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됨이냐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창 4:6-7)
순종’ 대신 ‘반역’을 택한 아담과 하와 부부에 이어 ‘선’ 대신 ‘죄’를 선택한 큰아들 가인에게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이 있기 훨씬 전, 창세기에 “선과 죄”가 있었다. 동생 아벨을 죽인 인류 최초의 살인자, 형 가인은 죄를 지은 후 어떤 모습이었을까?
첫째, 가인에게 분(憤)이 가득했다. 살인의 직접 동기였던 분노는 살인 후에도 해소는커녕 오히려 더 커져 있다. “분노가 미련한 자를 죽이고 시기가 어리석은 자를 멸하느니라”(욥기 5:2). 분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이 격렬하게 솟구쳐 분기탱천한 우리 안의 자화상이 악마의 얼굴이다.
둘째, 가인의 안색이 변했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분별하는 지혜를 갖자 자신의 판단으로 어느 쪽이든 행할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 한번 이 문이 열리자 출생을 통해 태어난 최초의 생명 가인은 자기 동생 아벨을 죽이는 살인자가 된다. 살인 이전과 이후로 그의 안색이 달라진다. 범죄에 눈을 뜨면 낯빛과 눈빛이 달라진다.
셋째, 가인이 낯을 들지 못했다. 죄 된 생각이 떠오르면 그 순간부터 누구나 당당할 수 없다. 죄지으면 떳떳한 평상심이 사라지고 죄책감은 부끄러움, 수치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켜 감추고 숨는다. 가끔 인면수심의 철면피, 냉혈인이 있지만, 이런 사람도 “죄와 벌”에서 전당포 노파를 죽인 청년 라스콜니코프가 소냐의 도움으로 자수하여 벌을 받고 회개에 이르듯, 자기 생각이 바뀌고 생과 사회를 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분노가 진정되면 양심적으로 된다.
이상의 3가지는 분노, 죄의식, 수치심으로 정리된다. 오늘날도 죄는 분노, 죄의식, 수치심을 동반한다. 죄짓지 말아야 한다. 역으로 이런 감정을 느낀다면, 죄 중에 있음을 알아 어서 돌아서야 한다. 추가로,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하시는 말씀을 통해 선과 죄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을 행하면 낯을 들고 산다. “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의인은 사자 같이 담대하니라”(잠언 28:1). 크리스찬은 마지막 날에 그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자녀들아 이제 그의 안에 거하라 이는 주께서 나타내신 바 되면 그가 강림하실 때에 우리로 담대함을 얻어 그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하려 함이라”(요한일서 2:28).
둘째, 선을 행하지 않으면 죄가 문에 엎드린다. 죄는 틈을 노린다.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는 생활이 죄를 짓지 않는 방편이 된다. 선도 악도 아닌 중간 지대에 머무르려는 안일함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선의 편에 서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야고보서 4:17).
셋째,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려야 한다. 마귀는 삼킬 자를 죄는 희생자를 찾는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베드로전서 5:8). Victim이 되지 마시고 Víctor가 되자. 성령님도 우리를 돕고 계신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로마서 8:26). “그러므로 우리가 담대히 말하되 주는 나를 돕는 이시니 내가 무서워하지 아니하겠노라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요 하노라”(히브리서 13:6).
죄와 벌을 이야기하기 전에 선과 죄를 고민하고, 악을 선으로 바꿔서 축복되게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자. 우리는 “죄와 싸우되 아직 피 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히브리서 12:4)했고,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로마서 8:28) 되어 있다.
죄와 벌을 반복하지 말고, 선과 죄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고린도전서 15:57)하자.〠
서을식|시드니소명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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