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년의 감회와 소명

“열정과 사명감 있는 발행인을 찾습니다”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1/12/29 [11:09]
▲ 발행인 권순형     © 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리뷰가 창간 32주년을 맞았습니다. 1990년 창간되어 한 호도 쉬지 않고 부지런하게 달려온 결과입니다.

 

32년이란 연륜은 한낱 작은 발자취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언론이 처한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이만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은 경이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감사하고 놀라운 것은 지령 385호인 2022년 1월호를 발간하기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령 385호 달성의 감회는 한층 크고 뿌듯합니다.

 

32년의 여정에서 힘들고 지칠 때 힘이 되어주고 한 걸음 한 걸음 늘 동행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숱한 시련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문서선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기도와 사랑으로 후원해준 은인들과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인 교회와 한인 사회의 역사

 

크리스찬리뷰는 분명한 좌표와 사명의식을 내걸고 출발했습니다. 글과 사진을 통해 호주 한인교회의 역사를 길이 남겨 후손들에게 신앙의 모범을 계승해주기 위한 목적 외에 교파를 초월한 신앙공동체로서 복음을 널리 전하기 위한 문서선교입니다.

 

이것이 바로 크리스찬리뷰의 창간 정신이요, 세상의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32년간 창간 정신을 지켜준 이정표입니다. 이 사명감으로 크리스찬리뷰는 한인 교회의 역사를 기록하며 한인 사회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한인 교회의 역사를 알아보려면 크리스찬리뷰를 읽어야한다’는 공식이 생길 정도로 크리스찬리뷰에는 한인 교회와 한인 사회의 수많은 진실의 역사가 세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선교현장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세계 오지에 있는 선교사들의 활동, 헌신 등을 취재하여 상세히 보도해왔으며 하나님을 위해, 이웃을 위해 값진 희생을 바치고 있는 숨은 일꾼들을 찾아내어 봉사의 정신을 기리는데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크리스찬리뷰는 창간 이후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통받고 소외당하는 이웃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월드비전에서 전개한 ‘40시간 금식운동’을 시작으로 크리스찬리뷰의 상징처럼 부각된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희망 나눔 운동’ ‘호주맥켄지의료선교회’를 통한 한센인 사역과 지구촌 가난한 이웃을 위한 의료지원 및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아울러 국내외 기독교계를 흔드는 이단들의 흐름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폭로해 기독교계의 정통성과 순수성을 지키는 영적전쟁 전위대 역할도 해왔고, 세계적 수준의 음악인과 예술인을 초청, 연주회 및 강연 등을 개최함으로 문화사업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이렇듯 크리스찬리뷰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 왔습니다. 어떤 바람에도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개척자의 길을 걸으며 어떤 상업주의와 선정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한 기사와 발로 뛴 현장 취재로 승부했습니다.

 

선정적인 광고는 피했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기사 발급에 주력해 왔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숱한 시련을 겪었고 때로는 거센 폭풍우와 맞서기도 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한 일도 있고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애로를 극복하고 오늘 이만큼이나 토대를 구축한 것은 때에 따라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고 독자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나님이 축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호 양국 문화와 교회 교류 다리 역할

 

무엇보다 32년 동안 크리스찬리뷰를 발행해 오면서 가장 보람으로 느끼는 것은 ‘한국 근·현대 사진전’과 함께 한·호 선교 역사를 글과 사진으로 체계 있게 정리해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입니다.

 

‘호주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열매’는 한·호 선교 120주년 기념총서로 한·호 관련 내용 가운데 우리가 추적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어 한·호 선교 역사의 자료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개신교 선교 초기에 한국 땅에서 일한 언더우드, 아펜젤러, 닥터 헤론 등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호주 선교사들이 한국으로 건너가 헌신했던 발자취에 대해서는 죄스러울 만큼 둔감했던 때였습니다.

 

크리스찬리뷰는 사명감을 갖고 자료를 찾아 나섰고, 일일이 선교현장을 답사했습니다. 이 책은 명실 공히 발로 뛰어 쓴 ‘한· 호 선교 백과사전’입니다.

 

또한 한국 최초의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의 육필일기 전문을 발굴하여 영어 원문과 함께 번역하여 단독 기사화하였고, 이후 단행본으로 출판하였습니다. 출간된 ‘헤브론병원 24시’는 캄보디아 헤브론병원에서 한국인 의료진들이 의술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과 손길을 펼치는 아름다운 장면들입니다. 크리스찬리뷰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묵상이 있는 만남’은 크리스찬리뷰에 연재되었던 강승찬 목사(시드니새생명교회)의 신앙칼럼을 묶은 것으로 귀한 기도집이요 묵상집입니다.

 

숱한 특종기사들도 많았습니다. 캔버라 WCC 총회에 참석한 북조선 기독교연맹 고기준 목사(서기장)외 3명의 대표단 일행과 단독 선상 인터뷰, 본지 창간 1주년 기념 특집호에 실린 기사로 40여 년간 헤어졌던 어머니와 아들의 극적상봉(국민일보에서 인용보도), 한국 최초의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목사 여권과 비자(1890년 조선시대) 발굴 단독 특종보도 등이 한국 사회와 호주 사회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밖에도 2000년 3월, 부산 용호동 상애원 입구에 있는 부산나병원(한국내 최초 한센인 치료병원) 기념비를 취재 보도했는데 이 기념비가 국가등록문화재 제781호로 지정됐습니다. 1930년 한센병 환자들이 성금을 모아 직접 제작한 기념비로 한·호 민간교류의 결실입니다.

 

지난해는 가평 전투 70주년을 맞아 호주 지역 내 ‘가평 길’로 불리는 것을 조사해 10개(시드니, 캔버라, 콥스하버,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퍼스 등)를 찾아 크리스찬리뷰 6월 호에 최초로 단독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특종을 줄기차게 만들어 낸 것입니다. 보도 이후 한국의 연합뉴스를 비롯한 매일경제, 한국경제, JTBC 등에서 인용보도하면서 호주 사회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또한 KBS 라디오는 한민족방송(한민족 하나로)을 통해 가평 길과 관련된 전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열정과 사명감 있는 발행인을 찾습니다

 

한 세대가 가고 한 세대가 오고 있습니다.(전 1:4)

 

크리스찬리뷰를 창간할 때 저는 원기 왕성한 30대 후반 청년이었습니다. 이제 백발이 성성한 칠순 노인이 되었지만 크리스찬리뷰의 창간 정신은 변치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묵묵히 이 사명을 감당하고 싶지만 이제는 다음 세대를 위해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급변하는 환경과 시대상황에 발맞춰 이제 크리스찬리뷰도 변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을 맞은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21세기 새로운 언론의 도약을 위해 온라인을 통한 기독교 정보전달, 기독교 공동체 구현, 기독교 문화사업, 각종 기독교 이벤트 등 디지털 미디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통적 언론형태에서 미래지향적인 기독교 디지털 정보산업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새로운 젊은이들의 참여가 요청됩니다.

 

따라서 홍수처럼 밀려드는 세상의 다양한 언론 매체 속에서 복음의 빛의 역할을 감당하며 모든 세대에 어울릴 수 있는 새로운 매체, 경쟁력 있는 온라인 매체가 되기 위해 크리스찬리뷰를 맡아 운영할 소명 있고 책임감 있는 발행인(경영인)을 찾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종 오미크론의 출현은 우리의 삶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크리스찬리뷰는 한인 교회와 한인 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점검하고 극복방향을 모색하는 특집대담을 마련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쏟았습니다.

 

교회들과 한마음으로 나눔과 섬김에도 나섰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고 꼭 맡아야 할 역할을 찾아 감당할 것입니다.

 

크리스찬리뷰의 32년은 우리사회 구석구석 역사와 함께 영광의 흔적을 심어 놓았습니다. 그 흔적들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크리스찬리뷰를 더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권순형|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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