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복음의 전달자

글|정윤석,사진|권순형 | 입력 : 2019/10/30 [16:57]
▲ 만국기가 도열한 가운데 탈북민을 중심으로 개최된 횃불 한민족 디아스포라 세계선교대회가 지난 10월 2일~3일 양일간 횃불회관에서 열렸다.     © 크리스찬리뷰


흩어질수록 생명으로 피어나는 민들레 홀씨 같은 사람들, 그것이 한인 디아스포라다. 디아스포라는 원래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지칭한다. 이제 그 의미는 확장되어 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2019년 10월 2일~3일 서울 양재동 횃불회관에서 이틀에 걸쳐 제7회 횃불한민족디아스포라세계선교대회(한디선)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한민족디아스포라는 단지 민들레 홀씨 같은 생명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리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인디아스포라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복음의 전달자라는 사명을 심어준 시간이었다.
 
이날 1천500여 좌석은 모두 가득 찼고 호주, 우즈벡, 중국, 일본을 비롯 탈북민들까지 30여 개국의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참석했다. 특별히 올해 한디선은 ‘탈북민’과 함께하는 대회로 기획됐다.

▲ 개회사를 전하는 이형자 이사장.     © 크리스찬리뷰


오프닝은 저녁 6시 30분부터 찬양으로 시작했다. 하스데반 선교사의 올네이션스 경배와 찬양 팀이 인도했다. 하 선교사는 “이번 행사는 매우 뜻깊다”며 “꼭 필요한 기도와 찬양을 드리자”고 외쳤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지금 그곳에 살게 하신 이유가 있다”며 “그것은 첫사랑의 감격을 잊지 못하는 복음의 전달자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 선교사는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해야 이 비밀을 나눌 수 있다”며 “예수님을 만난 감격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윤희 총장(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은 찬양이 끝난 후 인사말에서 “이곳에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지금 ‘디아스포라, 복음의 전달자’라는 주제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를 위해 오랫 동안 준비하고 기도했던 한 분, 저를 늘 어미와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시는 이형자 대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개했다.
 
김 총장은 또한 “한국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신 호주 선교사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인 예수를 믿고 우리 모두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형제·자매로 부르게 도와주신 분들을 모시게 돼 영광이요 감사하다”라고 고백했다.
 
한디선 이형자 대회장은 대회사에서 간략한 간증을 했다. 한디선을 열게 된 건 기도하면서 받은 사명 때문이었다. 2007년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위한 행사를 마치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3가지 사명을 주셨다는 것이다. △국내에 연고지 없는 해외동포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그들을 위로해 주라 △해외에서 태어난 한인들을 그곳의 선교사로 키우라 △해외에 있는 한인들에게 민족 정체성을 일깨우고 사명감을 키워주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형자 대회장은 “이런 사명을 받았을 때 한동안 머리가 멍해졌다”며 “이후 한인 이민사와 관련한 서적과 사료를 모으면서 사명을 더욱 견고하게 했고 결국 한민족 디아스포라 세계대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한민족은 중국인이나 유대인들보다 더 많은 나라에 퍼져 있다”며 “이제 한국인들은 한민족을 사용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대회장은 “북한 탈북자들은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목숨을 걸고 자유 대한민국으로 건너와야 했다”며 “본토인 북한을 떠나 남한으로 오게 된 탈북인 디아스포라에게도 오늘 하나님께서 새로운 사명을 갖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 각자가 겪는 고통과 고난은 나의 이야기를 넘어 민족의 이야기이고, 새소망을 주시고 값진 인생이 되게 하려는 하나님의 섭리다”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김승옥 목사(할렐루야교회 담임)는 “성경엔 디아스포라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며 “아브라함도, 요셉도, 모세도 모두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다”라고 해석했다.
 
김 목사는 “나 또한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며 “소수민족의 아픔을 갖고 늘 ‘나는 왜 한국인으로 태어났을까’라고 생각하며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사람이 되는 꿈을 꾸고 차별에 아파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처럼 ‘한국 부모인데 왜 내가 이곳에 태어나야지, 왜 우리는 조금 더 나은 곳에 태어나지 못했지’라고 물었다”며 “그렇지만 그 모든 질문들 위에, 어느 곳에서나 복음의 전달자로 한 분 한 분 서길 원하시고 모든 것을 주관하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고 역설했다.
 
정홍원 전 총리는 한디선을 위해 영상 축사를 보냈다. 그는 “모국을 찾은 해외 동포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의 번영은 해외 동포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다”며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크다’고 말씀하셨다. 국가적 어려움이 많은 때 하나님의 은혜가 이 땅에 임하도록 많은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지구촌교회 담임에서 이젠 케냐 선교사가 된 진재혁 목사는 영상축사에서 “횃불한민족디아스포라세계선교대회를 통해 우리의 삶 가운데 역사하시고 놀라운 계획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놀라운 섭리를 발견하기 바란다”며 “그 땅에서 은혜와 능력으로 하나님의 나라 주님의 영광을 위해 숨쉬며 뛰어가는 디아스포라를 응원하며 축복합니다, 디아스포라의 삶은 하늘은 향한 본향을 향한 삶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탈북민으로 구성된 시온합창단의 찬양     © 크리스찬리뷰

 

▲ 대회에 참석한 호주 선교사와 후손들이 선교대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가졌다     © 크리스찬리뷰



이외에도 한디선은 탈북민들로 구성된 시온합창단(포항 주찬양교회, 탈북민교회)의 찬양, 최선규 아나운서가 ‘평화 콘서트’, 김경아 아나운서가 ‘30여 개국 디아스포라의 국기 입장’, 고훈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박양우 장관이 영상 축사를 보냈고 박정곤 목사(경남남부 횃불회장)와 박미하일 장로(러시아 디아스포라)가 성경봉독을 했다.
 
평화 콘서트에선 다채로운 찬양과 연주가 이어졌다. 소프라노 김라희(프라이부르크 국립국장 솔리스트)의 ‘주 하나님 독생자 예수’, 바리톤 김성곤 교수(경희대 음대 객원교수)의 ‘내게 임한 주님의 능력’, 탈북자 피아니스트 김철웅 대표(예술로함께)가 ‘아리랑’, ‘Amazing Grace’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별순서에서 OBC앙상블이 피아노 3중주를 선보였다. 〠
 

정윤석|본지 한국주재기자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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