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하심

최주호/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09/28 [12:56]

 

▲     © 크리스찬리뷰


영국 왕립 자동차 협회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자들은 길을 모를 때 평균 20분 정도 버티다가 길을 물어보며, 함께 탄 여성이 “제발 좀 길을 물어보자”고 잔소리를 할 때조차 10분 이상을 꿋꿋하게 버틴다고 한다.

 

미국의 ABC방송에서도 영국 보험회사의 통계를 인용해 남성 운전자들이 자존심 때문에 길을 묻지 않아 일 년 동안 평균 444km나 헛주행을 한다는 조사 결과를 보도한 적이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빨리 길을 찾을 수 있고 유능함에 이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데도 말이다.(요청의 힘에서 김찬배)

 

설교를 준비하다 보면 어떤 예화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오늘 네비게이션에 관련된 이 예화가 그렇다. 이유는 나도 네비를 무시한 채 내 오기로 운전했던 경험이 있기에 굳이 영국이나 미국까지 갈 것도 없다.(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다.)

 

오늘 금요 기도회 말씀은 렘 10장 23절이다.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사람의 길이 자신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

 

이 말씀을 공동번역으로 보면 더 실감이 난다.

 

“야훼께서 아시다시피, 사람이 산다는 것이 제 마음대로 됩니까? 사람이 한 발짝인들 제 힘으로 내디딜 수 있습니까?”

 

잠언도 이 말씀과 똑 같은 의미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

 

가끔 잘나고 똑똑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승진이나 선거나 입시철이 되면 점쟁이들을 찾아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한계는 정해진 살 날과 모르는 미래가 아닐까?

 

그렇기에 돈을 싸 들고 가서라도 미래를 맞추는 사람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다.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 중에는 타로점을 잘 본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어렸을 때에 할머니가 화투로 운세띠는 것을 보았는데 화투가 타로로 달라졌을 뿐 인간의 본성은 일도 변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맞다! 인간의 죄성 어디 가겠는가? 실은 죄악으로 인해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유다를 보면서 예레미야 선지자는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족한지를 설명하는 부분인데 예레미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인간(?)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 지도 모른 채 죄악을 떡 먹듯이 저지르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부디 너그럽게 봐주십사고 부탁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을 대라고 한다면 나는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라고 본다. 아니 물어보기만 하면 답이 금새 나올 텐데 자존심 때문에 묻지 않고결국 자신의 어리석음의 열매를 따먹는 사람이다.

 

마치 처음 이야기한 네비게이션 예화처럼 자존심으로 인한 똥고집을 꺾을 수는 없는 사람 말이다. 하나님께 물어본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말씀의 제목은 ‘인도하심’이다.

 

내 생각과 지식이 아닌 하나님의 생각에 맞추어 나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정렬시키는 것은 지금보다는 훗날 더 유익한 일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미래를 알고 주관하기 때문이다.

 

복음이 우리에게 주는 3가지 유익이 무엇인지 아는가?

 

1. 복음은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준다

 

우리가 죄인이고 죽음을 기다리는 존재라는 것… 아무리 천천히 잘 살았다고 해도 죽음은 나보다 더 빨리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죽음의 그늘 아래서 사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희망이란 없다.

 

2. 복음은 하나님이 누구인지를 알게 해준다.

 

나에게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자연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존재를 찾는다. 우리는 그 분이 누구인지 잘 안다. 바로 성경의 하나님이신데 이 분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건이 있다.

 

바로 갈보리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사건이다.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으신 그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3. 복음은 구원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나도 알고 하나님도 알았으니 이제 나머지 한 가지만 더 알면 된다. 그것은 바로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나 같은 죄인을 위해서 예비해 놓으신 구원의 길이다.

 

구원의 길은 여러 가지 다양한 단어들로 표현된다. 믿음… 영접… 신뢰… 받아들임… 회복… 등

 

그런데 오늘 예레미야식 버전으로 한다면 내 생각과 내 뜻을 내려 놓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 구원이다.

 

‘인도하심’

 

실은 누군가의 인도함을 받기 전에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가 있다면 그것은 인도자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인도자의 말에 순종하는 것이다.

 

마치 해외 여행을 갔을 때에 깃발 들고 인도하는 투어 가이드를 따라서 여행을 하듯이 하나님이 인도하는 깃발을 잘 보고 가라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후회없는 인생의 여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하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이 있다면 사랑하는 남성 동지들은 선천적으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잘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인도를 받는 것이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는 것처럼 느끼고 그래서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운전대를 잡고 가다가 일 년 동안 평균 444킬로를 헛되게 더 운전한단다. 오늘은 그런 우리 남성 동지들을 위해 이 말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다.

 

덴마크의 속담이다. “한 번 길을 잃는 것보다 두 번 물어보는 것이 더 낫다.”

 

자존심 내려 놓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잘 받는 자가

후회없는 인생을 사는 자다. 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부터 들어야 할 말인데~

 

정말 봄이다. 이리도 아름답게 꽃이 핀 것을 보니~

 

 

최주호|멜번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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