 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밤의 오페라 하우스는 젊음이 넘쳐보였다. 건너편의 하버브릿지 쪽에도 갔는데 그곳에는 루나파크가 있었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루나파크의 입구는 밖에서만 봐도 재미있었다. (1월 16일)
 
올림픽 수영장에 갔다. 올림픽 수영장의 한쪽은 수영경기를 위해, 다른 쪽은 놀이를 위해 만들어진 듯했다. 한국의 수영장과 다르게 수영장 안에 매점이 있어 피쉬  앤 칩스를 사먹었다.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1월 17일)
 
코알라 파크에서는 코알라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들을 봤다. 또 양털 깎는 것을 구경했는데 양이 불쌍해 보였다. 코알라 파크에서 본 동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동물은 단연 웜벳이 아닌가 싶다. 통통한 몸매를 자랑하는데 내가 본 동물 중 가장 귀여웠다. 집에 키우고 싶었다.
 
이날 저녁은 자장면을 먹었다. 원래 매 년 우리학교가 호주에 오면 열린문교회에서 자장면 대접해 주셨다고 하는데 올해는 일이 있어서 못 오신다고 했다. 그래서 크리스찬 리뷰의 권순형 발행인께서 자장면을 대접해 주셨다. 참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1월 18일)
 
로즈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로즈 선생님은 2주 정도 우리 수업을 담당하셨는데 헤어지기 너무 아쉬웠다. 정말 친밀해졌다고 생각할 때 쯤 헤어져서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다른 반이었지만 바네사 선생님도 유쾌하신 분이라 좋았는데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그래도 다음에 내가 호주에 오면 보기로 했다. 이날은 야외활동이 없어 자습을 하고 특강을 들었다. (1월 19일)
 
이날은 먼저 하버 브릿지로 갔다. 하버 브릿지 위를 걸어 지나가다가, 전망대에 올라 시드니 시내를 둘러봤다. 그리고 항구에서 배를 타고 맨리로 갔다. 맨리로 가는 길에 본 태평양의 수평선은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다.

▲ 하버 브리지에서     © 크리스찬리뷰

맨리에 도착해서 노스 헤드에 올랐다. 멀리 시드니가 보이고 옆에는 태평양이 펼쳐져 있었는데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노스 헤드에서 내려와 맨리 해변으로 갔다. 다른 친구들은 해수욕을 했지만 나는 해수욕을 하지 않고 주변의 거리들을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면서 아트 갤러리에도 가보고, 성당, 법원 등을 돌아다니며 관광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맨리 그릴에서 밥을 먹지 못한 것이다. (1월 20일)

▲   노스헤드에서  © 크리스찬리뷰

먼저 아쿠나 베이에 가서 요트들을 구경하고 웨스트 헤드로 갔다. 웨스트 헤드에서 바다를 보고 호주 원주민들이 바위에 새겨놓은 작품들을 보러 갔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선명한 그림이 보였다. 작품들 중 캥거루 그림이제일 귀여웠다. 바렌조이 등대에도 갔는데 날이 너무 더워 등대에 오르는데 힘이 조금 들었다. 그러나 등대에서 본 바다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1월 21일)
 
골프를 배우러 갔다. 오 목사님께서 골프를 가르쳐 주셨다. 골프의 룰은 간단했지만 막상 쳐보니 잘 안됐다. 그래도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니 재미있었다. (1월 21일)
 
3주 동안 호주에서 정말 진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았고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었다. YWAM 하태식 목사님과 간사 여러분, 크리스찬리뷰 권순형 발행인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윤상|창신고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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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5-3 창신고 호주 언어 연수 체험기(3)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1월 4일 호주에 도착하였다. 첫 해외여행인 만큼 설렘도 컸고 걱정도 많았지만 무사히 도착하여 숙소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가는 동안에도 호주의 도심 속 풍경에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단순히 도심 속의 풍경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나라의 빼곡한 빌딩 숲속과는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저 외국이라 낯설다는 느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건물 하나하나가 한국에서만 보던 느낌의 건물들은 아니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야 3주간의 호주 생활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이런 숙소에서 3주 동안의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생활하기 시작하니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저녁을 먹고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호주에서의 첫날이 저물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호주의 자연환경과 사람들 그리고 문화와 호주의 많은 것들이 한국에서만 생활하던 나에게는 무척 새로운 경험이었다. 호주의 자연환경은 나에게 있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거대한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s)의 규모에 한 번 놀라고 타오르는 태양이 뿜어내는 빛을 받아 더욱 푸른 빛으로 빛나는 블루 마운틴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 많은 이야기가 얽힌 세 자매봉(three sisters) 또한 블루 마운틴의 경치와 어울려서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주 사람들이 자연을 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은 Berowra Waters라는 곳에 갔을 때였다.
 
호수보다는 조금 큰 곳이었는데 호수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육지가 있고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었는데 우리나라였다면 다리를 놨을 테지만 호주는 자연환경과 자연경관을 망친다는 이유로 다리 대신 사이에 배를 놓아 오갈 수 있게 하였다. 그곳을 통해 호주가 자연환경을 대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또 Morisset Park은 그곳 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캥거루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캥거루를 공원에 풀어 놓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캥거루와 교감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자연에 있는 캥거루보다는 자유가 제한될지라도 동물원에 가둬놓고 멀리서 구경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낫다는 나의 생각에 반발을 가질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    미세스맥콰리 포인트에서 © 크리스찬리뷰

The Entrance라는 곳에서는 펠리칸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은 매일 오후 3시 30분에 펠리칸에게 먹이를 주는 등 Morisset Park보다 더 동물에게 있어 넓은 활동 범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볼거리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이는 호주 사람들은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닌 조화를 원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우리가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
 
호주에서는 사람들의 성품 또한 발전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호주에 처음 오기 전에는 사람들과 시비가 붙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으나 대화를 한 번 해보고 나니 그런 생각은 파도에 쓸려가는 모래성처럼 사라져 버렸다.
 
처음 현지인과 대화를 할 때 정중하게 거절하는 표현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편한대로 말해 버렸던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곤 하였다. 무척 사소한 것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이때 나는 호주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었고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외국인의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혀졌다.
 
물론 관광객이라는 것을 의식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인종이 공존하고 있는 호주에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현지인인지 아닌지는 구분하기가 무척 힘들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인품이 무척 바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평소에 영화나 미국 드라마에서 보던 외국인들은 그저 방송의 시청률과 자극성을 위함이라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외국인들에게 새삼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   강의를 듣는 창신고 학생들   ©크리스찬리뷰
 

이뿐 아니라 호주의 문화적인 면에 있어서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실내 클라이밍 활동을 하면서도 문화의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록 클라이밍이라면 전문성을 띄고 있는 스포츠라 생각하기 쉬운데 호주에서는 우리나라의 헬스클럽과 비슷한 느낌의 운동으로 생각되는 듯 보였다. 우리가 클라이밍을 하러 갔을 때는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가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었다. 심지어는 우리보다 나이가 어린 아이도 어려움 없이 클라이밍을 마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랬던 것이 생각난다.
 
▲  호주 최초의 장로교회로 세워진 에반에젤교회에서   © 크리스찬리뷰

그래도 내가 가장 큰 문화 충격을 느낀 것은 Hillsong Church라는 교회에 갔을 때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회의 예배는 정숙한 가운데 진행이 되어야 하고 기독교 신자여야 교회에 가는 것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힐송교회를 가고 나서 호주의 교회는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교회의 규모에서부터 놀라움이 시작되었다. 호주에 와서 처음 갔던 열린문교회는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의 크기였지만 힐송교회의 규모는 콘서트장의 규모였다. 나는 교회에서 좌석이 2층까지 있는 교회는 힐송교회가처음이었다. 또 예배가 시작되고 찬송가를 부르는 중에도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찬송가를 그렇게 신나게 부르는 것은 내 생애 있어서 처음이었다.
 
또 찬송가를 부르면서 그곳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을 담아 찬송한다는 것을 눈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계적으로 예배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배를 할 때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눈빛에서 진심을 담아서 예배를 드리고 예배를 하는 동안 사람들이 무척 행복해 보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성경 구절을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야기를 하는 사람, 듣는 사람들 모두 무척 즐거워 보였다. 영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고, 결론은 예수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이야기가 무척 유쾌하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교회에서 예배를 단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힐송에서의 예배가 문화충격으로 다가올 것이고 나뿐만 아니라 그곳에 간 모든 친구들, 선생님들마저도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솔직히 처음 호주 어학연수를 신청하고 2학기 2차 시험을 치르고 나서는 호주를 가지 않고 학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호주 어학연수를 취소하려고도 시도해보았다. 그런 상황이라 김해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머릿속이 매우 복잡해졌다.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한국에 남아있는 다른 친구들은 열심히 공부할 텐데 뒤처지면 어떻게 하지?” 등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호주에 발을 들이고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그런 생각들은 나에게 있어서 커다란 동기부여의 요소로 작용하였다.
 
또한 세상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심지어는 벌써부터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호주로 이민올 것이라고 말하는 친구가 나올 정도이다. 나 역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가 호주라고 생각한다.
 
이번 어학연수를 통해 평소에 많이 듣던 말인 “놀더라도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라는 말의 의미를 절실 히 느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나의 꿈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고 또 내가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할 이유 또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라는 곳은 대한민국이라는 땅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즉 대한민국에서의 내가 꾸던 꿈이 좌절되었다 하여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금만 뒤로 물러나 세상이라는 곳을 보면 무한한 가능성이 생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호주 어학연수 기간 동안 했던 모든 활동이 헛된 시간 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한국에 돌아가 학교 시험 성적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호주에서 맺은 모든 인연과 경험했던 것들의 가치에 대한 후회는 절대 없으리라 확신할 수 있다.
 
고등학교 생활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어학연수는 아마 나의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번 어학연수를 갔다 온 것이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은 나에게 무척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22일간의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고 나의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무척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좋은 친구들, 좋은 선생님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후회스러운 점이 없어서 그리고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은 시간이었다.〠 
 


 박준하|창신고등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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