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 선교에서 능동적 선교로 전환해야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05/27 [17:06]

 

  한국세계선교협의회( KWAM) 사무총장을 지낸 한정국 선교사가 지난 5월 시드니 예수전도단 초청으로 시드니를 방문,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크리스찬리뷰

 

선교란 무엇인가?

 
"구원받은 자가 구원의 예수님를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깡통교회로 알려진 전주안디옥교회를 개척하고, 현재는 바울선교회 대표로 활동하는 이동휘 목사의 정의이다.
 
"선교는 나그네를 순례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나그네는 목적의식 없이 사는 사람이고, 순례자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작년 12월에 시드니를 방문한 '나섬 공동체 대표'인 유해근 목사의 정의이다.
 
"선교는 내가 받은 구원을 타문화권 사람에게 나누는 주는 것입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전 사무총장인 한정국 선교사의 정의이다. 
 
지난 5월 3일 호주연합신학대학(UTC)에서 한정국 선교사를 만났다. 그는 예수전도단 초청으로 시드니를 찾았다.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불교가정에서 태어나서 친구의 인도로 대학교 1학년 때 성도교회에서 예수를 믿고, 1년 후 선교사로 헌신했다.
 
대천 앞바다 연합집회에서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았다. 막상 선교사로 헌신은 했지만 오지에 대한 두려움은 떨칠 수가 없었다.
 
"하나님 오지로 가는 것도 좋지만, 한국도 선교의 일부분임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그는 서강대에서는 경제학, 서울대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전문인 선교사가 되려고 했다. 성도교회의 장경두 목사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신학을 해야 한다며, 그를 신학교로 보냈다.
 

▲ 캄보디아에서 열린 19차 인도차이나 한인 선교대회    © KWAM


신학교를 다니면서 홍정길 목사가 시무하는 남서울 교회 전도사로 있었다. 남서울교회 장로님의 소개로 'OMF 선교회'을 알게 되었다. OMF(Overseas Missionary Fellowship)는 1865년 '중국내지선교회'(CIM)를 창시자 '허드슨 테일러'에 기원을 두고 있다.
 
한국 OMF는 1980년에 시작되어, 세계 30여 개국에 파송된 1천400여 명의 선교사들과 함께 동아시아 18개국에서 사역 중에 있다.
 

▲  KWAM 사무총장 재직시 다양한 선교 활동을 펼친 한정국 선교사.  © KWAM


한 선교사는 목사 안수를 받고 33살 때,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하나님은 그를 인도네시아 일반 대학의 교수로 보냈다. 그곳에서 6년 동안 ‘국제경영학’을 가르쳤다. 학부와 대학원 공부가 선교의 도구로 사용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 년 정도의 언어연수를 마치고 가르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학생의 70%가 무슬림이지만 교수로서 복음을 전할 기회가 많았다.
 
선교가 어려운 지역일수록 하나님의 역사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도할 때마다 기도한 사람도 놀랄 만한 기적들이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사역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한국 OMF 책임자로 임명받았다.
 
한국은 1990년에 선교사가 1천100명 정도뿐이 없었는데, 10년이 지나고 1만 1천 명으로 10배의 성장을 했다. 현재는 2만 8천 명 정도의 선교사가 전 세계에 흩어져서 사역하고 있다.
 
당시 한국 교회는 선교에 불이 붙었고, 선교단체들도 선교사 파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 1990년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를 중심으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창립되었다. 
 
KWMA의 비전선언문은 "우리는 상호협력과 연합함으로 선교의 남은 과업을 완수한다"이고, 사명선언문은 "비전완수를 위해 한국교회/교단 선교부 선교단체가 전 세계교회와 더불어 선교정보 선교훈련 선교정책과 행정, 선교전략개발 등 모든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이다.
 
KWMA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서로 협력하여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선교공동체이다. 한 선교사는 7년 동안(2010-2017) KWMA를 사무총장으로 섬겼다.
 
다음은 한정국 선교사와 일문일답이다. 
 
- KWMA 사무총장으로 재임은? 
 
“저는 사무총장으로 선출이 되기 전에도 부총무와 총무를 역임했습니다. 저 때부터 임명제가 아닌 선출제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KWMA에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임기가 3년이었는데, 임기 중에 임기를 4년으로 바꾸고 재선까지만 허락하기로 하였습니다. 2013년 재선이 되어 2017년 초에 임기를 마치고, 현재는 조연중 목사님이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 재임 중 기억되는 일들은? 
 
“KWMA는 145개 파송 선교단체의 연합기구입니다. 협력단체와 산하기구까지 합하면 175개 단체가 연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KWMA는 이사회가 정말 중요합니다. 선교회 대표, 교단 대표 등 다양한 분들이 모입니다. 선교에 대한 다른 이해로 가지고 있기에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  "선교는 내가 받은 구원을 타문화권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정국 선교사   © 크리스찬리뷰


선교의 영향력에 따라서 '가. 나. 다' 군으로 분류하여 정책위원회로 만들어 의사결정을 하였습니다. 의사 결정 과정이 투명하여 지니, 자발적인 참여가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사명을 맡기실 때는 감당할 능력도 주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당시 KWMA는 자체 건물이 없었습니다. 여기저기로 사무실을 옮기다 보니 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될 것 같아 구로동에 있는 5층 건물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믿음으로 그런 결단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습니다.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종자돈으로 저와 직원들이 1천 만 원을 모으고, 박종순 목사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이때 성령님께서 박 목사님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이사회 회원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던 것 같습니다. 그때 왜 은행에서 융자를 받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님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부채 하나 없이 건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 정책 중에서 중요한 것은? 
 

“제가 총무 시절에 제안했던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매년 11월 모든 지도자가 모여서 1년을 리뷰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포럼입니다. 연합회는 톱다운 식으로 운영해서는 안 됩니다. 의견을 수렴해서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시에 선교사 은퇴에 대한 논제가 나왔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는 85%는 미자립교회입니다. 은퇴한 목사님의 노후 보장이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선교사 은퇴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는 65세가 되어도 은퇴하지 않고 선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의 결의는 강제력은 없지만 많은 교단에서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선교전략회의를 통하여 많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한국 선교는 양이 아닌 질적인 선교로 가야 합니다. 2005년부터 2030년까지 한국 교회의 마스터플랜을 개발하였습니다. 한국 선교의 25년을 디자인하였습니다. 기독교 내의 전략은 물론 한국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다양한 전략 등을 연구하여 ‘2030 마스터플랜’을 만들었습니다.
 
2030 기안을 벤치마킹하는 단체가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5년마다 리뷰를 하는데, 제3차 5개년 계획이 1년 남았습니다. 5년간의 활동을 5개 영역으로 나누어서 분석하고 평가하게 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 5년을 계획합니다.
 
연합운동은 말같이 쉽지가 않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고, 그 의견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연합운동은 재정이 부족하지만 제가 경제학을 하지 않았습니까? 하나님께서 돈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주셔서 여유 있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없다고 엄살 부리지 말고 없는 자를 도우면 하나님이 도우실 것입니다.”
 
- 은퇴는 언제 하시나요?
 
“2017년, 제가 65세 되는 해에 KWMA의 사무총장에서 은퇴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연임하라고 했지만, 성도교회 선배인 박영선 목사님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 선교사, 목사는 메시지를 위해서 사는 사람이야. Messenger가 Message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
 
제가 사무총장을 더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제 메시지는 죽게 됩니다. 저도 제 자신이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KWMA를 뒤에서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KWMA에서 결의한 것처럼 선교사로는 은퇴하지 않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현역으로 활동합니다. 
 
- 호주 방문 목적은? 
 

“시드니 예수전도단 대표인 하태식 목사님의 초청으로 왔습니다. 호주 한인교회들이 선교로 연합하는 교회가 되도록 돕기 위해서 왔습니다. 교회는 주님의 지상명령인 선교를 수행해야 합니다. 선교사 중심의 교회가 아닌, 모든 교인이 선교사가 되어서 합니다.
 
특별히 1세대가 언어장벽과 문화충격으로 어려운 일들을, 2세대가 감당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합니다. 1세대의 영성을 2세대에게 심어 주어야 합니다. 한인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현지인을 위한 교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K-POP을 듣기 위해서 세계의 젊은이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장점을 살려서 복음을 전한다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선교란 내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저들이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나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현지인 중심의 선교 방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교회는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는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복음으로 세계를 정복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서 하나님은 세계에 흩어진 한인 교회들을 사용하실 것입니다.
 
이제는 수동적 선교가 아닌 능동적 선교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가 필요해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서 언어를 배우는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선교하다가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사명이 끝날 때까지 결코 하나님은 저를 데리고 가지 않는다는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끝으로 한인 목회자들에게
 
“시드니 한인교회 목사님들이 자신의 교회를 넘어 좀 더 큰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버나드 교수는 연합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공동목표(common goal), 대화(communication) 그리고 연합의지(willingness to cooperate) 입니다. 시드니의 한인교회들이 눈을 들어 공동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적극적으로 대화하셔서, 연합의지를 행동으로 구체화하기를 기도합니다.”
 

▲ 본지 김명동 편집인(왼쪽)과 한정국 선교사가 시드니 318예수전도단 베이스 오솔길을 산책하며 한국 교회의 선교모델과 선교전략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다.2010.11  © 크리스찬리뷰


한 선교사는 선교세미나 참석차 뉴질랜드로 떠났다. 뉴질랜드 선교사의 주제 발표에 논찬을 맡았다. 이번 논찬의 요지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OMF 시절에 일본선교에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선교사가 모든 것을 파송지에만 의지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는 본국에만 의지하지 말고, 할 수 있으면 현지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선교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성도들을 위해서입니다. 성도들이 교회에 대한 책임감이 없으면, 성도 자신은 물론이고 교회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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