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밀리고 문명의 횃불 앞에 무릎 꿇었을지라도 조상대대 길들여진 노래와 섬세한 몸짓
문자도 없이 전설처럼 살아온 아보리진의 자존이 영롱하고 디저리두의 살아있는 소리는 외객의 눈시울을 적신다
그랬겠지, 수억 년 살아온 마더랜드를 백인에게 내어주기가 쉬웠겠는가
1838년 6월 마이올 크릭은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바람은 학살된 여자의 피 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아이의 시체는 목이 잘려 버려졌다
나무숲은 그 옷자락을 말아 올려 얼굴을 가려버렸고 마이올 크릭 역전은 그 호흡을 멈췄다.
방문객의 향기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교류되어 머리를 끄덕여 인사를 나누면 눈과 눈으로 사랑이 머물고.
*마이올 크릭: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591km 떨어진 아보리진마을.원주민 학살 사건을 추모하는 행사가 매년 6월 마이올 크릭 현장에서 열린다.
글/김명동|편집인, 세계모던포엠작가회 회원 사진/권순형|발행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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