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허물 벗고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버렸다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를 잡아오던 어미 새를 새매가 낚아갔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 먹는다 그러나 어느 유족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은 죄가 있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8장 7절에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사람이 먼저 그 여자를 돌로 쳐라”고 했는데 나는 그만 돌을 들어 그 여자를 치고 말았다 오늘도 새들이 내 얼굴에 침을 뱉고 간다 엉엉 울면서 얼른 하늘로 고개를 젖혔다.
글 : 김명동|편집인, 세계모던포엠작가회 회원 사진 : 김조민|편집실장,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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