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오페라 ‘오텔로’의 주역 ‘데스데모나’ 역 맡아

글/주경식 사진/권순형 | 입력 : 2021/07/26 [10:49]
▲   8/2021 표지 © 크리스찬리뷰

 

▲ 유럽을 주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카라손(Karah Son, 손현경)     © 크리스찬리뷰


명실공히, 한국은 이제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문화강국이 되었다.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도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어디 이뿐인가? BTS(방탄 소년단)는 미국 빌보드 차트 7주 연속 1위에 랭크되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심지어 호주 맥도날드에서 BTS버거까지 팔리고 있어 한국인인 것이 요즘만큼 자랑스러운 때가 없다.

 

한국인이 노래를 잘하는 것은 이미 전 세계가 알고 있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한국인만큼 평균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민족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래 중에서도 특히 성악이나 오페라는 어렵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카라손

 

오페라 같은 경우는 유럽에서 시작되었고 언어적인 부담이 있어 아무리 노래를 잘한다고 해도 한국인들이 오페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한국인 오페라 가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들을 하고 있다.

 

카라손(Karah Son, 손현경)도 한국인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명한 오페라 가수이다. 카라손은 이미 호주 오페라 하우스에서 두 차례나 주인공으로 공연(2019년 나비부인, 2020년 라보엠)을 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호주 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이다. 2017년에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보수 공사로 인해 시티의 ‘캐피탈 시어터’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했다.

 

올해 그녀는 네 번째 시드니를 방문했다. 바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7월 16일부터 29일까지 공연될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Otello)의 여자 주인공 ‘데스데모나’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카라손은 지난 5월 31일 시드니에 도착했다. 시드니에 도착한 다음 2주간 격리 기간을 마치고 난 후 6월 15일부터 컨디션을 조절하며 공연 준비로 하루하루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카라손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접한 기자 일행은 인터뷰를 위해 6월 25일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홍보담당 매니저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오페라 홍보담당 매니저인 리자(Lisa)로부터 답변이 왔다.

 

지금 시드니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고 카라손 일정이 바쁘니 추이를 지켜보며 인터뷰 일정을 잡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락다운으로 인해 공연이 지장은 받겠지만 아예 공연이 취소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 카라손은 가장 자신있는 오페라 배역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여주인공 ‘초초상’ 역이라고 말한다.     ©카라손

 

▲ 나비부인’ 여주인공 ‘초초상’ 역의 카라손.     © 카라손


그런데 하루 다음 날인 6월 26일 오후 6시를 기해 7월 9일 자정까지 광역 시드니 전역에 2주간 락다운이 실시된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럼에도 공연이 7월 16일 시작하니까 당연히 공연은 무사히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자의 순진한 생각이었다. 계속 락다운 추이를 지켜보면서 카라손과의 대면 인터뷰를 날짜를 조정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엎친데 덥친격으로, 오페하 하우스에서 일하는 직원이 델타 바이러스 확진을 받는 바람에 오페라 하우스에서 간접 접촉한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대기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로 인해 오페라 가수들을 포함 오케스트라 연주자들까지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갈 수 없고 공연 연습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드니 락다운으로 공연 취소 사태

 

아무래도 대면 인터뷰는 어렵다고 판단한 편집진은 더 미룰 수 없어 권 발행인이 7월 13일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사진을 먼저 촬영하고 기자는 다음 날 줌(ZOOM)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때까지 오페라 하우스 공연이 영원히 취소되리라고는 카라손도 기자도 생각하지 못했다.

 

줌 인터뷰가 끝나고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는 중이었는데 그날 저녁 카라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녀가 속한 이태리 ‘스테이지 도어’(Stage Door)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이번 시드니 공연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취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 오페라 ‘나비부인’ 여주인공 ‘초초상’ 역을 맡은 카라손이 열창하고 있다.     © 카라손

 

7월 14일 저녁이었다. 그날은 아직 7월 31일까지 2주 동안 락다운이 추가로 연장된다는 보도를 접하기 전이었다. 공식적인 락다운 연장 소식은 7월 16일 발표되었다. 그런데도 오페라 하우스측에서는 정부의 락다운 추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2021년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오텔로’ 공연은 취소가 되었다. 일부러 격리기간을 감수하면서까지 호주에 와서 공연 준비를 하던 카라손도 아쉬움을 접고 7월 15일 바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공연이 취소되어 많이 아쉽다. 그러나 기자보다도 당사자인 본인은 누구보다도 아쉬운 마음이 컷으리라. 그럼에도 그녀는 공항에서 밝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편집국장님, 취소가 확정되어서 이렇게 갑자기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에 꼭 다시 뵙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건강히 잘 지내시고 주님의 은혜 가득 누리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대면으로 인터뷰를 하기 원했지만, 사정상 줌 인터뷰를 하게 되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젊은 세대이기도 하고 테크놀로지에 익숙해서인지 오히려 화상 인터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다음은 카라손과 일문일답이다.

 

오페라 매력에 흠뻑 빠져 이태리 유학

 

- 간단히 본인 소개 및 가족을 소개해 주시지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 ‘오텔로’의 여주인공 ‘데스데모나’역을 맡은 소프라노 카라손입니다. 원래 한국 이름은 손현경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태리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다 보니 이태리식 이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태리어로 카라는 까라(Cara)라고 표기하는데 ‘귀여운’ ‘사랑스러운’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억하기 쉽게 이태리에서는 ‘까라’로 부르고, 이것을 영어로 바꾸어 ‘카라(Karah)’로 부르고 있습니다.

 

가족은 프로듀서인 남편과,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남편도 원래 대학 때 성악을 전공했는데 방송일을 배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은 프로듀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성악을 전공하게 된 동기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을 배울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클래식 음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초등학교 6학년 무렵에 예술중학교를 한번 가볼까 생각하고 성악 레슨을 한 달 정도 받았습니다.

 

그때 제 소리가 확 트인 것 같아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크고 발성이 좋다고 했지만 예술중학교에는 진학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6학년 말에서야 성악 레슨을 몇 번 받았고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아 포기하고 그냥 일반 중고등학교로 진학했습니다.

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대학 진로를 결정할 무렵 음악 선생님께서 실기시간에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시고 넌 꼭 성악을 전공해야 한다고 권면해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성악을 공부했고 오페라를 한번 접한 뒤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빠져 ‘아, 나의 길은 바로 이 길이다’라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나 열심히 연습해서 운좋게 연세대 음대 성악과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 성악을 전공한다고 다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게 되었나요?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99%의 꿈은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자기가 내는 음의 성향에 따라 가곡을 부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악 전공자들은 오페라 가수로 데뷔하는 것이 그들의 장래 소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연대 성악과에 진학한 후 이태리 오페라 가수 ‘미렐라 프레니’를 알게 되었는데 제가 그분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세계 3대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친구이기도 한 유명한 분입니다. 그분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미렐라 프레니’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그녀가 있는 이태리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바로 ‘미렐라 프레니’ 밑에 가서 사사를 받을 기회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이태리 콘소바토리에 가서 석사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카데미아에서도 언어와 음악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제가 프로로 데뷔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때는 결혼도 해서 아들도 생긴 상태였고, 그냥 귀국해야 하나 갈등을 할 때였습니다. 그때 마침 ‘미렐라 프레니’ 선생님이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한다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귀국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도전해 보자 하고 그분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해서 노래를 불렀는데 다행히 제 소리를 인정해 주시고 너무 좋아하시면서 자기랑 같이 공부하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미렐라 프레니 선생님께서 이태리 주정부에서 인정받은 미렐라 프레니 아카데미아(Mirella Freni Academia)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저를 장학생으로 받아 주셔서 그 학교에서 3년 동안 장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분 밑에서 3년간 공부하고 난 후 프로로 데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시드니에 봉쇄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공연이 취소되어 한국으로 귀국한 카라손. 귀국하기 이틀 전 록스에서 촬영했다.     © 크리스찬리뷰

 

세계적 성악가 ‘미렐라 프레니’ 제자로 발탁

 

- 그동안 많은 무대에서 공연하고 상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주시지요.

 

“한국에서는 중앙콩쿠르 1위, 음협 콩쿠르, 이대웅 콩쿠르 상위 입상 등을 했습니다. 그 후 이태리로 건너가 베르첼리의 G. Viotti 콩쿠르,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G. Vinas 콩쿠르, 프랑스 마르세유 'Opera de Marsellie'에서 입상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아무래도 2008년 저의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로나 극장에서 열린 ‘투란도트’ 오페라였는데, 제가 ‘리우’역으로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딛는 순간이었습니다.

 

▲ 오페라 ‘나비부인’ 여주인공 ‘초초상’ 역을 3백 번 이상 공연한 카라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한 기록을 갖고 있다.     © 카라손

 

물론 전에 여러 콩쿠르와 졸업 무대에도 서봤지만, 제 생애 첫 번째로 하는 프로 데뷔 무대인지라 관객들도 많고 얼마나 긴장되고 떨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미렐라 프레니 선생님께서 극장까지 직접 오셔서 격려해 주시고 데뷔 선물까지 주셨습니다. 그분 덕에 용기를 얻어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 이후에 많은 극장들로부터 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당히 유럽 프로 무대에 서게 된 것이지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실 유학 중 아기를 낳고 몇 년간 노래를 하지 못하면서 음악 생활을 그만두어야 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권유로 다시 노래를 시작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포기하고 귀국하려고 할 때 극적으로 세계적인 성악가 ‘미렐라 프레니’ 선생님의 제자로 발탁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3년 동안 전통적인 이탈리아 벨칸토 창법과 언어를 깊이 있게 지도받으면서 현지 음악인들과 나란히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이 모든게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나비부인 여주인공 ‘초초상’역 3백 번 이상 공연

 

- 많은 오페라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와 가장 자신 있는 배역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는 푸치니의 ‘토스카’입니다. 드라마틱한 소리와 연기로 극의 재미뿐 아니라 음악의 아름다움이 너무 매력적인 오페라라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도 여러 차례 여주인공 ‘토스카’역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그녀가 연기한 ‘토스카’역이 가장 뛰어난 연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가장 자신있는 오페라는 역시 푸치니의 ‘나비부인’입니다. 여주인공 ‘초초상’의 역할은 아마 제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한 사람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3백 번 이상은 공연한 것 같습니다. 자다가 바로 일어나서도 부를 수 있는 그런 역할입니다.

 

특히 여주인공 ‘초초상’은 극중 일본 게이샤로 나오기 때문에 저도 같은 동양인으로 적합한 배역이기도 합니다. 제가 푸치니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나비부인’의 ‘초초상’ 역할은 워낙 많이 공연해서 가장 자신있는 배역입니다.”

 

▲ 카라손의 오페라 공연 장면들.     © 크리스찬리뷰 & 카라손

 

- 오페라 가수 인생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사건)이 있었다면 이야기 해주십시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오페라 가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대에 서기 전에 항상 기도를 하면서 무대에 올라갑니다.

 

스웨덴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할 때였습니다. 10회의 공연이 잡혀 있었는데, 보통 가수들은 첫 공연에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부터는 긴장이 조금씩 풀리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그때는 웬일인지 첫 공연보다 계속 더 신경을 쓰고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열 번의 공연 중 다섯 번이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이 있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였는데 ‘나비부인’ 공연을 처음 관람하고 너무 행복하고 감동받아서 그 다음 공연에도 계속 표를 사서 오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특히 저의 연기와 노래에 감동을 받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제 노래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도 보람되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오페라 가수가 되기를 너무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페라 공연 위해 다섯 번째 호주 방문

 

- 호주는 몇 번째 오셨나요? 그리고 이번에 오텔로 공연이 이루어지게 된 경위와 과정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2017년부터 지금까지 네 번 왔습니다. 제가 여러나라를 다녀 보았지만, 저는 호주 공연이 가장 즐겁고 좋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극장 분위기도 너무 편안한 곳입니다.

 

호주 사람 대다수가 격의 없이 편하게 대해 줍니다. 아마도 호주의 특성상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제가 2017년부터 호주에 와서 공연을 다섯 차례 했습니다.

 

▲ ‘나비부인’ 여주인공 ‘초초상’ 역을 맡은 카라손(Karah Son, 손현경)     © 카라손

 

보통 올 때마다 짧게는 두 달에서 세 달 정도 머무는 데 호주의 인상이 참 좋습니다. 2017년에 처음 시드니에 와서 그때는 오페라 하우스가 보수 중이어서 시티에 있는 캐피탈극장에서 ‘나비부인’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못오고 2019년에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나비부인’ 그리고 멜번에 가서 ‘투란도트’를 공연했습니다. 2019년에는 거의 일 년의 반을 호주에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다행히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 1월에 시즌 오프닝 공연으로 ‘라보엠’을 공연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 다섯 번째 호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올해 ‘카르멘’ 과 ‘아이다’로 인사드릴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스케줄이 전면 수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운 좋게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오텔로’의 ‘데스데모나’를 역할을 하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보통 저에게 익숙한 푸치니의 오페라가 아니고 베르디의 마스터 피스라고 할 수 있는 ‘오텔로’이기 때문에 연기며 소리적인 부분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별하게 남녀 두 주인공이 모두 한국인이어서 색다른 케미를 보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남자 주인공도 한국인 테너 이용훈이다).”

 

- 마지막으로 호주 교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주세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페라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오페라 ‘오텔로’를 통해 여러분들 만나 뵙고, 또 삶의 희망과 즐거움을 전해드리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어려운 락다운 기간이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품으시고 이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우수한 나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의 문화를 잘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민족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우리 해외 동포들도 그러한 자부심을 가지고 해외에서도 문화의 역군으로 자기 자리들을 잘 지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에필로그

 

아쉽지만, 2021년 오페라 하우스에서 그녀의 ‘오텔로’공연은 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그녀를 다시 만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다.

 

현재 그녀는 한때 소프라노 조수미 씨도 소속되어 있던 이태리 유명 에이전시인 ‘스테이지 도어’(Stage Door)의 전속 가수로 유럽 전역의 극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도 인정받아 2017년 이래 매 해 호주를 방문하고 있다. 체구는 작지만 현지 언론으로부터 이태리 전통 벨칸토 창법을 완벽히 구사하는 ‘푸치아나’(Pucciniana), ‘동양의 별’로 칭송을 받고 있다.

 

그녀가 세계를 누비며 ‘한국인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동안 시드니에 와서 네 차례나 공연을 했지만 많은 교민들이 모르고 있었다. 다음번에 그녀가 시드니에 온다면 반드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찾아갈 것이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질 그날을 기대해 본다.〠

 

글/주경식|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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