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

손성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6/04/21 [14:33]

▲ ©Kampus     

 

이 집사가 다니는 교회의 주일예배에 잘 알고 지내는 김 장로가 참석했다.

 

 "여긴 어쩐 일이요?"

"진실된 예배를 드리러 왔소이다."

  

이 집사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김 장로가 연거푸 말했다.

  

"그 교회에서 나왔어요. 사랑의 교회인 줄 알았더니 사망의 교회였지요."

"아니 그 교회가 꽤 괜찮다며 나더러 오려면 오라고 하지 않았소?"

  

"그랬었죠. 미안합니다. 잘 모르고 그랬어요. 말하자면 십 년 이상을 속아서 신앙생활을 했다고나 할까요. 지금 성경의 이 구절이 자꾸 떠오릅니다."

  

"어떤 구절이요?"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누가 그렇게 위선된 행동을 했단 말이요?"

  

"여자 검사 하나가 못된 대통령 시절에 꽤 의로운 척 했지요. 그래서 새 대통령은 그녀를 높은 자리에 올렸더니 나쁜 본색을 들어내서 많은 사람들을 낙담케 만들었지요. 비슷한 경우인데, 다니던 교회에 마귀의 돌맹이가 굴러 들어와 악한 목자와 합력하여 올바로 박힌 성도들을 빼낸다고나 할까."

  

"마귀의 돌맹이라니요?"

  

"방문자인 부부 두 사람은 호주에 오래 머물고 싶어 종교 비자를 내줄 교회를 찾아다녔어요. 여러 곳에서 거절 당하다가 다행히 사망의 교회 목사님이 오케이를 해서 관계를 가지게 되었지요.

  

하지만 법이 바뀌었는지 현재의 교인수와 빈약한 교회 재정으로는 안 되었는지 비자가 거절 당했지요. 그런데 그 뒤로 나를 탓하기 시작했어요. 뒤에서, 또는 공개적으로."

  

이 집사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믿기지가 않네요!"

  

"장로가 됐으면 한국에서처럼 수천만 원의 헌금을 해서 교회 재정을 풍족하게 했어야지 하는 거죠. 목사님은 목사님대로 장로가 그렇게 해야 자기가 따로 힘든 일 안 하고도 편히 목회할 수 있겠다며 그들을 편들었어요."

  

"어째 그런 일이?"

  

"믿기 힘드시죠? 그런 잘못된 관행이 이 외국에서까지 기승을 부리니까요. 또 그간 워낙 목자의 칭찬만 해놔서..."

  

당황한 모습의 이 집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도 전에 어떤 인간이 사기꾼 같아 보여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사기 당한 경험이 있어요. 양가죽을 뒤집어 쓴 늑대를 분별하기도 쉽지 않지만 끝까지 깨어있기는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김 장로는 파아란 하늘의 하얀 구름을 올려다보았다.

  

"요즘엔 딥페이크 기술이나 AI가 발달되어서 어떤 인물의 모습이나 영상이 진짜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요. 마귀도 점점 약아져 교회를 깨기 위해 광명의 천사로 가장해서 들어오고요. 거짓 선지자, 사이비 목자, 이단 소속 교인들로 깨지는 교회가 적지 않아요."

  

"영이 현혹 당하면 정신을 못 차리죠. 그래서 사이비나 이단에 빠진 사람들이 거의 헤어나오질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김 장로는 목소리에 힘을 실으며 말했다.

  

"하나님께서 강도의 굴혈 같은 교회를 그만 섬기라고 결정적인 사건들을 일어나게 만드신 것 같아요. 아니었으면 맹인의 인도함에 함께 구덩이에 빠질 수도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늦게나마 알게 되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오래전 미국의 어느 교포 교회에 기타를 둘러멘 잘생긴 청년이 왔답니다. 호감이 안 갈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그 뒤 많은 여자들이 여러 유혹으로 농락당했어요. 탄로나기 직전 그 청년은 도망갔고요."

  

김 장로도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시드니의 어떤 교회에 장로와 권사 부부가 교인들의 신뢰를 받고 있었지요. 교회도 잘 섬기고 여러 사람들을 으리으리한 집에 초대해 융숭한 대접을 했으니까요. 그들은 때가 됐다고 생각하여 큰 액수의 계를 조직합니다. 그리곤 가짜 계원들을 만든 뒤 처음부터 계를 다 낙찰받은 다음 야반도주했어요. 수십만 불을 갖고 튄 거죠."

  

이 집사는 슬픈 얼굴빛으로 김 장로를 바라보았다. 열 사람이 도둑 하나 못 막는다더니, 가만히 들어오는 악신의 지배를 받는 듯한 위선자들을 어찌 막는단 말인가! 김 장로는 탄식하듯 말을 이었다.

  

"나는 그렇다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사기꾼이 득실거리는, 곧 멸망할 소돔성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그 순진한 젊은이들, 과연 어찌 해야 좋을까요? 기도만 해도 좋을까요?"

  

이 집사는 씁쓸히 웃으며 답했다.

  

"이런 말이 있지요. 교회는 성자들의 전시장이 아니라 죄인들의 병원이다."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마태복음 23:33) 〠

 

 

손성훈|크리스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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