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05/25 [15:57]

Q: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제 자신이 대화가 잘 안되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네요. 잔소리도 잘하고 화도 잘 내고, 한 소리 또 하고, 더 심해질까 걱정이 되네요.

 

A: 살아가다 보면 대화 나누기가 싫어지는 사람의 부류가 몇 있습니다. 한 부류는 대화를 할 때마다 타인을 가르치려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 사람이 지식이 많고 또는 가르치는 직종과 관련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클 수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상의 특성이 일반적인 대상과 대화를 나눌 때도 드러나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선생님이신 분이 집에 와서 배우자에게 학생에게 가르치듯이 하는 것 또는 교회의 목사님이 집에 와서 아내에게 교인에게 교리를 가르치듯이 하는 것 또는 지인과 대화를 하는데 고민을 듣고 공감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해라고 전문가처럼 답을 주려고 하는 경우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불편합니다.

 

또 한 부류는 장소와 시간과 상관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분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떤 이는 자신의 괴롭고 힘든 처지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하는가 하면 자신에 대한 자랑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 힘든 것이 바로 ‘상호 작용’입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서로에게 영향력을 ‘주고받기’를 원하는데, 말이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방 통행과 같은 한 방향의 이야기만 듣게 됩니다. 상담시간도 아닌데, 즐거움과 교감을 나누기 위한 대화 시간에 듣기만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이외에도 질문을 하면 단답형으로만 답하는 사람 등 대화하기가 쉽지 않은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삶의 모습이 한 부분에 있어서 심하게 고착되어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평소에, 안전한 모임이 있거나 사람이 있을 때 자신을 잘 오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묵상 (예: 성경을 읽고 메시지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을 하거나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매일 해야 하는 많은 일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다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지, 누구를 위해서 사는지, 나에게는 어떤 부분에서 성장이 필요한지를 생각해 보지 않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면 잘못된 나의 행동도 돌아보지 않게 되고, 소중한 관계도 가볍게 여기에 되고, 건강이 나빠져가는데도 그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10분 정도 또는 그 이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사람은 점점 더 성숙할 수 있게 됩니다. 조사에 의하면 ‘유능한 치료사’는 반성하는 치료사(reflective therapist)라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치료사뿐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은 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만날 때 그때의 나의 반응을 스스로 돌아보고,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적용해 보는 반성적인 경험을 매일 하는 사람은 성장하며 주위의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며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작은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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