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생명공동체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04/29 [16:46]

이민교회, 선교지보다 혹독한 훈련현장  

 
방글라데시 선교사로서의 한 텀을 마무리하며 안식년을 계획하던 중 저희 가정은 호주 멜번에서의 교회개척을 제안 받았습니다. 호주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안식년 후 다시 선교지로의 복귀를 당연시 생각해 온 저희로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교지에 대한 의리, 사람들과의 정, 선교사가 되기 위해 쏟았던 시간과 열정, 후원자들의 기대 등등, 생각하면 할수록 떠나기 어려운 그 땅!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QT를 통해(마 6장)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게 하시고, 하나님이 가라는 대로 가는 종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는 결정을 하게 하셨습니다.

가난한 나라에 평생 고생하며 사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내 중심의 의를 하나님이 드러내셨고, 사람에게 보이려고 선을 쌓았던 부분들을 하나님이 지적하셨습니다. 어디에든지 하나님이 있으라 명하신 그곳이 하나님의 종이 있어야 할 자리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멜번에서의 사역은 오직 한 사람을 예수의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애씀이었습니다. 잘 사는 나라여서 망설였던 마음은 이민교회의 아픔들을 겪어 내면서 선교지보다 더 혹독한 훈련 현장임을 알게 되었고, 약속의 말씀을 붙잡지 않으면, 기도로 소망을 되찾지 않으면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는 막막한 광야에 갇혀있는 듯 했습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5) 온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의뢰하고 내 명철을 의지하지 않아야 사는 곳. 그곳이 이민교회입니다.

금년 11월이면 호주 땅을 밟은 지 10년이 되는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확실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몇 년 동안은 ‘사람을 세워서 함께 동역하는 일꾼’으로 만들겠다는 나의 바람은 일꾼이 세워졌다 싶으면 떠나고, 또 떠나는 것을 보면서 이민교회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하는 것처럼 비쳐졌습니다. 나의 작은 시야로만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더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관점에서 이민교회를 볼 수 있는 눈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민교회에서 한 사람이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나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갈 때 그 파급효과는 참으로 크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변화된 그 사람이 교회 안에 바로 서면 구체적 열매로 성품과 인생이 바뀌고, 인생의 목적이 바뀐 세상의 지도자로 세워집니다. 한 개인에게서 시작된 치유와 회복은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민교회는 '모종밭'

변화된 그 한 사람이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면 그가 속한 가정과 직장과 학교에 영향을 미칩니다. 변화된 그 사람은 호주라는 다민족국가를 품게 됩니다. 이 땅의 교회들을 기도로 품으며, 이 땅의 다민족을 마음으로 품고, 선교대상으로 품게 됩니다. 주님을 알 때까지 만나는 모든 민족이 우리의 기도 제목입니다.

아쉽게 떠나보내었던 성도들이 밀알처럼 쓰임 받는 것을 보며, 이민교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라 ‘모종밭’과도 같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씨 잘 뿌려서 잘 자라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재배치하시는 그런 모종밭.

자칫하면 외로운 이민생활로 인해 커뮤니티처럼 사람 만나러 나오는 곳으로 전락해 질수 있는 교회가 오직 예수복음으로 사람을 살리는 생명공동체가 되어야합니다. 누가 오든지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고, 그래서 이 넓은 호주땅의 여러 민족 다양한사람들에게까지 복이 흘러나가 풍성하게 하는 그런교회. 그런교회를 지금도 꿈꿉니다.〠

 

김형만/멜번목자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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