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변화시키는 커뮤니티

어둔 세상에 희망의 등대가 되고, 표류하는 인생에 천국의 나침반과 같은 단체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20/09/28 [15:03]

 

▲ 파라마타 미션 최고 책임자 키스 해밀턴 목사     © 크리스찬리뷰


지난 9월 7일, ‘파라마다 미션’(Parramatta Mission)을 찾았다. 파라마타 지역은 공사 중이었다. 도로는 모노레일 공사를 하고 있었고, 센터 뒤쪽은 층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빌딩이 하늘을 향하여 치솟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리에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공사 소음은 더 크게 들렸다.

 

파라마타 미션은 시드니 서부 전역에서 식사, 숙박 및 정신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며, 거의 5백 명의 직원들과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70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는 최고 경영자(CEO)인 키스 해밀턴 목사(Rev. Keith Hamilton)를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2층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11시가 가까이 되자 비서가 내려와서 3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처음 보지만 어디선가 만났던 사람 같았다. 목회자의 겸손함과 경영자의 지혜를 동시에 겸비한 사람 같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악수도 하지 못하고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12시에 다른 약속이 있어서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파라마타 미션 리셉션     © 크리스찬리뷰

 

- 파라마타 미션의 역사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파라마타 미션은 호주 연합교회(Uniting Church in Australia)에 속해 있습니다. 1815년 서부 시드니 지역에 사무엘 레이(Samuel Leigh) 목사님께서 최초의 웨슬리안 감리교회를 시작했고, 1821년 이곳에 웨슬리안 감리교회를 건축했습니다. 벌써 200년이 넘었군요.

 

1839년 재건축을 하고 맥쿼리 홀(Macquarie Hall)이 라고 부르다가 1885년 다시 건축을 하고 창립자인 레이(Leigh) 목사님을 기념하여 레이기념관(Leigh Memorial)이란 이름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 라마타 미션이 있는 교회 앞에서 한 노숙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 파라마타 미션 의 사역을 상징하는 그림이 강당 벽면에 걸려 있다.     © 크리스찬리뷰


작은 교회로 시작하여 이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도시 선교를 시작한 것은 1970년 초반입니다. 파라마타 지역을 중심으로 노숙자 및 위기에 직면하고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977년에 파라마타 미션의 감리교회는 호주 전역에 있는 장로교 및 회중 교단이 연합한 호주연합교회(Uniting Church in Australia)에 소속되어, 지금은 호주연합교회의 일원으로 서부 시드니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역 사회에 희망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노숙자, 위기에 직면 한 사람,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등이 포함됩니다.”

 

-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시나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일 노숙자를 위한 음식 제공,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숙식 제공, 가정폭력,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상담, 여성이나 가장 폭력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호스텔 등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은 다른 기관에 의뢰하기도 합니다.

 

세인트 빈센트 폴, 미션 오스트레일리아, 구세군 등과 같은 단체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단체와도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간 내에 전기세나 물세 등을 내지 못해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정부 기관에 직접 연락해서 분납을 하거나, 지불 기간을 연장해 주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노숙자들에게 옷이나 이불 등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샤워나 세탁할 수 있는 시설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 파라마타 미션을 후원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봉사자들. ©Parramatta Mission     

 

-어떤 숙박시설이 있나요?

 

“남자 노숙자를 위한 호스텔이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노숙자가 된 사람들을 위한 시설입니다. 현재 약 30개의 침대(bed)가 있습니다. 최대한 6개월까지 머물 수 있습니다. 머무는 동안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하여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육의 문제만 해결해주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에 심리치료사와 상담하여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각자의 필요에 합당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청소년 위한 위기관리 시설도 있고, 여성을 위한 숙박시설도 있습니다. 웨스트미드병원 근처에 환자 가족들을 위한 시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 시설입니다. 웨스트미드 어린이 병원에도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유닛이 있습니다.”

 

- 여성 숙소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여성 숙소는 분산되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곳이 있는데, 각각 8명, 5명, 5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통계에 의하면 호주 전체에는 115,000여 명의 노숙자가 있는데, 남자와 여성의 비율은 50:50 정도가 됩니다. 노숙자의 숫자는 남녀 비슷한데 여자 숙소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노숙자는 길에서 자는 사람만을 칭하지 않습니다. 잘 곳이 없어 이집저집을 전전하며 다니는 노숙자도 있습니다.”

 

- 또 다른 사역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상담을 통해서 개인들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줍니다. 가정폭력으로 위기 시설을 찾아 온 여성들을 위해서는 직원이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공부도 도와줍니다.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들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곳에서 해결이 안 되면 전문 기관에 위탁도 합니다. 이외에도 정신건강과 관련된 사역도 있습니다.”

 

▲ 파라마타 미션과 함께하는 사람들.   ©Parramatta Mission  

 

▲ 최근 파라마타 지역은 건축 붐이 한창이다.     © 크리스찬리뷰


- 정신건강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주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환자 가족 또는 간병인, 위기에 처한 사람들, 취약한 커뮤니티 또는 그룹 등 삶의 현장에서 재정적 또는 정서적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있습니다.

 

4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회복 중심의 서비스,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LikeMind’는 NSW 보건부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성인과 그 가족 및 간병인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LikeMind는 여러 부문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기존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나의 액세스 가능하고 매력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통합하여 공동 위치에 있는 도움과 지원의 통합 서비스 허브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훈련된 의료 전문가와 함께 시작하여 귀하의 특정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목표를 경청하며, 이를 달성하기위한 ‘Coordinated Care Plan’을 개발하도록 도와줍니다.

 

LikeMind는 25세 이상의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고, 25세 이하의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HeadFace’라고 합니다. ‘LikeMind’와 유사한 프로그램입니다.

 

‘WSLARS’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시설에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직접 그들에게 찾아가서 도와드립니다. WSLARS 커뮤니티 및 센터 기반 활동과 외출로 구성된 번성하는 사회 활동의 허브입니다.

 

WSLARS의 목표는 일대일 파일 검토를 통해 확인된 회원의 목표와 지원 요구, 고객이 자유롭게 액세스 할 수 있는 제안 상자에서 수집한 제안, 고객이 어떤 활동, 교육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 원 호텔 & 아파트먼트 부분에서 시회적 기업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7 웨스턴 시드니 비즈니스 어워드를 수상한 파라마타 미션 최고 책임자 키스 해밀턴 목사. ©Parramatta Mission    

 

집안에만 있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지역 사회 등을 방문해서 함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드니 전역에 걸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각 사람의 특성에 따라 자신들 스스로가 회복 여정을 이끌도록 자립성을 부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는 ‘HOPE’입니다. 희망을 잃으면 삶의 방향을 잃게 됩니다. 내일이 없는 사람들은 생각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지요. 그들이 버린 희망을 우리가 대신 품고 때가 되면 그들에게 되돌려주고 있습니다.”

 

- 교회 사역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파라마타 미션에 속한 두 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파라마타의 레이기념교회와 웨스트미드교회입니다. 레이기념교회에서는 피지인예배와 다민족예배 그리고 한인예배를 드리고 있고, 웨스트미드교회는 다민족교회입니다.

 

하나님을 경배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제자의 삶을 육성하고, 지역 사회와 연결하며, 기도하고 실천하는 봉사를 통해 파라마타 선교의 핵심 가치인 은혜, 포용, 존엄, 신앙, 희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연합 교회는 ‘예배, 증거, 봉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 호주연합교회(NSW/ACT)는 수요일 COVID-19 확산으로 인해 예배를 포함한 모든 모임의 중단에 관한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 파라마타 미션에 설치되어 있는 잠언 3장 성구     © 크리스찬리뷰

 

현재 Parramatta Mission의 교회는 공중 보건 및 안전을 위해 교단을 권고를 준수하고 줌(zoom)을 통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지만 긍정적인 점도 있습니다. 그동안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줌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면 예배가 시작되더라도 비대면 예배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 파라마타 미션 중앙 벽면에 희망(Hope)이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희망을 잃으면 삶의 방향을 잃게 된다는 것이 파라마타 미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이다     © 크리스찬리뷰

 

- 이외에도 교회에 특별한 사역이 있나요?

 

“파라마타에는 레바논, 인디안 그리고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 지역이다 보니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9월 21일에는 다 종교의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서 평화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올해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바하이 종교 등 다양한 종교 지도자가 함께 모여서 이 땅의 평화를 함께 기도합니다.

 

약 16개의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돕는 모임입니다.”

 

- 어떻게 목회자로 헌신하게 되었습니까?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1981년이었습니다. 그 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믿지 않는 직장 동료가 목회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교회의 성도들도 목회자가 될 것을 권면했고, 저 자신도 개인적인 부르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5년 동안 평신도 지도자로 사역하다가 1986년 신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명을 주실 때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은사도 주십니다.

 

지금까지 12년 6개월 동안 이곳에서 사역을 했고, 내년 2월에는 다른 사역지를 찾아갑니다. 10월에 사역을 마치고 남은 기간은 박사 학위 논문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맡긴 상태입니다. 저보다 저를 더 잘 알고 계신 하나님께서 어디로 인도할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해밀턴 목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1층에 있는 노숙자 사역 장소로 갔다. 코로나 사태로 노숙자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도시락을 들고 떠난 시간이다. 코디네이터(coordinator)인 폴(Paul)을 만났다. 청바지를 입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조금 늦게 도착한 노숙자들을 돕고 있었다. 그는 친절하고도 다정하게 음식만 아니라 옷도 나누어 주고 있었다.

 

폴은 센터 중앙에 ‘HOPE’라고 쓴 벽 앞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헤밀턴 목사가 말한 ‘HOPE’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희망은 ‘영혼의 닻’이라고 했다. 희망은 오늘을 사는 힘의 원천이다.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은 인생을 표류한다. 파라마타 미션은 어둔 세상에 희망의 등대와 같고, 표류하는 인생에 천국의 나침반과 같은 단체이다.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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