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이 어우러진 Sub’On 몸과 마음은 따로국밥

맛집탐방 Sub’On 레스토랑 셰프 차경섭 집사

글|김환기,사진|권순형 | 입력 : 2018/06/26 [16:35]


▲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 ‘르꼬르동블루’를 졸업한 셰프 차경섭 집사.     ©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에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르꼬르동블루’(Le Cordon Bleu) 요리 전문학교가 있다. 프랑스에 본교를 두고 세계 50개가 넘는 캠퍼스를 두고 있는 요리학교이다. 1895년에 설립하여 수많은 유명한 요리사를 배출하여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차경섭 집사(41)는 '르꼬르동블루'를 졸업했다. 그는 2003년에 호주로 유학 와서 2004년 말에 학교를 졸업하고 오페라 하우스 인근의 '아리아 레스토랑'(Aria Restaurant)에서 2년을 근무한 후, 마틴플레이스(Martin Place)에 있는 ‘웨스틴 시드니’(Westin Sydney) 호텔에서 6년간 근무했다.
 
안정된 직장에 있다 보니 자기 계발에 나태하게 되자, 과감하게 그만두고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노하우를 배웠다. 그리고 드디어 일 년 전, 꿈꾸어 오던 곳에서 꿈의 날개를 펼치게 되었다.
 
‘헌터스 힐’(Hunters Hill)의 Sub'On 레스토랑 
 
▲ 헌터스 힐에 자리 잡고 있는 써브온(Sub’On) 레스토랑의 낮     © 크리스찬리뷰

▲ 헌터스 힐에 자리 잡고 있는 써브온(Sub’On) 레스토랑의 밤     © 크리스찬리뷰

▲ 써브온 레스토랑 실내와 실외. 출근하여 당일 예약 손님을 확인하는 차경섭 집사. 레스토랑 입구(층계)와 차경섭, 심혜란 부부.(상단 왼쪽부터     ©크리스찬리뷰

차경섭 집사가 자동차를 사고 처음 간 곳이 ‘헌터스 힐’(Hunters Hill)이다. 동네가 너무 좋아서 언젠가 이곳에서 레스토랑을 개업하겠다는 꿈을 꾸었다.
 
"저 자신도 놀랐습니다. 계약을 하고 보니 옛날 생각이 나더군요. 사람에게는 무의식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 동네는 참 좋아요. 공기도 좋고,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선착장도 있어요. 특별히 시티와 가깝고 불꽃놀이도 볼 수 있습니다."
 
분명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써브온(Sub'On) 레스토랑은 이층에 있어 식사하면서 바깥 경치도 볼 수 있다.

▲ : 최상의 맛을 추구하는 셰프 차경섭 집사가 정성을 다해 요리를 만들고 있다. ©Sub’On    

 다음은 셰프 차경섭 집사와 일문일답이다. 
 
- 레스토랑 이름이 특이한데 무슨 뜻입니까?
 
"제 이름이 차경섭입니다. Sub는 제 이름의 섭(Sub)이고, On은 섭(Sub)이 '요리 중'이란 뜻입니다."
 
요즘에는 자신의 이름을 상호로 만드는 사람이 많이 있다. 차 집사는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에서 상호를 만들었다. 
 
- 레스토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물론 음식을 만드는 곳이니 맛이 가장 중요하지요. 맛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 같아요. 장소도 좋아야 하고, 주차장도 있어야 하고, 서비스도 좋아야 되지요.
 
사실 저는 지난 일 년간 맛에만 집중하다 보니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지금까지는 주로 주변에 살고 있는 단골손님들만 왔습니다. 한국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 Sub'On의 대표 요리는 뭔가요?
 
"저는 프랑스 요리를 전공했는데, 서양요리는 기본이 비슷합니다. 프랑스 요리를 배우게 되면, 지역의 식재료와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음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유럽의 모든 음식은 기본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가 잘하는 것은 ‘파스타’(Pastas) 종류입니다."
 
Sub'On의 대표 요리 중의 하나는 'Spaghetti Bolognese'이다. 파스타를 여러 재료와 함께 볶아서 만든 요리이다. 인상적인 것은 신선한 새우가 참 많이 있다는 것이다. 
 
▲ 써브온의 대표적 요리는 ‘파스타’를 꼽는다. 홈메이드 스파게티 Scaglio.     ©크리스찬리뷰
 
- 한국에서는 무엇을 했나요?
 
"저의 집이 홍대 입구에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홍대 입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그러나 저는 전공이 조선공학입니다. 1학기를 남기고 입대했습니다. 제대할 때 쯤 장래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삶을 돌아보니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마치고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시드니로 유학 온 것입니다."
 
▲ Angus beef tenderloin with mornay lobster ©Sub’On    

- 선택에 후회하지 않나요?
 
차 집사는 빙긋이 웃는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니는 교회에서 아내를 만나 두 명의 아들도 있습니다."
 
차 집사는 크리스찬 가정이다. 부모님을 비롯하여 시드니 '사랑의교회'에 식구들이 13명이나 다닌다.
 
- 직업과 신앙은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나요?
 
“저의 집안은 크리스찬 가정입니다.  크리스찬은 무엇을 하든지 신앙과 연관이 되어 있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이란 뜻의 ‘Calling, Vacation’이란 의미는 ‘부르심’이란 뜻입니다. 직업과 삶이 분리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와 결단을 하고 주일에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습니다. 랜트비가 한 주에 2천 불이 넘는데, 많이 고민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주 안에서 자유롭습니다.“
 
- 음식과 건강의 관계는 어떤가요?
 
"‘무엇을 먹는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주방에서 15년 넘게 일을 하다 보니 남이 밥 먹을 시간에 저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지 못하니 몸이 많이 상하더군요.
 
▲ Australian Duck breast with orange salad ©Sub’On       

Sub'On을 열기 전에 잠시 쉰 적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니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음식은 즐거운 마음으로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음식이 사람의 성격과 관계가 있나요?
 
"네, 있는 것 같습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 사람과 성격이 비슷하더군요. 예를 들어 터키 사람들도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데 우리와 성격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는 우리와 같은 반도 국가고 매운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 Double cook Bangalow pork belly with kipfler potato salad. ©Sub’On

- 음식 문화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죠?
 
"유럽이 음식문화를 만들었다면 미국은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미국은 'fast food'를 만들어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빅맥지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맥도널드사의 햄버거 ‘빅맥’은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나 손쉽게 사먹을 수 있습니다. 빅맥처럼 품질이나 크기, 재료가 같은 물건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팔릴 경우, 나라별 가격을 비교해서 어느 나라의 물가가 싸고 비싼지 알 수 있는 지수입니다.
 
참고로 ‘빅맥지수’가 제일 높은 곳은 스위스로 $ 6.8입니다. 스위스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뜻입니다. 호주가 한국보다 조금 높습니다. 한국의 2018 ‘빅맥지수’는 $4.11로 세계 24위입니다."
 
- 마지막으로 Sub'On 자랑 좀 해주시죠.
 
“헌터스 힐은 ‘톱 라이드’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민 1세대들이 많이 살고 있는 부자동네이죠. Sub'On 손님의 대부분은 호주사람입니다. 단골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상의 재료로 최선의 음식을 만들어, 신선하고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침과 점심에는 커피를 무료로 드립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일본인 주방장이 들어 왔다. 하얀 머리를 길게 뒤로 묶은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10년 전 호텔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이다. 그는 오후 3시 30분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근무한다.
▲ 조리 중인 일본인 셰프 히토시 나카무라 씨와 함께 한 차경섭 집사     © 크리스찬리뷰
 
- 이곳에서 일하신지 얼마나 되나요?
 
"약 2개월 정도되었습니다."
 
-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요?
  
"구인 광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알고 보니 호텔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더군요."
 
- 지금 하는 일은 만족하시나요?
  
"네,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보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사람 같았다.
 
Sub'On 은 정말 특별하다. 프랑스 요리를 전공한 차경섭 집사가 일본인 주방장을 고용하여, 동서양을 넘나드는 '맛과 멋'을 창조하는 아름다운 레스토랑이다.
 
▲ 써브온 레스토랑 전경 ©크리스찬리뷰  
▲ 야외 주차장. 레스토랑 지하에 실내 주차장도 있다. ©크리스찬리뷰  

요즘 한국 TV 대세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요리사들은 같은 식재료를 가지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독창적인 음식을 만들어 낸다. '맛과 멋'을 내며 만든 음식은 출연자들에게 평가 받는다.
 
이런 말이 있다. “중국 사람은 맛으로 먹고, 일본 사람은 눈으로 먹고, 한국 사람은 배로 먹는다.”
 
필자는 음식뿐 아니라 커피도 양으로 승부한다. 잔이 큰 곳이 좋은 커피숍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양보다는 질을 택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아직도 '몸과 마음'은 '따로국밥'이다.〠
Sub’On: 57A Gladesville Rd, Hunters Hill ☎(02) 8057 8879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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