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교회의 성숙을 말한다

기획특집|송년좌담회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12/03 [15:55]
|참석자|

고동식 (두레교회 장로)

양용선 (린필드한국학교 교장, 경제신학박사)

이애련 (Forestville Uniting Church 담임목사)

진반섭 (시드니새순장로교회 은퇴장로)

홍관표 (뉴카슬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사회: 김명동 (본지 편집인)

사진: 권순형 (본지 발행인)

일시: 2010년 11월 16일(화)

장소 : 본지 편집기획실 (Ryde)

 
▲ 본지는 '한인교회의 성숙'이란 주제로 2010년 한 해를 마감하는 송년좌담회를 갖고 최근 한인교계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임직 문제와 계속 늘어나는 한인교회, 그리고 날로 증가하는 한국어 신학교 문제들을 성서적 원리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며 목회 현장의 문제들을 점검해 보았다. 이 자리에는 홍관표 목사, 양용선 교수, 김명동 편집인, 이애련 목사, 진반섭 장로, 고동식 장로가 참석했다.(사진 왼족부터)    ©크리스찬리뷰

사회자| 오늘의 좌담 주제는 ‘한인교회의 성숙’입니다. 한국교회에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는 단어는 ‘성숙’ 일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숙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던 사람들도 이제는 성숙이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성숙해야 할 것이 성숙하지 않을 때 역사의 무대에서 어떻게 사라져 가는가를 우리는 지금도 보고 있습니다.

최근 한인사회에 교회 수가 270여 개 된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고 가정교회까지 합치면 300여 개가 된다고도 합니다. 한국어 신학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맞춰 한인교회도 이제는 성숙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 시점에서 성서적 원리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면서 목회현장의 문제를 살펴야겠다는 필요성이 긴급하게 대두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제에 대해서 평소 생각하신 바를 소신껏 피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홍 목사님은 시드니중앙장로교회 원로목사로 작년 9월에 뉴카슬한인장로교회를 개척하셨는데 개척할 그 당시를 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홍관표|벌써 은퇴한 지가 1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시드니에 있는 여러 교회에서 불러주셔서 설교를 하고 지냈는데 뉴카슬에 있는 장로님 한 분이 전화를 하셨어요. 교회 다니다가 주저앉은 사람이 많다면서 그분들과 함께 장로교회를 세우는데 목사님이 오셔서 도와 달라고 그래요. 그래서 제가 작년 9월에 가서 15명으로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유학생들도 많고 교인들이 열심을 내고해서 주저앉았던 사람들이 다시 다니기 시작하여 지금은 120여 명이 됐어요.

그런데 지난 주일 제직회를 소집해서 담임목사를 천거해서 공동의회에 내놓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매 주일 아침 9시에 출발을 하는데 2시간 20분이 걸리더라고요. 거리가 상당히 멀어요. 주로 열차를 이용하지만 열차가 다니지 않을 때는 직접 차를 운전하여 갑니다.

그리고 지금 중앙장로교회 일대일 제자양육을 하셨던 장로님들을 불러가지고 양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회를 건성으로 나오는 것보다 한 사람 한 사람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서 교회가 기반을 잡아가야겠다, 그런 뜻에서 그렇게 해나가고 있고요. 교회 제직회, 남녀전도회, 주일학교, 찬양대 등 구색은 다 맞춰놨습니다. 그리고 지금 찬양대가 찬양을 상당히 잘하고 있어요. 아무튼 일꾼들은 잘 구성이 되어있어요. 

초창기 멤버가 좋아야 되는데 초창기 멤버 가운데 불신앙인이 있으면, 왜 신자는 아닌데 신자 노릇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초창기 멤버가 되면 교회가 힘들어지잖아요. 그런데 지금 뉴카슬장로교회는 기본 멤버들이 잘 되어있어서 누가 와서 목회하든 교회는 잘되게 되어있어요.

 
270여 개의 한인교회에 대하여

 
양용선| 교회가 늘어나고 줄어든다 하는 모양만을 가지고 신앙생활의 모습을 가름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나 말씀을 듣다보니까 느껴지는 것은 다 그렇게 소중한 뜻이 있었고 또 그 뜻을 심으려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가 생겨나서 이 공동체가 신앙을 인도하고 지도하고 훈육할 수 있는 장소로 커가는 모습이 교회의 모습이라 하겠는데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당연히 좋은 모습이겠지요.

문제는 교회가 세워지고 또 성장해 나갈 때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형태로 나갈 가능성이 항상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데서 오는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크고 작은 차이나 숫자의 증가 감소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자|호주교회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애련|호주교회하고 한국교회는 많이 다르지요. 한국교회는 신학교를 나오면 개척을 하지 않습니까. 제가 호주에 왔을 때는 교회가 열 몇 개였는데 지금은 몇백 개가 된다고 그러니까 그것이 좋은 현상인지 정말 그렇게 교회가 많이 생겨남으로 해서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이 더 성장하고 또 깊어졌는지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요.

그런데 호주교회 같은 경우에는 지금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느냐 하면 예전에는 교회가 많고 교구제도였어요. 그러니까 한 교구에 서너 개 교회, 많으면 여섯 개 일곱 개 교회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70-80년대에 들어오면서 교인 수가 줄고 그러니까 교회들이 합쳐야 되는 경우가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작은 교회들이 합쳤지요. 제가 시무하고 있는 교회도 그런 경우였어요. 

교회를 합치는 문제가 20-30년 전부터 있어왔는데 아무도 그걸 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그것이 제 무릎에 떨어졌는데 제가 3년 전에 가보니까 두 교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침에 예배가 끝나면 부지런히 또 다른 교회에 가서 예배드려 주고 이렇게 왔다갔다하니까 교회가 말이 아니에요. 너무 너무 힘들고 정신이 없어요. 그런 후 교회를 합쳤어요.

그러니까 호주교회는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교회들을 제대로 가게 하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갈수록 교인들은 자꾸 줄어들고 있고 노령화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교회는 상당히 유동적이지만 힐송교회라든지 CCC 그런 정도거든요. 그것도 거기 모여서 진정하게 섬기면서 그리스도의 삶을 살기보다는 옮기니까요. 그래서 어떤 비유를 하냐 하면 욕조에 물마개 없이 물을 틀어 놓은 거와 같다. 계속 물이 빠지는 거죠. 그러니까 항상 그 숫자입니다. 한국교회처럼 계속 교회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울릉공에 있는 어떤 목사님의 얘기를 들으니까 침례교 목사님이신데 교인들이 40-50명 정도래요. 그 교인들이 모여 회의를 했는데 우리교회의 진정한 미션이라는 게 뭐냐 이렇게 적은 숫자가 모여서 교회 건물을 유지하고 우리끼리 예배드리는 게 교회의 미션이냐, 우리 미션이 커뮤니티와 어떤 관계인가,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누구를 섬겨야 하고 우리가 섬겨야 할 이웃이 누구냐 아주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고 결정을 하기를, 좋다 우리가 이 교회 건물을 팔고 섬기는 미션을 하자, 그렇게 해서 한국식으로 구역예배 있지 않습니까? 10명씩 나눠 가정교회를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목사는 돌아가면서 예배를 인도하고 성경공부를 하고 그러니까 초대교회 가정교회 모습으로 그렇게 한 거죠. 전 그것이 참 신선하게 받아들여졌어요.

진반섭|교회가 많이 세워진다는것은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참 좋은 일이지요. 그런데 지금 이 목사님 말씀을 들으니까 호주연합교회는 자꾸 합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데 우리 한국교회는 자꾸 번창하니까 얼마나 좋은 현상입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교회가 많이 세워져야만 교민사회 복음화를 위해서,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해서 필요하냐 하는 것은 함께 고민하여야 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서 신학교 문제가 대두되는데요, 교회가 세워진다는 것은 목사님이 계시다는 게 아니겠어요? 그렇게 볼 때 신학교가 너무 많이 있지 않은가 생각해볼 수 있고요.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하는데 공급은 많고 수요가 적으니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사실 보니까 교단이 없는 신학교가 많이 있더라고요. 지난 번 신문을 보니까 처음 보는 교단인데 목사안수를 준다는 광고가 났더라고요. 이런 문제들은 교회 원로 목사님들이나 교회 지도자들이 깊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교단이 없다보면 자연히 교회의 행정력이나 배움의 기회도 없기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까, 예를 들면 우리 총신 합동 측에서는 세례교인 30명 이상 되어야 당회원 한 사람 세웠거든요. 이렇게 교단이 있으면 교회의 조직과 교회의 일꾼을 세우는데 어떤 규정이 있을 겁니다. 그 규정에 의해서 교회 일을 처리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교회를 세우면서 바로 장로를 세운다던지 안수집사를 세운다고 한다면 상당히 혼란이 일어날 겁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한인교회에서 일어나고 있거든요. 지금 한인교회가 270여 개가 된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 교회가 수없이 많대요. 이제 한인교회의 성숙에 대해 질문을 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 홍관표 목사     ©크리스찬리뷰


고동식|진 장로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나는 것은 그렇게 세워진 장로, 안수집사가 교회를 옮길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교회에서 아무 문제없이 그 직분 그대로 받아 준다는 겁니다. 그런 것들이 한인교회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한 가지 예지만요.

저는 직업상 가정방문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보면 교회를 안 다니는 분들이 그렇게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대화를 하면서 교회 나갈 것을 권하지요. 그러면 교회 갈만한 곳이 없다고들 얘기를 해요. 물론 그분들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책임은 목회자가 아니겠어요? 

지금 성도들에 대한 영적상태를 분별할 수 있는, 그래서 내가 어떤 꼴을 먹일 수가 있느냐 이것이 목회자들에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춰 교육하고 훈련하면서 성도들의 아픔과 가려움 이런 것들을 터치해 주면 그 사람이 성장을 하는데 방향이 자기중심적으로 가버리니까 불평이 나오고 정착을 할 수 없게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교회 임직자 선출에 대하여

 
사회자| 대담 중에 신학교와 임직자 선출에 대한 의견이 거론되었습니다. 그런 문제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런 것들을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 보자는 뜻에서 이번 좌담회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우선 임직자 선출에 대해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는데요, 사실 교회에서 임직자를 선출하는 것은 교회의 일꾼을 세우는 축제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잘못하여 자리싸움으로 변질된다면 적지 않은 분란이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의 불씨이기도 합니다. 먼저 홍 목사님이 말씀해 주시지요.

홍관표| 장로님들 말씀이 저에게 성토하시는 것 같습니다.(일동 웃음) 사실은 교회가 많이 세워지는 것을 저는 적극 환영합니다. 또 교회가 많이 세워졌다 걱정하는 분들에게 제가 얘기를 합니다. 교회는 많이 세워져야 한다. 유흥업소가 많이 세워지면 그건 안 된다. 그 대신 교회가 많이 세워지면 어쨌든 복음이 전해지는 것인데 유흥업소와 같이 사람에게 죄를 짓는 그런 것이 있느냐 그러니까 교회는 많이 세워지고 거기에 대해서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 아주 긍정적으로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임직에 대한 것은 임직식 때마다 얘기를 합니다만 너무 임직이라는 것이 축하파티와 같은 기분을 주고 있어요. 하나의 교회 직분을 감투로 생각을 하고 그리고 임직하면 그분을 대단히 성공적인 사람같이 높이고 또 그를 부러워합니다. 그래서 임직식에 가서 강단에서 내려다보면 뭐 하나님이 보실 때 저 모습을 어떻게 보실까 그런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꽃다발과 선물 가져와서 임직자들에게 안겨주고 사진 찍고 하는 게 임직식인지 무슨 감투직을 받는 건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참 한심스러운 광경이 자꾸 나타납니다. 

제가 사실 며칠 전 한 교회 가서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지금 현대교회가 개혁해야 될 문제가 뭐냐 이 직분에 대한 하나의 권위주의이다, 장로 직분이나 집사 직분이나 다 감투가 아니고 섬기라는 직분이거든요. 섬기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그분들을 격려해야지 축하한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개념인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목회할 때는 그런 일이 없고 그냥 아주 조촐하게 했어요. 선물 왔다갔다 하는 것도 금했고 세워서 그저 충실하게 직분을 잘 감당하도록 가르치고 지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장로들은 목사에 대해 사사로운 것은 얘기할 것이 없어요. 그저 목사를 위해 기도하고 교인들의 사정과 교인들이 은혜를 받고 있는지 말씀에 영향은 어느 정도 받는지 그런 걸 파악해 가지고 목사에게 말씀드려서 그것을 고치도록 하는 것이 장로 직분의 의무거든요. 그래서 그런 일을 하지 않으면 장로로 세울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장로들의 직분은 바로 말씀을 받아서 교인들이 그대로 살고 있는가, 또 말씀선포가 바로 되어있는가, 그리고 목사들이 정말 말씀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가, 그런 걸 다 살피고 그래야 되거든요. 목사들이 골프에 미쳤다, 그러면 말씀준비를 해야 하는데 골프장만 가 계시면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시면 안 되지요. 말씀준비에 전념을 하시죠.” 이것이 장로들이 하셔야 될 일입니다.

저는 목회할 때 퍼스에서 한 가정을 보냅니다 하고 연락이 와서 공항에 나가 그 식구들을 맞이해서 저희 집에 모셔다 놨는데 교회 집사들이 어느새 알았는지 우리 집에 와서 그 분들을 모셔가면서 왜 우리 목사님 설교 준비하셔야 하는데 여기에 계시느냐면서 막 차에 싣고 가버리더라고요. 그 정도가 돼야 목회가 되고 그래서 목사를 좋은 목사로 만드는 것은 장로들과 교인들입니다.

양용선| 교회 직분자 임명과 관련하여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교회에서나 사회 조직에서나 사람을 세우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한국의 사회적 문화적 특성상, 많은 역할을 계급의 신분과 동일시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평생을 지내온 터라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에서도 여전히 교회의 직분을 감투로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교회가 추구하는 신앙의 원칙과 가치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신앙인이 비록 아니어도 교회 혹은 종교기관에서의 역할이 결코 자리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은 누구나 상식으로 알고 있지만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언제나 이익집단의 갈등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는 원칙은 변할 수가 없지요. 

그러한 원칙이 무너지고 대신 자기 세력의 확장과 교회 경영의 방법으로 직분제도를 이용하고 있다면 신앙의 근본적 가치인 하나님나라 대신 세속적 가치인 자기나라를 세우는 노력이 되는 터라 차라리 교회생활을 하지 않는 만도 못한 결과가 되고 마는 것이 요즈음 직분을 둘러 싼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교회를 자기욕구의 실현의 도구로 생각한다면 신앙이 무엇인지 아직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이런 직분 문제는 집사, 권사, 장로만의 문제가 아니라 목사의 문제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사의 이름이 섬김의 역할이라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잃어버리고 평신도와 분리라는 신분적 가치관으로 접근할 때에 당연히 다른 교회 직분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비슷한 권위구조를 피할 수 없게 되고 신앙은 우상이 되어 자리를 지키거나 뺏기 위한 경쟁과 싸움으로 쉽게 변화됩니다. 보고 배운 대로 하기 마련이니까요. 

하나님이 기름을 부으셨다고 믿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돌 하나가 되는 것이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라면 직분을 의식하거나 고집하는 마음에는 나의 나라는 있어도 하나님의 나라가 없는 것은 분명하지요. 이단은 형식상의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 근원적인 신앙의 이해와 삶의 자리의 문제임을 한국교회와 이민 교회가 이제는 성숙한 눈으로 바라볼 때도 되었기에 이렇게 크고 작은 문제들이 참 무의미한 싸움을 통해 붉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진반섭 장로     ©크리스찬리뷰


이애련| 지금 얘기를 들으며 어떤 말씀이 떠오르느냐 하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를 보내셨는데 한국교계를 보면 하나님이 교회를 너무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셨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우리가 이것을 한 번 짚고 넘어가야 될 것 같아요. 우리가 교회에 속했다고 해서 하루 종일 거기서 밥 먹고 자고 일하고 하는 일터가 아니잖아요. 우리는 지역사회에 속해 생활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교회가 내가 속한 지역사회를 떠나 교회당에 모여서 예배만 드리고 밥 먹고 헤어지고 다음 주에 와서 또 그렇게 하고 그러면서 아, 내 친구는 똑같이 신앙생활 했는데 집사 되고 장로 됐는데 난 뭐냐 나 떠날 거야, 이런 모습을 많이 보거든요. 그것 때문에 상처받는 분들도 많고 교회를 수평적으로 이동하고요. 과연 교회미션이라는 게뭐냐, 교회의 본질,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장로선거다 권사선거다 그런 것 하면 정치판 선거보다 더한다고 들었는데 별로 변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모습에 실망도 많이 되고 착잡한 마음입니다. 우리가 완전할 수는 없지만 좀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열정이 있고 기도 열심히 하고 한국교회의 장점이 많은데 어떠한 모습이 진정 성장이고 참된 교회와 믿는 이들의 삶인지, 이제는 함께 나누는 삶을 , 밖을 향한 삶을 그래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호주교회 같은 경우는 굉장히 깨끗합니다. 교회의 돌아가는 모든 제도와 임직문제, 재정 등 굉장히 깨끗해요. 아주 투명해야 되고 정직해야 되고 목회자 한 사람이 교회를 좌지우지 하는 것도 아니고요 팀웍으로 이루어집니다. 목회자는 목회자가 할 일을 반드시 해야 하고 장로, 집사들도 이분들이 맡아서 하는 일이 다 정해져 있거든요. 한국교회 같은 경우는 목사들이 부러울 때도 있어요. 왜냐하면 도와주는 분들이 많거든요. 부목사, 전도사, 그런데 호주교회는 목사 딱 한 사람입니다.

저희교회 같은 경우는 가정사역하는 분이 있으니까 딱 둘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장로들과 교인들이 다 해야 돼요. 어떤 식으로 호주교회가 움직이느냐 하면 재미있는 일인데요. 제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떤 한 교인이 조용히 와요. 그리고 목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합니다. 그래서 뭐하나 제가 봤어요. 스프레이를 가져와서 교회 부엌에 있는 기구며 오븐 등을 열어 뿌려놓고 가요. 그러면 두세 시간 후에 몇 명이 앞치마하고 걸레를 들고 와요. 그 사람들이 와서 그걸 다 닦는 겁니다. 얼마 있다가 또 몇 사람이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와서 바닥을 닦고 청소를 합니다. 그러니까 누구 한 사람에게 ‘너 이거 해야 돼’ 이런 게 없어요. 다 나눠서 합니다. 장로들도 다 나눠서 합니다. 

우리교회당 안에 몇 년 전에 프로젝트를 달았는데 교인이 늘어나고 행사가 많아지고 특히 젊은이들이 많아지니까 성능이 좋은 프로젝트하고 스크린을 다시 설치하자, 그랬더니 재산관리하는 장로님 두 분과 전기에 관련된 몇 분들이 시간을 내 교회에 와서 낮에는 홀을 사용하니까 작업을 못하고 저녁부터 시작해서 밤 12시가 넘도록 설치를 한 겁니다.

그리고 아까 장로님이 말씀하셨는데 아픈 사람 상처받은 사람도 목사에게 넘기지 않거든요. 장로들하고 집사들 그리고 교인들로 구성된 모임이 있어요. 그분들이 수시로 연락을 합니다. 그리고 심방할 곳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을 해요. 

그런데요 목사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냐 하면요 한국 사람들과 틀려서 신자들끼리는 ‘헬로우, 하와유’ 하면 ‘아엠 파인 땡큐’ 이게 끝이에요. 그런데 목사하고는 속에 있는 얘기를 다 해요. 목사를 그만큼 신뢰하는 거죠. 그때 목회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대화한 것을 입 밖으로 내서는 안 됩니다. 나가면 목회자로서의 생명이 끝나는 겁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임직 욕심도 없고 일단 장로로 뽑혀도 5년 되어 자기가 쉬어야겠다고 그러면 다른 사람이 합니다. 그러니까 평생직으로 생각하거나 또 자기 소유화하는 게 없어요. 하나님이 주신 은사대로 교회를 섬깁니다. 또 임직은 노회에 연락을 하면 노회에서 목회자를 위한 담당 분이 계세요. 우리교회에 새롭게 장로가 뽑혔는데 함께 헌신예배를 드리고 싶다 네가 와서 예배를 드려줄 수 있겠느냐 왜냐하면 목사들은 너무 바쁘거든요. 그러면 그분이 와서 해 주세요. 예배가 끝난 후에는 간단히 다과를 해도 뭐 선물 주고 이런 것 없어요. 제가 10년 목회 하지만 한 번도 그런 것 본 적이 없고 교회에서 음식을 나누는 것도 절대로 교회 돈으로 안 합니다. 절대로 안 해요. 그것은 다 자원자의 섬기는 것으로 합니다.

 
▲ 이애련 목사     ©크리스찬리뷰

양용선| 한국교회 입장에서의 화두는 신앙의 교회와 교리 이 두 가지가 화두가 되는데 서양교회는 그 단계가 지났기 때문에 신앙의 생활과 그리고 커뮤니티입니다. 그러니까 신앙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 의미의 이해가 우리는 교회에 나가서 교리를 준수하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분들에게는 신앙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아, 자기 삶 속에서 커뮤니티 속에서 일하는 그 모습을 가지고 신앙인의 개념으로 말하는 거죠. 우리와는 이렇게 큰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진반섭| 임직자 선출은 성경적으로 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고 봅니다. 디모데전서 3장에 보면 감독자, 안수집사의 자격이 나오잖습니까. ‘선한 사람’ ‘돈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사람’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 ‘성질 급한 사람도 세우지 말라’ 등등 이 부분에 어느 정도 합당했을 때 선출을 해야지 그렇지 않고 자기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한다면 목사님도 힘들어지고 일꾼도 힘들어지고요. 장로가 뭔지도 모르고 장로가 된다면 어떻게 목회자를 도와줄 수 있겠어요.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많은 교회들이 이렇게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임직자를 세우는 부분에 있어서 이 시점에서 목사님이 기도하시면서 바른 생각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동식| 진 장로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 역시 부족하지만 직분을 너무 남발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교회 직분이 교회 안에서 계급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실 사람은 한 번 세워지면 바꾸기가 어려우니까 선출이라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정말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기도 운동이 선행되어 기도의 분위기가 살아날 때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고요. 

그리고 임직 후에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직분자의 역할과 사명, 거기에 첨가해서 나눔과 봉사에 대한 훈련도 했으면 하고요. 아무튼 전 장로로서 항상 두려움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사회자| 이 목사님, 호주교회에서는 임직자를 선출하는데 어떤 내규가 있습니까?

 
이애련| 저희는 어떤 특별한 내규가 없고요, 공동의회에서 자유롭게 추천을 해요. 그런 후 투표를 하죠. 그런데 감사한 것은 한국 목사님들 고민을 많이 하시잖아요. 어떤 분이 장로로 좋을까 어떤 분이 집사로 좋을까, 저는 그런 문제로 고민을 안 하니까 너무 너무 감사해요. 제가 걱정을 안 해도 투표해서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다 일할 만한 사람들을 뽑아요.

왜냐하면 계급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요. 뽑혔더라도 ‘난 섬겼으니까 안하겠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의 의견을 받아줘요. 얼마나 자유롭고 좋은지 몰라요. 투표 때문에 무슨일이 생기거나 교회를 떠난다거나 그런 건 없어요. 그리고 일단 장로에 뽑히면 기본적으로 3년 정도는 섬겨야 합니다. 그런데요, 만약에 10명을 뽑았는데 다음 투표 때 10명을 다 새사람으로 한다면 혼란이 오니까 반씩 바꿔요. 

고동식| 그런데요, 호주교회 보니까 한국교회와는 달리 임직자 선출에 나이 제한이 없는 것 같아요.

이애련| 맞아요. 나이 제한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한국교회 장로들은 정말 엘더(Elder)에요.(일동 웃음)

홍관표| 이 대목에서 덧붙여 말한다면 사실 주일이라는 것은 일요일이 아니고 주님의 날입니다. 주님의 날은 주님께서 예배를 받으시는 날이고 주일은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맞지가 않아요. 그런데 주일날 예배를 드린다고 하면서 임직식을 가진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주일날 임직식을 하지 않고 토요일 날 합니다.

결국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는 시간에 아무래도 예식이라는 장례식, 결혼식, 임직식을 한다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 많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하나님 중심한 예배가 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임직식을 주일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한국어 신학교에 대하여

 
사회자| 임직자 선출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에서 살피며 문제를 발굴하였습니다. 또한 긍정적인 측면에서 좋은 사례를 찾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신학교 문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이 신학교 문제를 다루기는 아마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 신학교가 1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양 교수님부터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양용선 교수     ©크리스찬리뷰


양용선| 사실 크고 작은 신학교가 계속해서 생긴다는 소식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저도 신학교에서 오랫동안 가르쳐 온 터라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고 또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도 이렇게 저렇게 관계한터라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겠지요.

한국인 교회가 시드니에 만도 몇 개가 된다며 많이들 걱정하는 것과 같은 차원에서 이해하고 싶습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무엇이든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면서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은 우리네 생활의 기초입니다. 자유주의 경쟁 속에서 태어나고 상장해 온 우리들 생각 속에는 이익이 되면 모이고 이익이 없으면 흩어지는 것이 우리 생각에 배어있는 터라, 교회와 신학교만을 예외로 설명하고 다루는 것은 현실정이 없겠지요. 교회 출석도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곳으로 택해 움직이고 있는 터라, 교회에 대한 수요와 목회자의 공급이 있는 한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듯, 신학교 역시 수요가 있어 학교 운영이 가능하고 공급이 있어 학교가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런 현상인터라 그것 자체만을 두고 옳다 그르다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상호 경쟁과 협력입니다. 수많은 현지 교회가 경쟁만 있을 뿐, 다른 교회와의 협력을 이루어 갈 수 없다면 그러한 교회 운영은, 이익 추구가 목적인 회사들의 현실적 경영과 큰 차이가 없어 하나님의 나라는 차치하고 사회조직보다 조금은 나은 본을 보이는 것에서마저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에 교회 난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듯, 신학교의 형성 역시 그러한 측면에서 이해해 보고 싶습니다. 

장사가 되면 가게가 생겨나듯, 신학교 역시 그런 흐름을 비켜갈 수는 없는 터라, 수요가 있어 많은 분들이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이민사회의 신앙 성숙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생각하면 신학교가 세워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사에는 장사의 도가 있어 그런 장사만이 일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와 또 인생의 의미를 동시에 실현해 가듯, 신학교 설립도 그 가치와 의미가 있어 경영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신학교 추구하는 본질을 같이 실현해 갈 수 있다면 규모가 크던 작던 의미 있는 일이라도 생각합니다. 마치 교회의 수가 많던 적던 거기서 진정한 신앙인이 자라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으니까요.

교회가 모여서 협력을 하고, 신학교가 모여서 그 방향과 모델을 함께 제시한다면 분열과 냉소가 가득한 이민 사회를 협력과 따뜻한 이해가 있는, 사람 사는 사회로 만들어 가는데 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 봅니다. 신앙을 교리화, 교회화시켜 나가는데 그동안 모든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한국 교회 그리고 이민 교회의 모습이라면, 이제는 신앙을 생활화, 커뮤니티화를 통해 성장할 필요가 있음을 교회와 신학교의 분열과 팽창을 통해 주어지는 과제가 아닌가 생각해 보면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동식| 저는 최근 많이 늘어나는 신학교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이 있는데 문제는 신학을 목회를 위해서 하는지 아니면 자기 신앙의 성숙을 위하여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서 두 가지 문제를 말씀 드릴 수 있는데 하나는 비자 때문에 신학교에 들어가서 그것을 가지고 교회 속으로 들어와 교회비자를 요구하는 겁니다. 안 해주면 기분이 상해서 교회를 옮기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신학을 했으니까 전도사의 직분을 줘야 하는지 이것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분에게 전도사의 직분을 주면 죽을 때까지 그 직분이 따라가잖습니까.

또 그분이 다른 데로 옮기더라도 전도사라는 직분으로 갑니다. 과연 이런 것들이 옳은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물론 하나님의 인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적인 목적으로 신학을 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가 생각을 하고요,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 목사님들께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며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이애련| 말씀을 듣고 보니까 제도적인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네요. 저희 같은 경우는 신학교에 일단 들어가면 목사 후보생으로 들어가거든요. 신학을 마쳐도 임지가 없으면 안수를 주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22명이 신학교에 들어갔는데 졸업은8명이 했습니다. 저도 요즘 한국어 신학교가 계속 생긴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어디에나 다 그렇더라고요. 미국에서도 보니까 그곳은 사람도 많고 크니까 더하죠. 그런데 이 문제는 교회의 원로이신 분들이 모여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을 듯싶네요. 굉장히 미묘한 문제잖아요. 비자까지 걸려있는데요.

진반섭| 그러니까 현지 신학교에서 입학생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정말 은혜 받고 복음의 열정을 가지고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안수 받고 목양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지요.

그런데 문제는 신학교가 난립하면 자연히 부실한 신학교도 생긴다는 겁니다. 그게 염려스러운 거지요.

홍관표| 고 장로님이 말씀하신대로 신학교가 하나의 비즈니스 쪽으로 가서는 안 되겠지요. 여기에는 한인교회들만의 책임이 아니라 호주교회도 사실은 책임이 있습니다. 신학교가 뭐 한국어, 영어 이렇게 나눌 필요가 없는 거거든요.

지금 신학교 문제가 거론이 됐지만 사실 근본문제는 교단문제입니다.

이제는 교민사회에 교단이 다 생겨났어요. 그러니까 그 교단에서 자기 목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교단 신학교를 세울 수밖에 없고 그래서 우리 대양주 예수교장로회에서도 뉴질랜드에다 교단 신학교를 세웠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3자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 신학교가 정말 기본이 되어 있느냐 거기에 시설도 필요하고 교수도 필요하고, 그저 몇 사람이 모여 우리 신학교 하자해서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무조건 세워가지고 우리 교수하자, 너 교수해라 이러면 되겠어요? 그래서 한국교회 문제는 바로 신학교 문젭니다.

제가 한국에서 신학교에 있을 때 졸업생들 마지막 인터뷰 할 때 사명감이 없으면 이제라도 그만둬라 사명감도 없는 사람이 목사 되면 당신도 고생하고 당신 가족들도 고생하고 교인도 고생하고 그런 짓을 왜 하려고 하느냐 그러니 이제라도 사명감을 하나님 앞에 받았으면 순종하고 사명감이 없으면 그만둬라 졸업 인터뷰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사실 이민사회에 와보니까 그냥 영어 배운다고 신학교에 들어가더니 목사 되고 또 어떤 분은 집사로 있다가 어떻게 된 일인지 일 년 정도 공부 해가지고 목사 안수를 받더라고요. 어느 교회 집회를 갔는데 그 지역의 어떤 목사는 예배순서를 어떻게 짜는지도 모르고 있어요. 이렇게 자격 없는 목사가 세워지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사회가 좀 더 성숙을 해야지 이대로 나가면 앞으로 큰일 나지 않겠는가, 그런 우려를 합니다. 사실 이렇게 걱정은 되는데 결론은 없어요.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한 교회의 목회 프로그램

 
사회자|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인간입니다. 그런 불완전한 인간이 모여서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공동체이기에 항상 문제가 있습니다. 갈등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역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인격적 성숙이 촉구된다는 것입니다. 피차의 관계가 아름답게 변화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역시 서로가 섬김의 자세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군림의 자세가 아닙니다. 겸허하게 교회를 섬기는 자세로 돌아갈 때에 지금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최소화될 것이며 아름답게 극복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님께서 지역 사회를 위한 목회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지요.

이애련| 지금 시무하고 있는 교회는 사실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왜냐하면 잘나가는 교회였거든요. 그런데 두 분 목사님이 오셔서 제대로 이상적으로 목회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가 많이 상처를 받고 교인들이 많이 떠나고 힘든 상태였습니다. 이 교회는 백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민자들도 영국. 뉴질랜드 사람인 영어권이고요. 동양인은 중국인들이 많이 들어와요.

▲ 고동식 장로     ©크리스찬리뷰


가서 보니까 가정사역의 필요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교회에 가정협력사역자 한 명을 신청했어요. 꼭 필요하다, 그랬더니 교회에서 재정은 확보되어 있다면서 가정사역자 한 분을 모셨어요. 일단 그분과 함께 ‘플레이 그룹’을 시작했어요. 젊은 부부 팀이 좀 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많이 온 겁니다. 그래서 금요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그런 후 몇 달 해보니까 80가정이 오는데 이 사람들은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중에 교회를 다녔던 사람도 있었는데 그분들은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서 절대로 교회에 발 들여 놓지 않겠다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어렸을 때 주일학교에 다녔던 사람들입니다. 설문조사를 해 보니까요. 그 부모님들을 위한 예배를 올 3월부터 시작했어요. 그런데 3월 달에 5가정이 나오더니 지금은 20가정, 70명 정도가 나오고 있어요. 이런 사역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어떻게 교회가 커뮤니티에 영향을 주고 커뮤니티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까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벗어나서 살 수는 없잖아요. 어쨌든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 지역을 벗어나 다른 교회로는 안 가거든요. 한국교회와는 틀려요.

고동식| 이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도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기 원하는데 우리 한국교회 목사님들이 영어가 부족해 지역사회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애련| 지역사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문제라면 2세들을 활용하라고 권유해 드리고 싶어요.

홍관표| 호주교회는 굉장히 성숙한 교회입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교회는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미숙한 교회이기 때문에 성숙한 교회로 성장해 나가면 자연적으로 그런 쪽으로 나가리라 봅니다.

그런데 지금 우려되는 것은 우리교회가 세속화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 우리가 교회의 권징이 꼭 살아있어야겠다는 겁니다. 잘못된 사람이 목사 되고 잘못된 사람들이 장로 되고 이런 사람들이 교회를 지도하면 자동적으로 교회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까 교회의 권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겁니다. 권징 실시가 바로 되면 교회는 세속화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것이고 또 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예수님을 닮아서 나가려고 하면 교회가 섬기는 자리로 나가야 되는 거니까 목사나 장로나 다 섬기는 직 아녜요? 그래서 섬기는 종의 자세로 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사회자|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은 몹시 다양하고 미래도 예측할 수 없도록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에 직면한 한인교회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살폈습니다. 성경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관계로 성숙되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성경 앞에서 겸허하게 자신을 살피고 다듬어 나가야 되겠다는 강한 교훈을 받게 됩니다.

오늘의 좌담 주제는 다루기 힘들고 지금까지 저희 잡지가 크게 부각시키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들을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어서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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