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충성하라

서머나 교회(계 2:8-11)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0/12/29 [15:16]

서머나의 모든 경제 활동은 상인조합(Guild)에 가입을 해야만 가능했다. 그런데 상인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 황제 숭배였다. 하지만 서머나교회는 황제 숭배를 거부했고 당연히 상인조합원이 되지 못했다. 그때문에 서머나교회는 엄청난 경제적 압박과 불이익을 받아야 했고, 결국 극심한 궁핍에 처했다.

 

유대인의 고발

 

이런 서머나교회를 더욱 어렵게 했던 이들은 유대인이었다. 당시 회당에 나가는 유대인들은 특별히 황제 숭배 의무를 면제받았다.

 

처음에는 그리스도인들도 자유롭게 유대인 회당에 나갔고, 그때는 그리스도인들도 황제 숭배 의무를 면제받았다. 상인조합에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았다. 별다른 박해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유대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을 유대인 회당에서 내어 쫓더니 그리스도인들을 비방하고 나섰다.

 

“저들은 유대교인이 아니며 황제숭배도 거부한다”고 고소까지 했다. 그때부터 서머나 교인들이 투옥되고, 매맞고, 원형 경기장에 끌려가 사자밥이 되고, 화형을 당하는 등 혹독한 박해를 받았다. 상인 조합에서도 쫓겨나 극심한 궁핍에 처하게 되었다.

 

충성하다 죽어라

 

그런데 예수님은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 고난에 마귀까지 등장을 했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에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여기에서 “십 일”은 ‘열흘’이 아니라, ‘아주 혹독한 환난’을 말한다.

 

지금껏 받은 환난과 궁핍만 해도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예수님은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마귀의 환난을 당해야 한다고 하신다. 당혹스럽고 절망적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원문대로 직역을 하면 “충성하다 죽어라”는 뜻이다. 믿음을 지키다 그냥 죽으라는 말씀이다.

 

서머나교회는 책망 받을 일도 없었고 칭찬만 받은 교회였다. 환난과 궁핍 속에서도 믿음을 지켜낸 교회였다. 개처럼 끌려가서 죽도록 맞아도,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도 끝끝내 황제 숭배를 거부한 신실한 교회였다. 그러면 예수님이 상을 주셔도 시원치 않을 판에 “충성하다 죽어야 한다”고 하신다.

 

믿음은 고상하지 않다

 

베드로, 바울, 요한이 얼마나 많은 사역을 했는가! 사역을 하다 투옥되고 매를 맞고 귀향도 갔다. 그들의 사역과 설교가 성경에 가득하다. 그런데 그들이 사역을 멈추었는가? 할 만큼 했으니 쉬었는가? 아니다. 충성하다 죽었다.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고, 바울은 참수형을 당했고, 요한은 밧모섬에 귀향가 죽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도 쉴 틈이 없이 사역을 하셨다. 사역을 하시다 이동 중인 뱃 고물에서 겨우 눈을 붙이셨고, 한밤중에도 기도하셨고 새벽 미명에도 기도하셨다.

 

갈릴리, 사마리아, 예루살렘, 여리고를 누비시며 숱한 병자들을 고쳐주셨고, 수많은 무리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다. 열두 제자도 키워내셨다.

 

그런데 예수님이 어떻게 하셨는가? 사역을 멈추셨는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시며 쉬셨는가? 아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며 충성하다 죽으셨다.

 

믿음은 고상한 게 아니다. 신앙은 자존심 내세우고 체면 따지는 게 아니다. 사역은 하고 싶을 때, 기분에 따라 하다 말다 하는 게 아니다. 충성하다 죽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생명의 면류관을 얻게 된다. 샬롬! 〠

 

정지홍|킬라라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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