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구출 작전
 
정기옥/크리스찬리뷰
2018년 6월 23일, 11세에서 16세 사이 12명의 소년과 25세의 코치로 구성된 Wild Boar 소년 축구팀 전원이 타이랜드 북부에서 실종되었다. 축구훈련 후 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돌발적인 홍수로 인해 동굴에 물이 차오르면서 갇힌 것이다.
 
이들을 찾아나섰던 구조대원들은 동굴 속 약 3km 안에서 그들의 흔적을 발견했지만 차오르는 물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이틀후에는 그들의 것으로 보이는 손자국이 타이 해군 특수부대 잠수부에 의해 발견된 후 물을 퍼내기 위한 펌푸가 설치되었다.
 
수색작업은 점점 확대되어 1천여 명의 군대와 해군, 그리고 다양한 자원자들이 구조작업에 합류했다. 27일에는 미군이 도착하면서 국제적인 합동구조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계속 내리는 비와 이미 차 있는 물로 인해 30일이 되어서야 잠수부들은 더 깊이 동굴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발견하는데 실패했다.
 
7월 2일 드디어 영국 잠수부들에 의해 살아 있는 13명의 실종자들이 발견되었다. 그들은 동굴 4km 깊은 흑암 속에서 물을 피해 지대가 높은 곳에 피신해 있었다. 이들의 생존을 확인한 타이 특수주대원들은 담요와 음식, 물과 의료용품을 안에 있는 구조팀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관계자들은 이들을 동굴 밖으로 구조해 내기 위한 본격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드릴로 구멍을 뚫는 방법과 아이 크기의 잠수기구를 사용하자는 등 여러 가지 구조 방법들이 제시된다. 그러나 산의 높이는 1천200m가 넘고 아이 크기의 잠수정은 굴곡진 동굴 부분 통과가 불가능한 점들로 인해 산소통을 이용한 잠수로 구조방법이 결정되었다. 이런 와중에 희생자가 발생했다. 축구팀원이 아니라 구조대원 중 전 타이 특수부내 출신 38세의 사만 쿠난(Saman Gunan)이 동굴 속 물 속에서 잠수 작업  중 산소 고갈로 희생된 것이다. 동굴 구조 드라마에서 생존하지 못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전역 후 공항에서 보안요원으로 일을 하다가 사건을 접하고 스스로 현장으로 날아 온 자원봉사자였고 동굴 안으로 여분의 산소통을 배달하던 중 물 속에서 정신을 잃고 생을 마감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귀한 자기의 생명을 바친것이다. 그의 죽음은 구조팀에게 축구팀원들과 코치를 구출하는 작업의 위험성과 어려움을 새롭게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두려움도 유발시켰지만 더 주의깊게 구조작업을 준비하고 진행하게 큰 믿거름을 제공한 것이다. 
 
이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상실의 슬픔과 고통을 경험하는 것은 그의 가족들이다. 그의 아내는 자기가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만이 한 번은 우리는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어요. 죽고 사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까 매일 매일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했지요. ... 제게 슬프냐고 묻는다면 그의 죽음은 마치 제 죽음과 같다고 말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남들을 돕고 자선을 베푸는 것을 좋아했어요. 늘 그랬듯이 그는 진정한 영웅입니다. … 여보! 당신은 나의 영원한 영웅이예요. 과거에도 그리고 영원히 당신은 내 마음에 영웅으로 살아 있을 거예요.” 
 
쿠난 가족은 그들의 영웅이 없는 삶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 일하러 가기 전에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점심 때가 되면 밥은 먹었는지 서로 확인하는 메시지를 주고 받습니다.” 그의 동료들이었던 타이 특수대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의 선한 동기와 의도, 결단은 우리 모든 특수부대 형제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는 방콕 공항을 떠나 Chiang Rai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그의 비디오에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필요한 모든 짐을 비행기에 실었다. 나는 Chiang Rai로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소년들이 그들의 집으로 돌아가도록 돕겠다. 행운이 우리 편이기를 바란다.”
 
그의 장례식은 타이 왕이 말한 대로 최고의 경의와 애도가 담겨져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장례가 시작되기 전 국왕은 그에게 특별 진급과 왕립 최고 훈장을 수여했다. 수많은 조문객이 참석했고 모두가 그의 고귀한 희생에 경의와 존경을 표하며 국기에 감싸인 그의 관에 헌화했다.
 
그의 고귀한 희생은 곧 이어진 성공적 구조로 결실을 보게 되었다. 7월 8일 구조대원들은 다시 동굴로 들어갔고 11시간 후 4명의 소년들과 함께 동굴 밖으로 나왔다. 다음 날인 9일에는 9시간의 노력 끝에 다시 4명의 소년이 구조되었다. 마침내 10일에는 남아있던 4명의 소년과 코치가 구조대원들에 의해 동굴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침 9시 30분이 되어서야 그들의 구조를 위해 뒤에 남아 있던 한 명의 의사와 잠수부들이 모습을 들어냈다. 이 과정 전체가 아름답고 극적인 인간 드라마이지만 그중에 가장 돋보이는 것은 누가 먼저 동굴 밖으로 나오느냐는 문제였다.
 
어떤 사람은 잠수로 동굴을 빠져 나오는데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장 체력과 정신력이 좋은 아이들을 먼저 데리고 나와야 만약 어떤 일이 발생할 때 성공의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를 통해 남아 있는 약한 아이들의 구조작업을 더 잘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론이기도 했지만 동굴 속에 머물던 소년들과 코치, 그리고 구조대원들은 그렇게 결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의논하면서 가장 용감한 아이들이 먼저 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들 스스로 의논하고 그들이 생각할 때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먼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첫 번째 펭귄(First Penguin)의 원리를 선택한 것이다. 빙산의 끝에 굶주린 상태로 물고기가 있는 바다로 뛰어 들지 못하고 두려움에 망설이고 몰려있는 많은 펭귄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바다 속에는 그들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맛있는 먹이도 있지만 반대로 그들을 먹이로 삼는 공포의 물개들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이때 두려움과 불확실이라는 공포를 넘어 제일 용감한 펭귄이 먼저 물 속으로 뛰어든다. 바로 첫 번째 펭귄이다. 이를 본 수많은 나머지 펭귄들이 물 속으로 뛰어들어 생명을 살리는 먹이 사냥에 참여하게 된다. 불확실과 두려움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모두가 망설일 때 소년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자발적으로 순서를 정한 것이다. 누가 지시하거나 타의에 의해 밀려서 할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한 것이 아니라 용기가 있는 아이가 먼저 자신을 칠흑의 흑탕물 속으로 던져 넣는 것이다.
 
이렇게 극적 드라마가 연출된 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적 헌신과 자기 드림이 있었다. 먼저 축구팀의 코치인 25세의 액까뽄 찬따웡(Ekaphol Chantawong)의 리더십이다. 그는 한때 불교 승려였고 탈속한 뒤로는 할머니를 돌보는 효손자였다.
 
그는 축구경기 후 한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동굴탐험을 인도했지만 열대 계절풍 기후로 인한 홍수가 그들을 동굴 속에 가두고 바깥세상과 거의 10일을 단절시켰다. 그런 최악의 상황 가운데에서도 그는 침착하게 아이들을 안정시키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명상을 지도하며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로 생명을 유지하게 했다. 그리고 작은 음식도 아이들을 위해 양보해서 그들이 발견되었을 때 그의 건강이 가장 나빴다.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은 외부와 처음 교신되면서 그가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자기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겠다고 말하며 사과와 사죄의 편지를 전하자 부모들은 오히려 코치에게 자책하지 말라고 간청의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사람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숨막히는 구출 적전을 위해 외국과 외국 잠수부 90여 명과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헌신했다. 호주에서도 구조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역할을 감당한 리처드 헤리스(Richard Harris) 박사와 크레이그 챌린(Craig Challen) 박사를 비롯해서 19명이 헌신했다.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폐쇄 무역주의와 개인 이기주의가 일반화되어 가는 탈현대주의 시대에 소망의 빛을 던져주는 인도주의적 인류애를 맛보게 한 멋지고 아름다운 이 휴먼 드라마는 아직도 인간 속에서 완전히 파괴되지 않은 아름다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보게 한다. 오늘도 기적은 참된 인간애를 통해 이루어지고 절망의 동굴은 소망의 터널도 변화된다.〠     

정기옥|안디옥장로교회 담임목사, 시드니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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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26 [11:46]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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