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A 가정 상담 코너] 상처

김훈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04/25 [15:40]

Q: 제가 싫어하는 아버지와 똑같거나 비슷한 남자 친구를 계속 사귀고 결국 결혼도 하고 고생하고 있습니다.

 

A: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것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 의외로 많다. 부모님이 알코올 중독이어서 힘들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부 학자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편안하게 생각하는 대상에게 끌려서 그렇다고 해석을 하기도 하고 상처 치유를 위해 상처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어떤 이유든 그렇게 만난 관계들이 파괴적 관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파괴적인 관계라고 여겨질 때 관계를 끊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관계를 끊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끌려가는 관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이 관계가 내 삶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심리 치료 도식 또는 스키마 치료라고 불리는 심리 치료에서는 어린 시절에 정서적으로 채워져야 하는 부분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을 때 세상에 대한 자신에 대한, 타인에 대한 잘못된 심리 도식(잘못된 인식의 틀)이 마음에 생겨나게 되는데 이런 도식에 의해서 잘못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학대를 받으면서 자랐는데 그것으로 인해 자신에 대해서 자신은 결함이 있고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그것을 순응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배우자나 친구를 선택할 때 자신을 학대하고 무시하는 사람 또는 비판적이고 거절을 잘하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고 그들의 학대나 무시를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며 자신도 자신을 헐뜯는다.

 

이러한 심리 도식이 무서운 것은 어린 시절에 형성된 잘못된 인식의 틀이 평생을 갈 수도 있기 때문이고 삶에 경험하는 많은 경우에 잘못된 심리 도식이 활성화될 때 건강하지 못한 관계나 건강하지 못한 삶의 선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나의 건강성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나의 건강하지 못한 심리 도식이 활성화되어질 때 나는 타인에게 건강하게 상호작용하지 못하게 된다. 상대가 주는 평범한 작은 피드백을 오해해서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여’ 화를 내어 관계는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계의 어려움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내 안에 형성된 관계에 대해서 생겨난 심리 도식이 나도 모르게 어떤 상황에서 발현되어서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것이 언어와 행동으로 표출되어 관계를 어렵게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에게는 어떤 심리 도식이 있는 지는 간단한 검사도구를 통해서 파악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심리 도식의 결과를 함께 살펴보고 그것을 삶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전문가의 도움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나의 심리 도식이 어떻게 관계에서 반응하는 지는 개인마다 많이 다를 수 있는 것을 파악하게 한다. 또한 상담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나의 심리 도식을 이해하고 또 그것에 건강하게 대처하는 방식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현재 경험하는 관계의 어려움을 타인에게 또는 상대방에게서 찾을 때 우리는 답을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많은 커플들은 문제의 답을 상대에서 찾으려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혼 전에는 좋아 보였던, 배우자에게 있는 나와 다른 점이 꼭 고쳐져야 하는 문제가 되고 그 문제는 가장 관계를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극단화되어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기질과 마음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결코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만 통제하고 바꿀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심리 도식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 대처 방식을 배워 나가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위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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