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 5년 만에 정권교체

김명동/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03/28 [15:22]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투표수 24만 7077표 격차로 이긴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당원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국민의힘     

 

지난 3월 9일 실시된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유례없는 박빙 승부로 펼쳐진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는 1639만 4815표(득표율 48.56%)를 얻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614만 7738표(47.83%)를 얻었고, 두 후보의 투표수 격차는 24만 7077표다. 득표율 차이는 0.73% 포인트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최소 격차다.

 

직전 최소 기록은 1997년 제15대 대선으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당선)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간 차이 39만 557표(1.53% 포인트)였다.

 

개표는 이날 오후 8시11분쯤부터 시작했다. 개표 초반 이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나갔으나 윤 후보는 개표율 50%가 넘어가던 10일 0시 31분쯤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1위를 계속 유지하며 마침내 당선을 확정지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80만 3358표(2.37%),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28만 1481표(0.83%)를 얻었다.

 

무효 투표수는 30만 7542표로 나타났다. 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득표수 차이인 24만 7077표보다 6만465표 더 많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 속에 치러진 이번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7.1%로 집계됐다.

 

‘이겼다’ 환호하던 민주, 역전되자 탄식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은 9일 이른 저녁까지만 해도 ‘이겼다’ ‘가자 가자’며 환호하던 분위기에서 10일 새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역전으로 결국 침묵에 빠져들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와 당원들은 9일 오후 7시 30분 KBS-MBC-SBS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와 초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이 후보는 47.8%, 윤 후보는 48.4%로 두 후보 간 격차는 0.6 포인트였다.

 

당 선대위 관계자들과 의원들은 오후 7시쯤부터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속속 모였다. 당초 출구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민주당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을 깨고 출구조사 결과가 초박빙으로 나오자 민주당 상황실에서는 기대감 섞인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윽고 이 후보(48.4%)가 윤 후보(47.7%)를 0.7% 포인트 앞서는 출구조사가 추가로 나오자 민주당 분위기는 더욱 고무됐다.

 

의원들은 ‘와아’하고 환호하며 ‘이겼다’고 외쳤고 일부는 ‘가자 가자’라고 크게 외쳤다. 송영길 대표는 감격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개표 상황실이 텅 비어 있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 당선이 유력시 된 후 자택을 떠나 당사로 이동했다. (JTBC 캡쳐)    

 

이같은 분위기는 10일 새벽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득표율이 역전되면서 2시간여 만에 침묵으로 바뀌었다. 전날 개표 시작 이후 계속 뒤처지던 윤 후보는 이날 개표율 51%를 넘어서면서 득표율 48.32%를 기록했고, 이 후보(48.26%)를 0.06% 포인트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후 민주당 상황실은 적막에 빠져들었다.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일부 선대위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뒤집혔네, 뒤집혔어”라며 안타까운 탄식도 나왔다.

 

초조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곧 ‘윤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거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윤석열 후보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대선결과에 승복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위대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투표율로 높은 민주의식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서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이재명이 부족해서 패배한 것이지 우리 선대위,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 제 진심이다”라고 침통한 당원들을 다독였다.

 

윤석열 당선 일성은 ‘통합과 협치’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새벽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YTN 캡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밤이 아주 길었다”며 대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3시 57분쯤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 서서 “여러분들 주무시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와 계신지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패배 승복 선언을 한 직후 자택에서 나와 이 같은 짧은 소감을 내놨다. 막판까지 1% 미만의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면서 새벽 늦게 승리가 확정된 사실을 확인한 뒤 자택을 나선 것이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응원에 감사드린다. 고맙습니다. 여러분”이라고 말한 뒤 차량에 탑승해 당 개표상황실이 차려진 국회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일성은 통합과 협치였다. 윤 당선인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선 인사를 통해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정치적 유불 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오로지 국익만이 국정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보수와 진보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내편 네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며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을 위한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밝혔다.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갈린 데다 여소야대 정국을 향후 2년 동안 이끌어가야 하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또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당선인은 대북 강경 노선도 재확인했다. 윤 당선인은 “어떠한 도발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겠다”며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증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3월 10일) ㅜ©국민의힘     

 

당선 인사를 마친 뒤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거대 야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 정권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윤 당선인은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들 중에 지속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을 관리하고, 새로운 변화를 줘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개혁과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도 협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윤 당선인은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는 경쟁하지만 결국엔 국민을 앞에 두고 누가 더 국민에게 잘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경쟁해온 것 아니겠느냐”며 “야당과 긴밀하게 협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대선 재외선거 호주 투표율 66.3%

 

▲ 시드니총영사관 재외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는 호주 교민들     © 크리스찬리뷰

 

한편 지난 2월 23일(수)부터 28일(월)까지 6일간에 걸쳐 전 세계 220개 재외투표소에서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재외선거 투표는 71.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총 등록 재외선거인 22만 6,162명 중 16만 1,878명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호주 재외 선거의 투표율은 66.3%였다. 호주 재외선거 명부 등재자는 8천39명(시드니총영사관 6천49명, 캔버라대사관 621명, 멜본분관 1천369명)이었고 이중 5천332명이 투표에 참여해 66.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공관별 투표자수는 시드니총영사관 4천48명(투표율 66.9%), 호주대사관 266명(투표율 42.8%), 멜본분관 1천18명(투표율 74.4%)이었다.

 

호주 재외선거 투표율을 지난 19대 대선(2017년 5월9일)과 비교하면 당시 등록자는 8천781명, 투표자는 7천397명으로 투표율은 84.2%였다. 그러나 팬데믹이 시작한 이후인 21대 총선(국회의원 선거, 2020년 4월15일)에서는 등록자가 4천436명이었고, 투표자는 1천433명으로 크게 줄었다. 투표율도 32.3%로 급락했었다.

 

이 결과와 비교하면 20대 대선 투표율 66.3%는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볼 수 있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2021년 3월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 당시 검찰총장직을 전격적으로 내던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나타났다. 그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퇴임사를 생략하고 대신 내놓은 발언이다.

 

윤 당선인은 또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랬던 그가 1년하고 엿새 뒤, 제20대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

 

윤 당선인은 검사였던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댓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풍운아 삶’을 걷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정당성에 의구심을 던졌던 이 사건의 수사를 이끌면서 박근혜 정부의 미움을 샀다. 이 사건은 윤 당선인이 ‘살아있는 권력’에 맞섰던 첫 사례가 됐다. 당시 그는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뒤 한직을 전전했다.

 

정치권의 러브콜을 외면했던 윤 당선인이 정치 입문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던 때는 2020년 10월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였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국감장에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 후보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할 것이냐”고 묻자 윤 당선인은 “제가 소임을 마치고 나면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의 발언은 정치권에 거대한 폭풍울 일으켰다.

 

유복했던 어린 시절, 9수 만의 사시 합격

 

윤 당선인의 어린 시절은 가난을 극복한 ‘성공 신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1960년 12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최정자 이화여대 교수 부부의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덕분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친 윤 교수는 충남 공주 출신이다. 윤 당선인이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충청대망론’을 앞세운 이유였다.

 

서울 충암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5.18 민주화운동 직전 서울대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외가가 있던 강원도 강릉으로 석 달 동안 피신했다는 일화도 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대학교 4학년 재학 시절 이미 사법시험 1차를 합격했지만, 9수 만인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 소용돌이 속으로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늦깎이 검사였다.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던 2002년 사표를 내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1년 만에 “검찰청 짜장면 냄새가 그립다”며 검찰에 복귀했다. 그는 특수통 검사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박근혜 정부 초기였던 2013년 4월 국정원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으며 그의 인생은 격랑에 휩싸였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목적으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인터넷에 댓글을 단 사건이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대선 개입이 인정됐다.

 

윤 당선인은 조용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선상에 오른 국정원 인사들을 체포했다.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했던 2013년 10월 21일 국정감사는 윤 당선인이 전 국민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결정적 계기였다.

 

▲ 윤석열(오른쪽 세 번째)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 일로 윤 당선인은 3개월의 징계를 받고 특별수사팀장 자리에서 경질됐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4년간 한직을 떠돌았다. 선후배 검사들은 자신들의 인사 불이익을 우려해 그를 멀리했다고 한다. 점심을 혼자 먹어야 할 만큼 외톨이었다고 전해진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칼잡이’의 귀환

 

2016년 12월, 윤 당선인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칼잡이’ 윤석열의 3년 만의 귀환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수사를 맡아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 부회장을 구속시켰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탄생한 문재인정부에서 윤 당선인은 상승 가도를 달렸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발탁했다.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검찰 인사의 관례를 벗어난 파격 인사였다. 윤 당선인은 이례적으로 취임식을 생략하고 업무에 돌입했다.

 

▲ :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선 제3차 초청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당 후보들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월 2일)  ©이재명 캠프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윤 당선인은 적폐청산 수사에 속도를 냈다.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비자금 횡령 혐의를 수사하며 이 전 대통령까지 구속했다. 전대미문의 사법농단 사건 수사도 거침이 없었다. 헌정사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그를 검찰총장으로 기용했다.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자세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늘 원칙에 입각해 마음을 비우고 한발 한발 걸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 부하 아니다

 

윤 당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하며 또 다시 살아있는 권력과 충돌했다. 윤 당선인이 이끌던 검찰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자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 방위적인 수사를 펼쳤다.

 

조 전 장관 자택 전격 압수수색, 정경심 교수 구속 등으로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권 인사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배신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을 파헤쳤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던 것이다.

 

여권은 윤 당선인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윤 당선인에 대한 압력은 최고조에 달했다. 추 장관은 두 차례의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간부 인사 과정에서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이었던 한동훈 검사장이 관련된 ‘검언유착 의혹’ 수사가 시작되자 추 전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당선인을 수사에서 배제시켰다.

 

침묵을 지키던 윤 당선인은 반격에 나섰다. 2020년 10월 22일 대검 국감에서 윤 당선인은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았다. 당시 국감 생중계 시청률은 9.9%에 육박했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윤 당선인을 겨냥해 직무배제와 정직 처분을 내렸다. 윤 당선인도 정직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맞섰다.

 

윤 당선인은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26년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난 것이다. 윤 당선인은 별도의 퇴임식 없이 대검 청사 현관 앞에서 소감을 전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의 표명 한 시간 만에 윤 당선인의 사의를 수용했다. 윤 당선인은 2021년 6월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을 막아야 한다”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다짐대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대선이 끝났다. 선거철마다 들렸다 사라지는 아련한 단어가 있다. 바로 ‘존경’이다. 지난 몇 달도 수없이 ‘존경하는 국민’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 현실은 어떠하든,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제발 ‘사람’을 존경해줬으면 좋겠다.

 

존경하는 국민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바울이 생각난다. 고린도교회에 보낸 바울의 편지에서 ‘존경하는 사람’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고린도교회에서 각기 다른 지도자를 따르는 사람들 간에 분열이 생겼다.

 

누구를 따르느냐에 따라 자신들을 아볼로파, 게바파, 바울파, 심지어 그리스도파로 불렀고 교회는 분열의 위기에 처했다. 편지에는 이 정도 상황만 언급되지만 이를 통해서 발생했을 일들을 추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울은 이 문제에 대해 몇 가지 방안을 내놓는데, 그중 매우 인상 깊은 것은 지도자와 추종자들 간의 관계를 지적하는 구절이다.

 

“바울이나 게바나 세계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지금 것이나 장래 것이나 다 너희의 것이요”(고전 3:22)라고 말한다. 이 말은 진정으로 놀랍다. 사람들이 ‘나는 아볼로를 따른다’고 할 때, 그것은 일반적으로 ‘나는 아볼로에게 속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게바나 바울을 따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 속하고자 하는 것은, 그의 힘을 빌리고 그가 주는 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바울은 익숙한 이런 사고를 뒤집는다. ‘네가 아볼로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아볼로가 너에게 속했다’라고 말한다.

 

윤 당선인의 2천500자 분량의 당선 인사 문에는 ‘국민’이 36회 나온다. 유세 때는 내내 ‘정직한 머슴’을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면 윤 당선인은 자신에게 민심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것 같다. 그래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신이 국민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이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모든 역사의 주인이 되시며 세계를 통치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합니다.

 

특별히 이 시간에는 주께서 세우신 새로운 대통령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먼저는 그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재임기간의 모든 치적이 하나님에 의하여 심판되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자신의 귀한 직분이 누구를 위한 직분인지를 알게 하시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나라와 백성 앞에 봉사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의 공식 홈페이지.yoonlove.com     

 

시대의 상황을 재빨리 판단하는 지혜를 주시고, 복잡한 국제사회에서 민족의 영광을 드러내는 위대한 경륜을 주시옵소서. 백성들의 요구와 생각이 무엇인지를 바로 아는 명철을 허락하시며 가난한 사람과 약한 사람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공의로 나라를 다스리게 하시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국민들을 존경하는 영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격무 중에도 건강을 주시고, 모든 가족들도 안보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오늘도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수고하는 사랑하는 동포들을 기억하시고, 하늘의 위로와 평강으로 넘치도록 채워 주시옵소서. 각자의 형편과 사정에 따라 지금은 고국을 떠나 있지만 조국을 잊지 않게 하시고 조국을 위하여 기도하게 하시며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랑으로 조국을 빛내는 참된 역군이 되도록 우리를 인도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김명동|본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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