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무슨 책인가?

성경의 해석과 중심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01/30 [12:27]


성경의 원저자와 그 중심 : 성경의 저자는 성령이다?


중세의 안셀름은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을 강조했다. 신앙에 관계된 사항을 알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지만, 믿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인 다음에는 이성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제한된 인간의 머리로 다 이해하고 설명할 수는 없어도 안셀름의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신화화되고 초신비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주관적이고 잘못된 신앙에서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은 우리를 균형 잡힌 신앙으로 인도할 수 있다.
 

굳이 신앙의 합리성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격적인 하나님을 경험하고 난 후 그분이 우리와 의사소통하시기로 작정하시고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성경’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이해 안에서 그분의 사랑과 속성들을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이해를 추구하는 믿음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성경관

 
결국,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신앙관들이 생성된다. 성경을 이해할 때 우리는 역사적으로 몇 가지 서로 다른 견해들의 성경관이 존재한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중요한 것이 성경의 영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다. 성경의 영감(inspiration)이란 성경의 책들이 쓰여진 신비로운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쉽게 말해 성경이 쓰여질 때 성령께서 성경의 기자들에게 어떻게 감동하였느냐에 따라 역사적으로 세 가지 다른 입장들이 존재해 왔다.
 
그중 맨 처음 견해는 성경이 쓰여질 때 인간들은 그저 성령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어 인간은 성령의 손에 붙잡힌 펜의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기계적 영감’(mechanical inspiration), 또는 ‘구술적 영감’(dictation inspiration)이라고 한다. 시대에 따라 기계적 영감을 ‘축자영감’, ‘완전축자영감’으로 불렀던 때도 있었다. 말 그대로 성경의 글자 한자 한 자가 하나님께서 불러주시는 대로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초대교회 교부들과 17세기 루터파와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자들 일부에서 이런 주장들을 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경의 영감과 관련된 두 번째 견해는 후기 계몽주의 영향으로 나온 것으로 성경의 ‘기계적 영감’, ‘구술적 영감’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견해이다. 성령께서 성경 기자들을 조명하실 때 영적으로 ‘조명’(spiritual illumin -ation)한 정도에 그쳐 인간의 통찰력과 인간의 직관이 성경의 저작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경을 기록하는데 있어서 성령의 직접적인 활동 개념을 부인하고 오히려 성경저자들의 일반적인 영감, 그들의 영적 통찰력으로 대치시켜 버린다. 
 
이 설에 의하면 성경의 초자연적인 요소들이 제거되고 성경은 도덕적인 경전 수준에 머무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성경은 순전히 인간적인 산물이 되어 버리며, 하나님의 말씀이 오류를 가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용인하게 만든다.
 
이 이론은 성경이 최고의 진리를 담고 있지만 인간들의 영적인 통찰, 영적인 직관으로 기록되었기에 성경의 무오성을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역동적 영감설’(dynamic inspiration)이라고 부른다.
 
하나님께서 성경의 기자들을 사용하실 때 성경 기자들을 단순히 펜처럼 생각없는 필기자들로 사용하시지도 않으셨고, 그렇다고 기자들에게 통찰력을 주어 직관에만 영향을 끼쳐 기록하게 한것도 아니다.
 
세 번째 견해는 대다수의 개혁주의자들과 복음주의자들이 동의하는 견해로 하나님께서 성경 기자들을 사용하실 때 그들의 성격과 기질, 교육과 교양, 은사와 재능, 말씨, 문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 등 그들을 전인적으로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경 기자들의 인격을 억압함 없이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과 은사 등 모든 인격적 특성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성령과 성령의 영감을 받은 사람들이 유기적 관계 속에서 성경이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대다수의 개혁주의 신앙인들이 고백하는 ‘유기적 영감설’(organic inspiration)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이성과 자유를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로보트처럼 강제적으로 다루시지 않고 억압하지 않으신다. 성경은 완전한 그리고 진실한 하나님의 말씀인 동시에 완전하고 진실한 인간의 말이다.
 
하나님은 성경 기자에게 말씀했지만, 그것을 말하고 쓰는 자들은 성경 기자들이다. 이들이 입신 상태에 들어가 성경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그들의 인격적 특성들이 성경에 그대로 녹아져 표현되고 있는 것을 성경을 통해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기자들을 유기적(organic)으로 사용하신 것이다.

 
성경의 중심

 
로마 가톨릭은 성경의 권위를 타협하여 하나님 계시의 출처를 성경과 교회의 전통(교황의 말) 둘 다 모두에 게 권위를 두고 있다. 이에 반해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성경만이 구원을 위한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특별계시이고 인간의 구원과 바른 하나님 인식을 위하여 성경계시만으로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는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가 성경의 모든 부분에서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는 자신의 모든 사역을 통해서 “성경은 폐하지 못한다”(요 10: 35)라고 가르친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바로 구약 성경의 오래된 약속들의 성취인 것을 친히 보여주고 있다.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 5: 39)
 
또한 이사야 61장을 인용하며 예수는 “이 글이 오늘 날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눅 4: 21)고 증거한다. 모든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선물)이다.
 
이 성경을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그분과의 인격적인 교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성경 어느 곳을 펴든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바른 성경해석법이라 할 수 있다.

 
성경 해석의 왕도: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

 
앞에서 보았듯이, 성경의 기록자는 인간이지만 성경은 성령과 성령을 받은 인간들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기록된 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베드로도 증거하듯이 성경은 사사로이 해석할 수 없는 하나 님의 말씀임이 분명하다.
 
먼저 알 것은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니라. (벧후1: 20-21)
 
성경을 해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경을 함부로 해석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그릇된 길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경을 해석해야 하는가? 성경해석의 어떤 원칙들이 존재하는가? 등 질문들이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성경 해석학을 논하려면 앞으로 많은 지면에 걸쳐 논의하더라도 부족할 것이다. 그렇지만 성경을 해석함에 성경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원칙들은 발견할 수 있다.

 
점진적(Progressive) 계시

 
호주의 유명한 세계적인 신학자 그레이엄 골드워디(Graeme Goldsworthy)가 강조하듯이 성경의 구원메시지는 구약과 신약에 걸쳐 이어지는 구원 역사의 전개를 따라 점진적으로 계시(베일이 드러나고)되고 있다. 따라서 성경해석은 이러한 성경의 점진적인 구원역사 사건들을 서술하며 해석해야 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성경에서 기록한 모든 메시지는 그리스도와 관계없이 보이는 구약성경의 부분들도 그리스도를 점진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는 실망하여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성경을 펴서 구약의 말씀과 자신의 관계를 설명해 주신 것을 볼 수 있다.
 
이 설명을 듣고 실망하여 돌아가는 제자들의 마음이 뜨거워져셔 그가 바로 메시아, 구원자인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의 사건들이 이야기되지만 결국 성경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성경이 증거하는 구원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절정을 향해 집중되며, 그 절정에 다 다른 후에도 그 절정에서 다시 “새 예루살렘의 중심, 다시 오실 예수그리스도”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간다. 예수그리스도는 성경이 말하는 구원역사의 중심이자 우리의 구원을 이루는 능력이다.
 
그리스도 자신이 증거하듯이 성경의 기록 목적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실패한 인간들이 구원에 이르게 하는데 있는 것이다.〠


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호주비전국제 대학 Directo, 전 시드니신학대학, 웨슬리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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