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 정확한 코로나19 정보를 제공한다

한인 의사들 주축,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위원회 출범

글|김환기사진|권순형·정성택 | 입력 : 2020/04/27 [12:52]

 

▲ 호주 교민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밝힌 호주한인의사협회 권창모 회장(식도위장관 외과 전문의)    © 크리스찬리뷰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바꾸었다. 평범한 일상의 삶이 특별한 일들이 되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하며 누리던 모두 것이 ‘감사의 조건’임을 알게 되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살전 5:16-18)는 말씀이 지금과 같이 피부로 와 닿은 적은 없었다.

 

호주 한인사회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가진 자는 지갑을 열었고, 병원은 문턱을 낮추었으며, 식당과 상점은 음식을 나누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고, 전문인은 지식을 공유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호는 외과전문의인 권창모 박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권 박사를 직접 만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면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그는 ‘호주한인의사협회’ 회장이고, 코로나 사태로 긴급하게 발족한 ‘COVID-19의료자문 위원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 권 박사님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1989년 중2 때 부모님, 형, 누나와 함께 호주로 이민을 왔습니다. 호주에 이미 정착하신 이모님 가족의 생활과 늦은감은 있어도 사촌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롭고 열린 교육을 우리 세 남매도 꼭 경험했으면 하는 굴뚝 같은 마음으로 어머니가 아버지를 설득시켜 그 당시 무리였던 투자 이민을 오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결혼 전에 수술방 간호사였는데, 제가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 존경하셨던 교수님들과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외과의사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씨앗을 심어 주신 것 같습니다.

 

전문분야 구상 중에도 수술을 통해서 병을 즉석에서 고칠 수 있고, 환자들이 겪는 병과 우려도 바로 덜어줄 수 있는 외과의 매력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2009년에 호주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 서울대병원과 영국 뉴카슬병원을 포함한 3년 동안 식도위암 연수를 마치고 2014년 귀국한 뒤, 지난 3년 동안은 시드니에 있는 Norwest Private, Nepean Private 등 여러 사립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 달은 코로라 사태로 선택적 수술이 취소된 상태라 다섯 명의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 호주한인의사협회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지요.

 

“호주한인의사협회 (Korean Australian Medical Society, KAMS)는 2013년에 이은아 박사 (Prof Alice Lee) 지도 아래에 발족됐습니다. 협회의 주 목적은 봉사, 교민과 의료진 교육, 그리고 친교입니다.

 

제가 2017년 중순부터 제3대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등록된 회원은 170여 명이고, 대부분 시드니 거주자들입니다. 행정부는 전문의 3명과 레지던트 4명 자원봉사자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KAMS의 활동 중 교민을 위한 교육과 봉사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초창기에는 한인에게 잦은 질병을 지정해 소·중 규모의 세미나를 많이 가졌고, 지난 3년 동안은 코리안 헬스 어시스트 (Korean Health Community Assist)와 호주 한인 복지회 (Australian Korean Welfare Association), 지역 정부 보건당국 (Local Health District) 등 여러 보건 단체와 힘을 모아 대규모 한인 건강 엑스포를 ‘조기진단, 조기치료’, ‘알지 그리고 이용하자’라는 주제를 갖고 개최해 왔습니다.

 

금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교민 교육과 동료 의료진과 정보 나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 COVID-19 의료자문 위원회(COVID-19 Korean Australian Medical Advisory Committee)에 대해 소개해 주시지요.

 

“금년 3월 초, 호주에서도 확진자 수가 급증가 추세를 보였고, 6주 정도 먼저 겪은 한국정부 정책과 많이 다른 호주 정부 정책에 대한 한인 동포 사이에 많은 우려와 혼동이 있었고, 의료진도 급변하는 정부와 보건부 정책으로 혼동이 많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한국에서의 입국이 통제되었고, 항공편도 취소되는 와중에, 하루 빨리 귀국하려는 한국 동포들로부터 총영사관에 끈임없이 문의가 들어왔는데 저희 의사협회에도 귀국 절차에 필요한 진료서나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한인의사협회에서도 교민들을 위한 봉사를 구상하던 중 시드니총영사관과 시드니한인회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왔고, 그후 협회 회원 7명이 3월 18일 첫 화상 회의을 가짐으로써 자문위원회가 두 가지 주요 목표를 갖고 발족하게 됐습니다.

 

첫째, 이해하기 쉽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여 한인 동포들에게 제공하자. 특히, 영어가 불편한 어르신들과 취약자들에게 신경을 쓰자.

 

둘째, 시드니총영사관의 협조를 받아 적합한 정보로 호주에 임시 거주 중인 한국 동포들을 돕자.

 

이에 위원회는 매주 온라인으로 회의를 열고 정기적으로 주요 전달 사항과 권고 사항을 생산, 배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요 전달사항 중에는 특히 60세 이상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것의 중요성, 손세정과 물리적 거리 두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의 함정과 독감 예방 접종의 중요성 등이 있습니다.

 

정보 배포는 시드니한인회에서 많은 협조를 주고 있고, 호주다 TV, SBS 라디오, 그리고 한국의 YTN News과 KBS 라디오 등을 통해서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5월 리드콤 둘리스 클럽에서 열린 제2회 한인 건강 정보 엑스포에서 강의하는 권창모 박사   © 크리스찬리뷰

 

- 호주 의료계에서 한인 의료인의 위치, 전문의, GP, 특정 사역 등 몇 명이나 되는지요?

 

“2018년 초에 살펴본 바에 따르면 시드니 내에 한인 동포 대상으로 종사하는 일반의(GP)는 46명, 그리고 전문의는 29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확인된 시드니 내 전문의들 중, 소화기내과가 6명으로 가장 많고, 안과 5명, 일반 외과, 비뇨기외과와 산부인과 3명, 호흡기내과와 신경내과에 2명, 그리고 정신과, 피부과, 소아과, 내분비학과, 성형외과와 혈관외과 등에 1명씩 있습니다.

 

이외에도 2018년 이후에 전문의 자격증을 딴 전문의들과 한인의사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특히 2세대 한인 의사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 현재 호주 코로나 19사태를 어떻게 보는지요?

 

“호주는 증가율 곡선을 평탄화시키고 첫 유행 물결의 막바지에 접어 들었습니다. 4월 27일 월요일부터 중단되었던 대기 수술도 일부 재개될 예정입니다. 4월 12일 이후 지난 열흘 동안은 호주 전체의 신규 확진자 수는 대부분 50명 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은 계속되고 있으며 폐쇄조치 완화 이후 싱가포르처럼 제2의 물결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대중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나오기 전 까지는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

 

- 코로나19는 어떤 사람이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요?

 

“호주의 검사 기준은 한국에 비교해서 더 엄격하고 좁습니다. 한국에서는 원한다면 자비를 내고 쉽게 받을 수 있지만, 호주에서는,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감염자와 접촉했거나 최근 추가적으로 감염이 발생한 지역에서 거주 등 위험요소가 최소한 하나 있으며, 반드시 증상이 동반해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검사 키트의 대량 공급으로 대중 검사 기준 폭이 넓어지고 있고, 의료진이면 감염 위험이나 감염시 타격도 더 크기 때문에 더 넓은 기준이 있습니다.”

 

▲호주한인의사협회는 교민을 위한 한인 건강 정보 엑스포를 개최하는 한편 한호 의료인들 간의 이해를 높이는 의료계 전문인 친교 및 정보 교환을 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 확진 판정을 받으면 그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요?

 

“확진 판정을 받으면 거주지 대중보건소(Public Health Unit)에서 직접 연락이 오며, 증상 파악, 접촉 추적 (Contact tracing), 증상의 심각함에 따라 자가 격리나 입원에 대한 개개인 권고를 받습니다.

 

호주에서는 종합병원 외에는 별도의 코로나 생활치료센터가 없으며, 호주 확진자 중 90% 정도는 가벼운 증상으로 자가 격리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합니다.

 

자가 격리 중 이틀마다 보건소에서 연락이 오면 증상과 자가 격리를 확인하고, 중증 특히 숨가쁨이 있을 경우 입원이 필요합니다. 5% 미만이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고, 4월 23일 현재는 호주에 총 중환자실 입원자가 50명 미만입니다. 자가 격리 해제 조건은 최초 증상이 발생한 날로부터 10일간, 무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었을 때까지입니다.

 

음성 결과를 받은 후에도 감염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 만족해야만 자가 격리를 멈출 수 있습니다. 자가 격리 해제 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위생 주의는 계속 지켜야 합니다.”

 

- 코로나19로 호주에서 한국으로 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이 있는지?

 

“호주에 머무르고 있던 한국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할 경우 현재 직항 비행기에 대한 국경 제한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3국을 경유하는 경우, 국경 통과를 할 때 해당 여행자는 음성으로 나온 COVID-19 테스트 결과나 2주 동안 증상이 없었음을 나타내는 진단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통관하기 위한 요건에 대해 국가들마다 많은 차이가 있으니, 해당 국가 대사관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입국 제한 조치 후 많은 항공로가 취소된 상태이니 전세기 항공권 구매는 여행사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된 엄격한 여행금지는 모든 호주 시민들과 영주권자들에게 적용됩니다. 여행금지 기간 동안 호주 시민인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 입국하기 위해 비자가 꼭 필요합니다.”

 

- 코로나-19 에 대한 최근 뉴스가 있다면?

 

“세계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고, 1차 단계인 사람 임상 시험이 시작된 나라도 몇몇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중용 백신은 아직 12개월 내지 18개월 기간을 예측하고 있지만, 소수 전문가는 연말 전에 의료진을 포함한 위험 대상 국민을 위한 백신 개발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핀 찌르기 현장검사(Point of Care) 항체 검사 키트 판매가 호주연방의료제품청(TGA)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호주 배경에서 이런 키트의 역할은 아직 불확실합니다.

 

이 키트는 감염초기에는 거짓으로 음성이 나올 확률이 많아 감염 사례가 누락될 수 있고, 양성이라고 해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겼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지역사회 내 면역이 얼마나 확산되었는지 평가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는 급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진단에 사용할 수 없으며 일부 주에서는 사용할 경우 벌금이 부과됩니다.

 

PCR테스트 (유전자 증폭 검사)가 지금 호주에서 유일하게 권장되는 테스트입니다. 최근에는 지역에 따라서 집에서 자가 샘플 채취 방법도 가능해졌습니다.”

 

- 호주 한인동포들을 향한 당부의 말씀은?

 

“독감 유행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일찍 독감 예방접종을 바로 받으십시오.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받기를 권합니다. 65세 이상인 경우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더 강한 효과의 접종을 받으십시오. 정부는 6세 미만의 어린이, 임산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무료 백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 거의 모든 일반 병원과 약국에서는 기록적 짧은 시간 내에 1차분 접종약이 다 소진됐고, 2차분 공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가로 65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폐렴구균 예방접종 (Pneumococcal vaccines)도 받으면 좋습니다. 이 예방접종은 한 번 완료한 후 다시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  수술방에 들어 가기 전 수술복을입고 포즈를 취한 권창모 박사. ©권창모 

 

호주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의 첫 물결의 끝자락에 있지만, 이 끝자락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필수 외출 외에는 집에 머무르기,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자주 씻기 등의 예방조치를 지속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한동안 코로나-19에 대한 대처에 몰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자문회 회원들의 전문적 의료 지식을 더욱더 효율적이고 유익한 방법으로 교민들과 한인 의료진들에게 나눌 계획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인 교민 공익 단체들, 사업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인 동포들과 의료진 공동체에 이바지했으면 합니다. 의료진 외에도 KAMS에 약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 종사자들을 연관회원(associate member)으로 초대해서 서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사진/정성택|크리스찬리뷰 디자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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