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글|김환기,사진|권순형 | 입력 : 2020/03/31 [09:50]

▲ 존스 홉킨스대학의 사이언스 엔지니어링 센터에서 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실시간 전 세계 상황판.  


세계는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초기에 중국 우한에서 시작하고, 폐렴증세가 있어 ‘우한폐렴’이라고 불렀으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식적으로 ‘Coronavirus Disease-2019 (COVID-19)’라고 명명했다. 
 
코로나(corona)는 라틴어와 스페인어 등에서 왕관이란 뜻인데, 바이러스의 모양이 왕관과 비슷하게 생겨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명명하게 되었다.
 
코로나19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2,3차 감염 속도가 빠르다. 이제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들도 속속들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대한민국 (Korea)

 
2019년 12월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여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지만 한국은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갔다.
 
아래의 도표를 보면 2월 17일전까지는 거의 코로나19의 청정지대였다. 문제는 2월 17일 확진자 31번의 등장으로 모든 방어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 대한민국 지역별 누적 추이    


신천지 교인 31번 환자의 등장으로 감염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퍼지기 시작하여 2월 26일에는 1천200명 선을 넘었다. 신천지의 집단적 폐쇄성과 조직적 은폐성으로 신천지 내 확진자 숫자를 파악하기가 어려웠고, 그들의 동선을 추적할 수도 없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만희 교주는 자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그들이 발표한 통계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신천지의 포교 방법 중에 ‘모략’이란 용어가 있다. 모략이란? 포교를 위한 거짓말은 ‘합법화된 거짓말’이므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략’이란 이름으로 거짓을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신천지 집단의 발표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 이만희 씨가 기자회견에서 ‘죄송하다’며 바닥에 무릎 꿇고 큰 절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    
▲ 기자회견 전경 ©국민일보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감염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을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확진자는 물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자가격리 조치를 시켰다.
 
정부는 또한 밀집된 실내공간에서의 집회가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이 높으니 실내 집회를 가급적 중지할 것을 권하였다. 가톨릭과 불교는 정부시책에 발맞추어 모임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개신교 내에서는 의견이 갈리었으나 사태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많은 교회가 온라인으로 예배를 전환하였다.
 
신천지로 인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후 세계는 한국인을 기피하며 문을 닫기 시작했다. 중국에서조차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였다. 불과 한 달 후인 3월 중순부터 확진자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세계는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호주 (Australia)
 
코로나19의 안전지대로 생각하던 호주도 비상이 걸렸다. 3월이 시작되면서 쇼핑센터마다 ‘화장지 사재기’가 한창이었다. 정부는 화장지가 부족할 일은 없을 거라 강조했지만, 슈퍼마켓에서는 여전히 화장지를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화장지를 두고 싸우던 손님들이 칼을 꺼내들었다는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재기 분위기는 생필품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구매량을 제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마침내 호주 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2020년 3월 18일 오전 10시, 코로나 19와 관련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대국민 발표가 있었다. 
 

▲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채널 9 뉴스 캡쳐)    


호주 역사상 최초로 해외여행을 금지, 호주의 입국자들에 대한 자가 격리 그리고 사재기를 당장 멈추라는 등의 강력한 권고를 했다.
 
교회와 관련된 내용은 실내 100명, 실외는 50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한다. 실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100스퀘어 내 25명 이내의 집회만 허락한다. 성공회, 구세군, 연합교회 등의 교단은 즉각적으로 정부의 시책에 발맞추어 예배를 드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가톨릭은 미사는 드리지 않지만, 교회는 개방하여 누구든지 기도하러 올 수 있게 하였다. 한인교회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교회는 예배를 드렸지만, 대형교회들은 3월 22일 주일부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불과 4일 후 정부는 한 단계 더 높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였다. 
 
2020년 3월 24일 오후 10시, 스콧 모리슨 호주 수상은 전격적인 두 번째 대국민 발표를 했다.

 

▲ 호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    


 “3월 23일 오후 12시부터 ‘팝, 클럽, 영화관, 카지노, 예배장소, 나이트클럽, 엔터테인먼트 공간, 짐, 실내 운동 공간 등의 장소들은 모두 문을 닫을 것과 카페와 레스토랑은 테이크어웨이만 가능하고 장례식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하고, 지역 간의 여행도 금지한다.”

 

▲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생필품 사재기 극성에 슈퍼마켓은 1인당 판매량을 제한했다.  


 
위에 언급한 장소의 셧다운(Shutdown) 기간이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23일 오전부터 직업을 잃은 8만 8천여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서 센터링크(Centrelink) 앞에 장사진을 쳤다. 정부는 앞으로 70만 명 이상의 실업자가 생길 것을 예측하고 있다. 지금 호주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단체는 더 이상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수가 없게 되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호주인 기도 네트워크(Australian Prayer Network)에서는 긴급 기도 요청을 하였다.
 
1. 크리스찬들은 위기의 시기에 차별을 벗어버리고, 나라를 위하여 연합하여 기도하자.
 
2. 주 수상과 연방 수장에서 지혜를 주시고, 경제 재난이나 보건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기도하자.
 
3. 국가의료팀이 정부에 지도자들에게 정확하고 분명한 정보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이 사태를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하나님께 매달렸던 에스더의 기도가 필요할 때이다.
 
세계 (World)
 
세계는 문을 굳게 닫았다. 자국 내에서도 휴교와 여행 제한, 모임 금지 등의 조치로 도시가 정지되었다. 코로나19는 전염병의 차원을 넘어, 사회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질병으로 전 세계가 이렇게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한 적은 없었다.

 

▲ 전 세계 국가별 누적 추이    


각 나라는 앞뒤를 다투며 코로나19와 전쟁을 선포했지만 아무도 특별한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혼란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백신, 집단 면역, 개인의 태도 및 사회의 영구적인 변화를 든다. 하지만 제안된 방법 모두 불확실하고, 설사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이다. 3월 29일 현재 확진자가 9만 2천 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10%가 넘었다. 이탈리아는 전국 이동 제한령과 휴교령, 전국 비필수 업소 영업정지에 이어 3월 22일 밤 전국 모든 비필수 사업장의 영업 또는 생산 활동을 중단시키는 추가 조처를 했다.
 
스페인의 확진자도 7만여 명이 넘었고, 사망자 또한 5천900명이 넘었다. 스페인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한 이동 금지령과 국경 통제, 군 병력 투입 등을 단행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계속 맹위를 떨치고 있다.

 

▲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자 유럽은 사상 초유의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태리를 비롯한 각국의 상황을 Youtube TV화면을 캡쳐했다.  


아프리카는 타 대륙에 비하여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가나 대통령은 3월 25일을 국가 금식 기도일(National Day of Prayer and Fasting)로 선포하고 창궐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처하기 위한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였다.
 
한편 미국은 첫 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3월 29일, 12만 4천 명 이상의 확진자의 반 이상이 뉴욕에 집중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출 통제령은 뉴욕 외에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 등 여러 주로 확대되고 있다.
 
식품 배달 서비스 업종이나 약국, 은행, 주유소와 같은 생활에 필수적인 업소를 제외하고, 식당과 술집 등 비필수적 업소에 대해서는 모두 운영 임시중단 명령이 내렸다. 지금 미국은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이제 기독교도 장기전에 대비하여 ‘예배당 중심에서 교회 중심으로’로 체질을 개선해야할 때가 되었다. ‘예배당’은 예배를 드리는 ‘장소’이고, ‘교회’는 ‘성도들의 공동체’이다. ‘공간중심’의 신앙생활에서 ‘사람중심’의 신앙생활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
 
요한복음 4장에 예수님께서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인은 처음 만났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 예수님께 질문을 한다.
 
“우리 조상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선생님네 사람들은 예배드려야 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요4:20)
 
당시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리심산에서,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렸다. 사마리아 여인은 어느 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바른 예배인지를 알고 싶었다.
 
예수님은 “이 산으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를 것인데”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4:24)고 말씀하셨다.
 
예배의 본질은 ‘장소’가 아니라, 예배자의 ‘마음’이다. 이제 ‘공간중심의 예배’에서 ‘사람중심의 예배’,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 ‘OFF LINE교회’에서 ‘ON LINE교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가 되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에게 코로나19의 위기(危機)가 ‘위험이 아닌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여본다.〠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구세군라이드교회 담임사관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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