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선교사 매 씨 가족의 한국 소풍 이야기

맥켄지 선교사 가족이 촬영한 한국 근현대 풍경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03/28 [15:36]
▲ 호주 매 씨 가족     © 크리스찬리뷰

 

▲ 부산에서 촬영한 맥켄지 선교사의 가족사진. 맥켄지 선교사, 실라, 메리, 헬렌, 케서린, 루시(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931년)     © 크리스찬리뷰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이하 문화원)은 한·호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호주 매 씨 가족의 한국소풍 이야기」(Australian Mackenzie Family's Journey in Korea)를 2022년 4월 8일(금)부터 7월 8일(금)까지 문화원에서 선보인다.

 

문화원과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한재단(Australia-Korea Foundation), 한호기독교선교회, 일신기독병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전쟁의 폐허가 된 한국 땅에서 어려움에 처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한 호주 선교사 매 씨 가족(Mackenzie family)의 이야기를 통해 한·호 양국의 공유된 역사와 오래된 우정을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호주 매 씨 가족의 한국소풍 이야기」는 소성박물관이 2012년 매 씨 가족이 남긴 자료 1만 여 점을 부산 일신기독병원으로부터 전달받아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화 및 정리 작업을 거친 방대한 분량의 사진과 영상, 문서 등을 전시한다.

 

제임스 노블 매켄지(James Noble. Mackenzie, 한국명 매견시, 1865-1956) 선교사는 1910년 2월 호주 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한국 최초의 한센인 요양시설인 ‘부산나병원’의 관리를 29년간 도맡았으며, 73세 때 은퇴 후 호주로 귀국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두 딸 헬렌(Helen P. Mackenzie, 한국명 매혜란, 1913~2009)과 캐서린(Catherine M. Mackenzie, 한국명 매혜영, 1915~2005)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산에서 의료선교사로 사역했으며, 전쟁 속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여성과 아이들을 위해 1952년 부산에 ‘일신부인병원’(현 일신기독병원)을 건립해 20년간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 매견시 목사 부부 결혼 사진 (1912)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 21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온 매혜영 선교사를 가장 먼저 반겨준 친구들. 왼쪽부터 김복순, 매혜영, 시안이, 박복이, 민신복 (1952)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두 자매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돈이 없는 환자들을 위해 무료 치료를 제공하는 한편, 당시 남녀 쌍둥이 출산 시 아들에게만 젖을 주는 차별 관습을 없애기 위해 남녀 아기들을 모두 데리고 와야만 치료를 해주는 '쌍둥이 파티'를 열기도 하고, 간호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조산사 교육을 실시하는 등 한국 모자 보건의 영웅이자 간호 조산사 교육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한국 정부는 낯선 한국 땅에서 산모와 아기를 위해 헌신하고, 호주로 귀국한 후에도 재단을 설립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신기독병원에 기금을 지원한 매혜란, 매혜영 자매에게 각각 국민훈장 무궁화장(2012년)과 국민훈장 목련장(1976년)을 추서했다.

 

▲ 한 가족처럼 지냈던 김재봉과 재회한 매 자매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전준철 경기대학교 총장 직무대행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 한센병 환자와 임산부를 돌보며 인류에 대한 사랑과 희생을 실천한 매 씨 가족의 삶이 양국에서 조명받기를 바란다”며, “우리 대학 박물관이 문화원과 이번 특별전을 공동주관하여 양국 관계 증진에 이바지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시 개최 소감을 전했다.

 

김지희 문화원장은 “한국과 호주의 공식 수교 관계는 이제 막 60년이 지났지만, 매 씨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민간에서 싹튼 양국 국민 간 우정은 이미 약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감을 알 수 있다"라며, “이번 전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민간 교류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양국 간 문화적, 역사적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를 거친 매 씨 가족의 숭고한 헌신과 봉사 정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매견시가 운영했던 '부산나병원'을 기념하는 비석이 2020년 국가등록문화재 제 781호로 등록되었고, 일신기독병원은 최근 29만 5천 번째 아기가 출생한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또한 매 씨 가족이 남긴 사진과 문서는 한국의 근현대사와 지역사 연구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전시 일정 : 2022년 4월 8일~7월 8일

△전시 장소 : 한국문화원 (255 Elizabeth St Sydney)

△문의 : (02) 8267 3400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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