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탈진(Burn Out) 상태에 빠진 것 같습니다. 의욕도 없고, 무기력합니다. 도와주세요.
A: 자기 돌봄이라는 단어는 1950년대, 60년대에 등장한 말로 정신 질환자들이 기관 시설에서 나오면서 생겨난 말이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관련해서도 사용된 말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정신 질환과 관련해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자기 돌봄을 해야 한다고 했다면 지금 시대에는 전문적이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누구나 정기적으로 실행해야 할 삶의 한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사람들은 자기 돌봄을 잘 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자기를 잘 돌보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기 돌봄을 잘 하다 보면 성공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일 중독’과 ‘완벽주의’의 사회가 정상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사회에 살다 보면 자기 돌봄을 해야 하는 줄을 알면서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시스템에 속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여성은 융통성이 좀 부족하고 매뉴얼이 있으면 매뉴얼 그대로 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맡은 일에서 매뉴얼처럼 하나하나 정확하게 지키려고 했고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렇게 온 힘과 정성을 다하는 자신의 일로 인해서 매일 저녁 집에 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어서 침대에 누워만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친 그분에게 일터에서 최선을 다할 필요는 있지만 완벽주의가 될 필요는 없으며 최선을 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에너지를 100% 그것에 다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최선을 다하는 것에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것도 들어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 나는 하루의 에너지를 얼마나 써야 하는 지를 계산하는 것도 최선을 다하는 것에 속한다고 생각을 바꾸어 주었더니 그분의 삶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매일의 삶에서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서 개인적으로 즐거워하는 일들을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그만두어야겠다는 극단적인 생각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자기 돌봄’은 치유의 여정을 겪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상처 받고 힘들었던 내가 힘을 얻고 다시 나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돌봄이 필요한데 많은 경우 인간 관계로 인한 상처들을 회복하는데 있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자신을 돌보려 하기보다는 주위의 사람이 배우자가 또는 누군가가 나의 상처를 싸매어 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위로해 주어서 잠깐 마음이 편안해지고 긍정적으로 된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자기 돌봄이 없으면 우리는 금방 쉽게 또 좌절해 버리고 또 다른 상처를 받아서 또 누군가의 위로와 돌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현대의 많은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약들이 탁월한 효과들을 자랑하지만 어디까지나 약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지 원인을 찾거나 삶의 습관이나 생각의 틀을 바꾸어 놓지 않습니다. 타인을 통해서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과 같은 역할에 그칩니다.
자기를 돌보는 것은 가던 길을 더 잘 가기 위해 지금 잠깐 멈추는 것입니다. 집중이 잘 되어도 50분마다 한 번씩 일어나 체조를 하며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이고 자기 돌봄은 아플 때만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나의 우물이 마르지 않게 재충전시켜주는 건강한 습관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방전된 밧데리 같은 사람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 넘치는 샘물과 같은 기쁨과 에너지가 있는 풍성한 삶을 살게 됩니다.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은 더 많이 자기 돌봄을 하고, 건강한 사람도 꾸준히 ‘자기 돌봄’을 적용함으로 ‘굿 라이프’를 살아 내길 소망합니다. 〠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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