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필요한 교회 지도자 세우기

목사에 대한 교회 성도들의 기대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목사는 설교를 잘 해야 하고, 잘 생기면 더 좋고, 지성적이면 더 좋고, 사람들이 목사를 공격하고 막 대해도 미소 지으면서 받아 줄 수 있는 인격의 소유자여야 하고, 어느 때나 목사를 부르면 심방와야 하고, 만남을 가질 때 교인들이 성질을 부리더라도 항상 미소 지으며 기분 좋게 하되 타협하는 말이 아니라 옳은 말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적당히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늘 기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런 목사를 성도들과 교회는 찾고 찾는다. 이런 모습이 오늘날 세상 가치관으로 변질되어 버린 교회 공동체의 처참한 현실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은 고전 3장에서 이런 교회를 어린아이 또는 육체에 속한 교인이라고 표현했다. 한마디로 유치한 영성을 가진 공동체라는 것이다. 우리가 건강한 교회 지도자를 세우려면 이런 유치한 영성을 버려야 한다. 세상의 가치관과 물질관에 맞춘 삶이 아니라 하나님께 우리의 인생을 맞추는 삶, 즉 하나님나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

하나님나라의 가치관은 신기루가 아닌 우리의 삶 속에서 개인의 인격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언어에서 성숙함이 베어 나오도록 교회 공동체라는 영적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전통적인 예배 중심의 신앙생활에서는 하나님나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도록 훈련시키기가 쉽지 않다. 사랑과 용서에 대한 설교를 듣고 스스로 은혜를 많이 받아도 원수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삶을 살아갈만큼 변화된 그리스도인이 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은 혼자 골방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해야 한다. 목장모임 또는 구역모임에 참석하여 지지고 볶고 엉켜진 갈등 관계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불평을 버리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더 알아가게 되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가게 되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목사를 포함한 교회 리더십들은 개인의 학력과 인격의 성숙도에 따라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성숙도’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회는 공동체의 성숙도를 생각하지 않고 학력과 경력을 따지면서 훌륭한 사람을 모셔다가 이용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 리더십의 그림은 세상과 분명히 다르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는데 우리는 세상에서 배운 생각과 철학, 삶의 방법과 여러 조건으로 따지는 기준을 가지고 목사를 평가하기 때문에 주님이 원하시는 목사를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결국 교회가 요구하는 훌륭한 목사, 훌륭한 교회 지도자라는 그림은 그 공동체가 얼마나 성숙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디도서 1장 6-9은 추상적인 기준을 보여주지 않고 실제로 측정할 수 있는 술, 이혼, 분노하는 성격, 반대하는 사람을 바로 잡는 실력 등의 기준들을 예를 들어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교회 지도자는 한 사람의 실력으로 세워지지 않는다고 성경은 말한다. 공동체 식구들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훈련을 열심히 해서, 그 중에서 지도자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공동체의 성숙도가 건강한 교회 지도자를 세워간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성숙한 교회 공동체가 되기 위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서로 격려하며 덕을 세워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해 본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 강승찬     © 크리스찬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