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세 번 바뀌었습니다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02/26 [16:26]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30년이 지났으니 강산이 세 번 바뀌었겠지요? 39세 청년기에 시작했는데 이제 60대 후반 노년기, 내년이면 70입니다. 청년기에서 노년기로 변한 것이 첫 번째 변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30년 전에는 3~4명이 글자 한 자 한 자 오려 붙이면서 며칠 밤을 지새며 수작업으로 편집을 했고, 사진 작업을 하느라 암실에서 며칠 밤을 지새며 사진을 프린트했습니다.
 

▲ 창간 초기 수작업으로 편집을 하고 있는 권순형 발행인     © 크리스찬리뷰


그런데 이젠 최첨단의 컴퓨터가 편집을 해주고 온라인으로 편집한 파일을 인쇄소로 보내면 컴퓨터를 통해 바로 편집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으로 얼마나 편하게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 크리스찬리뷰 창립 30주년 기념예배 및 북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권순형 발행인.     ©크리스찬리뷰


세 번째로 제가 호주로 이민온 것은 사진작품을 하겠다는 작가의 꿈을 안고 왔는데 기독교 잡지를 발행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어 목사님도 설교에서 언급하셨지만 감리교 목사였던 아버님께서 제가 잡지를 창간하겠다고 하니 기독교 신문, 잡지는 창간호를 내고 폐간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돈 많은 사람이 문서 선교 사명을 갖고 해야지 의욕만 갖고 하면 곧 폐간하게 되니 잘 생각해 보고 시작하라며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1989년 한·호 선교 100주년을 앞두고 시작했던 문서 사역이 지난해 한·호선교 130주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한·호 선교 역사 자료들을 발굴하여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호주 선교사들의 헌신과 한국 사랑을 널리 알리게 된 것도 30년 동안 큰 열매였습니다.
 
경남 창원에 경남선교 120주년 기념관이 개관되고 그곳에 선교 초기 한국에서 순직한 8명의 선교사의 묘지 이장과 기념비를 세우게 된 것도 크리스찬리뷰의 역할이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 경남 선교 120주년 기념관 개관식에서 구동태 감독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는 권순형 발행인(왼쪽)                    © 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리뷰 창간 정신은 “글과 사진을 통해 호주 한인교회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길이 남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많은 한·호 선교 자료와 사진들을 발굴해 냈고, 특히 2013년에는 발로 뛰어 다니며 수집한 사진들을 복원하여 경상남도 후원으로 경남근대사진전을 개최하여 호주 선교사들의 사역을 널리 알렸으며, 2014년에는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Korea: Then and Now라는 제목으로 한국 근현대 사진전을 네 달간에 걸쳐 전시한 바도 있습니다.

 

▲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근현대사진전. 네 달간 개최되었다.     © 크리스찬리뷰


당시 세 달 전시할 예정이었던 사진전이 문화원 개원이래 가장 관람객들이 몰려와 한 달을 연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창간 25주년을 맞아 2015년 2월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헤브론병원에 사진을 통한 선교를 꿈꾸며 시간을 쪼개 열심히 헤브론병원을 다녀왔습니다. 2016년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다녀왔는데 약 3만여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이중에서 100점을 엄선하여 2017년 2월부터 세 달 동안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그리고 3월에는 한국에서 동시에 ‘헤브론병원 24시’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을 열고 일 년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30여 곳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이때 도록과 단행본을 함께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헤브론병원 사진 사역이 이것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 사역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병원 3층에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환자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진 밑에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는 사도행전 16장 31절 말씀을 크메르어로 넣고 A4로 프린트해 주었습니다. 사진을 받고 얼마나 좋아하는지요?

 

▲ 헤브론 스튜디오에서 심장수술 받은 어린이 단체 촬영     © 크리스찬리뷰


저는 이 사역을 앞으로 힘이 닫을 때까지 지속적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것이 세 번째로 변한 것이고 제가 호주로 사진작가의 꿈을 안고 왔는데 하나님께서 사진을 통해 선교하라는 것이 저를 이곳으로 보내신 목적이라고 믿습니다.  
 
그동안 김명동 목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열심히 취재하여 아름다운 글들을 써주셔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젠 저도 은퇴할 나이가 지났지만 아직 후계자가 없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좋은 분이 있으면 추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오늘 날씨도 더운 주일 저녁 시간에 크리스찬리뷰 창간 30주년 기념예배와 북콘서트를 축하해 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인사에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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