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닻과 돛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2/22 [11:45]

히브리서는 히브리인들, 즉 유대인에게 보낸 서신이다. 신약성경 중에 유일하게 저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저자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언급되고 있지만 정확한 근거가 없다. 당시 기독교는 정치적으로는 로마의 박해를 받았고, 종교적으로는 유대교의 박해를 받고 있었다.

 

히브리서는 박해를 받고 있는 유대인인 신자들에게 인내하며 믿음을 지킬 것을 권면하고 있다. 히브리서 내용은 초대교회 당시 기독교 유대인들을 향한 복음의 메시지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옛 언약의 모형들을 열거하면서 새 언약의 주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완성한 분이시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히브리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성경에 종종 ‘반차(班次)’란 용어가 등장한다. 아론의 반차, 멜기세덱의 반차가 그것이다. 개역개정판에는 반차라는 단어는 히브리서에만 5번 등장한다.(히 5:6,10, 6:20, 7:11,17) 사전을 찾아보면 반차(班次)의 동의어는 계열(系列)이다.

 

멜기세덱은 창세기 14장에 처음 등장한다. 아브라함이 조카 롯과 가족들을 구하기 위하여 318명의 군사를 이끌고 가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주고 아브라함은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친다.

 

히브리 기자는 멜기세덱이 “하나님의 아들을 닮아 항상 제사장으로 있고”(히 7:3), “예수님이 멜기세덱의 계열을 따른 제사장”(히브리 5:6, 7:17)이라고 기록했다. 히브리서 기자가 말하는 ‘멜기세섹의 반차’의 의미는 육신의 혈통이 아닌 영적 혈통이란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셔서 십자가의 제단 위에, 제물이 되시고, 제사장이 되셔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여 주셨다.

 

로댕은 단테의 신곡을 읽고 감동을 받아 '생각하는 사람'을 만들었다. 원래는 지옥의 문 윗부분에서 지옥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고뇌하는 작은 형상이었다.

 

그것을 1888년에 독립된 작품으로 크게 만들어, 1904년 살롱에 출품하고부터 유명해졌다. 전신 근육의 긴장에 의하여 격렬하게 고뇌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응결시켰다. 단테의 신곡에 지옥문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여기에 들어오는 자,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 지옥이란 더 이상의 희망을 품을 수 없는 곳이다.

 

시편 107편에는 인생을 항해로 비유하는 구절이 나온다. 세상의 바다는 순풍에 돛 단 것같이 순조롭지가 않다. 높은 파도, 강한 바람,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등으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목적지가 없는 배는 표류하지만, 목적지가 있는 배는 항해한다.

 

우리의 배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시인은 그곳을 “소원의 항구”(시107:30)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소원의 항구”를 향하여 낮에는 돛을 높이 올려 전진하고, 밤에는 닻을 깊이 내려 휴식한다. 닻과 돛은 항해의 필수품이다.

 

필자는 1979년 4월 17일에 입대했다. 군 생활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때쯤 큰 형님에게서 편지가 왔다. 그는 해병대 장교 출신이다. 자신의 군 생활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느 추운 겨울에 출항하기 위해 닻을 올리던 중 줄이 풀리면서 닻이 바다 속으로 떨어졌다. 모두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 부대원 중 한 명이 차가운 겨울 바다로 뛰어들어 줄을 연결한 후, 닻을 올리고 출항할 수 있었다.

 

히브리서 기자는 소망을 ‘영혼의 닻’이라고 했다. 닻의 기능은 배를 정박하게 한다. 파도가 치고 물결이 출렁일 때, 닻을 깊이 내린 배는 흔들릴 수는 있지만 파도에 쓸려가지 않는다. 쉼 없는 거센 물결과 바람 앞에서 단단히 뿌리내리는 균형과 절제와 안정의 추이다.

 

항구에 돛을 내린 배는 안전하지만, 배는 정박하기 위해서 만들지 않았다. 배는 돛을 올리고 출항해야 한다. 순풍에 돛을 올리면 빠르게 앞으로 나갈 수 있지만, 역풍에도 삼각 돛은 전후의 압력 차이로 전진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닻을 내려 정박해야 하고, 낮이 되면 돛을 올려 항해해야 한다.

 

세상의 바다에서 소망이 ‘영혼의 닻’이 되고, 소망이 ‘영혼의 돛’이 되어, ‘소망의 항구’를 향하여 오늘도 믿음으로 항해하자.〠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구세군라이드교회

▲ 김환기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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