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누가, 땅끝을 걷다

한 손에 청진기, 다른 한 손에 복음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06/27 [12:30]
제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OMMA| Oceania Medical Mission Conference)가 지난 6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에 걸쳐 리버사이드 걸스 하이스쿨(Riverside Girls' High School, Gladesville)에서 열렸다.

▲ 제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가 리버사이드 여고 강당에서 의료인과 선교 헌신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식을 가졌다. 사진은 강사진, 선교 단체,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김현우

제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 준비위원회가 주관하고 (사)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와 시드니한인교회교역자협의회 후원로 열린 이번 선교대회에는 시드니, 멜본, 뉴카슬, 캔버라를 비롯한 뉴질랜드 등 대양주에 있는 한인 기독 의료인들과 18개 선교단체, 그리고 전문사역자들이 한데 모였다.

복음서의 저자이자 의료 선교사였던 누가의 비전을 품고 모인 것이다. 한 손에는 청진기와 메스를 들고 또 다른 한 손에는 복음과 사랑을 들고 땅끝으로 가는 비전이다.

 
선교는 복의 증인이 되는 것

주안교회 찬양팀이 열정적이고도 영감있는 인도로 경배와 찬양을 시작했고 의료진들의 기대에 찬 선교대회는 서막이 올랐다. 장경순 목사(시드니산돌장로교회, 시교협 총무)의 사회로 시작된 1부 예배에서 김기섭 장로(시드니한국병원, 실로암장로교회)는 “모든 의료진들이 낮고 겸손한 섬김으로 오직 한 길, 하나님과 동행하며 선교 사역을 감당케 하옵소서”라고 기도를 했고 이어서 호주 밀알선교합창단이 아름답고 힘있는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 개회예배서 설교하는 제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 대회장 이규현 목사.     ©크리스찬리뷰

송영근 선교사(GAMA 호주 대표)의 성경복독(창세기 12:1~3) 후에  등단한 OMMA 1차 대회장 이규현 목사(시드니새순장로교회)는 “너는 복이 될지라”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선교는 하나님이 불러내시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부르신다. 그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이 선교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했다.

▲ 홍보전시관 개관식에서 테이프 커팅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교계 인사들. 홍보관은 제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 기간 중 18개 선교단체가 참가하여 운영되였다.     ©크리스찬리뷰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은 정든 곳, 안정된 곳에서 낯설고 불안정한 곳으로 부르신다. 그 낯설고 불안정한 곳이 선교지다. 호주로의 이민도 내가 온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이 불러내신 것이다.”

이규현 대회장은 “이러한 선교적 부르심을 확인하고 깨닫는 사람만이 선교사가 될 수 있고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교사로 부름받은 자의 정체성은 “복 있는자”라고 했다. 하나님이 선교사를 복 있는 자로 부르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는 복있는 자가 전하는 것이다. 저주 아래에 있던 사람들을 복 아래로 참여케 하는 것이 선교다. 선교는 복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규현 목사는 “선교는 방법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복음의 감격이 선교를 가능케 한다. 사도행전에는 특별한 선교 전략도 방법도 없었다. 사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가슴 벅찬 복음의 감격이 선교지로 흘러간 것이다. 선교는 나를 감격시킨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 사랑을 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설교 말미에 이규현 목사는 “대양주의료선교회를 통해 복음의 감격과 그리스도의 사랑이 땅끝까지 전파되기를 바란다”며 대회장으로서의 소망을 전했다.

▲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박재형 회장이 개회식에서 격려사를 전하고 첫 번째로 주제강의를 했다.     ©크리스찬리뷰

 선교는 하나님의 계획을실천하는 것

1부 개회예배 후에 2부 개회식 및 축하의 시간이 이어졌다. 박승천 OMMA 준비위원장(Health Care Focus Medical Centre 원장)은 “먼저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린다”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박 준비위원장은 “이번 선교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두었던 것은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었다며 개인적인 소회를 밝혔다.

▲ 18개 선교단체가 참가한 홍보관을 둘러 보는 인사들과 개회식에 참석한 선교단체들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 아래 왼쪽은 호주밀알선교합창단.     ©크리스찬리뷰

“지난 몇 해 동안 개인적으로 단기선교 현장을 다녀보았지만 개인적인 능력의 한계성과 무기력함 느끼고 과연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깊이 숙고해 보았다. 그때 얻은 깨달음은 선교는 우리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이고 선교 현장은 하나님의 계획을 실천하는 장이라는 것이다.”

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의 목적에 대해 박승천 위원장은 1.5세와 2세의 젊은 한인들과 선교의 비전을 공유하고 우리가 받은 특권을 가지고 선교에 헌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OMMA는 1세는 물론 1.5세와 2세까지도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다세대 협의회가 되었다.

그는 1차 대회를 통해 대양주에 흩어져 있는 한인 기독 의료진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동역함으로써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 열정적으로 찬양을 인도한 주안교회 찬양팀(위)과 순서를 맡은 인사들. 사회 장경순 목사, 기도 김기섭 장로, 헌금기도 유승록 목사, 인사 박승천 준비위원장, 축사 이건오 장로, 문단열 목사     ©크리스찬리뷰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곳에 우리도 헌신하고 동역하며 하나님의 일꾼들이 많이 일어나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선교는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 

진기현 목사(시드니주안교회)의 기도 후에 이규현 대회장의 개회선언으로 제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곧이어 등단한 한국기독교 의료선교협회 회장 박재형 장로는 격려사를 통해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라고 말 문을 연 뒤 “정한 날에 정한 장소에서 1차 대양주의료선교대회를 열 수 있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장로는 “우리가 계획하고 기도하고 날짜를 정하고 장소를 정했지만 그대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대회의 성공을 기원했다.

▲ : Dr. Barbara Martin(왼쪽, 한국명 민보은)과 존리(John Lee)     ©크리스찬리뷰

다음은 축사가 이어졌다. 이건오 장로(포항선린의료원 원장)는 “지금 이자리에 서 있는 것이 감격스럽고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감격스런 축사를 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의료진과 사역자에게 하나님께서 큰 명령이 내리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의료 선교는 피할 수 없는 하나님의 명령이요 뜻”이라는 것이다.

이 장로는 “의료선교협회 회장으로 일할 때,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의료 선교사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무수히  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통도 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때 의료 선교사를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당시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의료선교대회를 통해 하나님이 대양주의 의료선교사를 사용하셔서 땅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사랑이 증거되기를 소망한다”면서 그러나 “선교는 의료진만의 몫이 아니라 종합 선교로 발전되고 확대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의료선교대회 참석자들이 두 손 높이 들고 헌신과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크리스찬리뷰

그러므로 “도시를 변화시는 종합 선교가 될 때, 효과적인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의료인 뿐만아니라 여러 전문인들이 필요하다. 함께 땅끝으로 나가자!”고 했다.

시드니한인교회를 대표해서 문단열 목사(시드니한인교회교역자협의회 회장)가 등단해 환영의 인사를 전하며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분들이 있기에 이번 선교대회가 열릴 수 있게 되었다”고 준비위원회에 감사를 표했다.

문단열 목사는 선교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돕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이나 능력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꺼이 돕고자 하는 마음을 원하신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순수하고도 뜨거운 돕고자 하는 마음이 선교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선교대회는 6개의 주제강의가 발표되었는데, ‘의료선교의 개관’(박재형|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을 시작으로 ‘세계 선교의 흐름’(전호진|캄포디아 장로신학원), ‘의료 선교의 현황과 전망’(이건오|포항선린의료원장), ‘전문성을 통한 후방 의료선교’(박관태|고대안암병원), ‘21세기 선교전략1: 의료선교와 협력모델’(장원기|CCC아가페 대표), ‘21세기 선교전략2: 치과의료선교의 모델들’(양유식|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수석부회장)과 함께 15개 부문의 선택강의가 진행됐다.

특히 둘째 날 오전에는 호주장로교회 의료선교사로 부산 일신기독병원에서 32년간 사역했던 바바라 마틴 선교사(Dr. Barbara Martin, 한국명 민보은)와 멜본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이며 하베스트교회 목회자인 존리(John Lee) 목사의 간증이 있었다.

한편, 선교대회에서 발표된 일부 강의 내용들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강의 주제 : ‘의료선교의 개관’

박재형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 회장, 대길교회 장로, 서울의대 교수)

신·구약에 나타난 의료선교의 성경적 기초를 통한 의료선교의 정의, 선교의료와 의료선교의 개념에 대해 소개했다. 의료선교의 개관으로서 발전사와 함께 한국의료선교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더불어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그 길을 소망하고 부르심을 확인했다.

△강의 주제 :‘선교지 병원-캄보디아 헤브론 병원

  김우정 (캄보디아 헤브론 선교 병원 선교사)

다양한 형태로서의 의료선교를 소개하고 그 중 선교병원 사역현장인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에 위치한 헤브론 선교병원의 사역을 소개했다.

‘연합과 협력’, ‘사람 세우기’를 키워드로 삼는 헤브론 선교병원의 생생한 사역 현장 이야기와 더불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함께 나누었다.

△강의 주제 : 치과 의료 선교의 새 모델

  양유식 (서울스타일치과 원장, 치과의료선교회 명예이사장)

한국 내 전략적 치과 의료선교 단체인 ‘치과의료선교회’를 치과의료선교의 새 모델로 소개했다. 1982년 난지도 무료 진료를 시작으로 하나님과 동행했던 선교 발지취를 함께 나누고 치과 의료 선교의 새 모델이 되기까지 변화와 전략을 나누었다.

현재 치과의료선교센터의 사역과 KOICA 정식 등록 단체인 ‘덴탈 서비스 인터내셔날(DSI)’ 활동을 소개하고 치과 의료 선교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강의 주제 : 21C 의료선교의 전략 - 의료선교의 협력 모델

  장원기 (CCC아가페 의료선교부 대표, 전 파키스탄 선교사)

각자 부르심에 맞게 받은 은사들은 서로가 겸손하게 보완해 가며 창의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의도’인 협력사역을 소개했다.

협력사역의 유익, 원리, 풀어야할 난제들을 알아보고 단순히 일을 위한 것이 아닌 동반자적 관계의 성장을 통해 지상명령성취를 이루며 하나님게 영광을 돌리는 선교현장에서의 ‘협력’을 함께 소망했다.

△강의 주제 : 의료선교의 현황과 전망

  이건오 (선린의료원 원장,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성도는 주님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때를 살아가는 주님께서 부르신 자들로서 우리들에게 주신 전문적인 능력을 하나님께 기쁨으로 드려 선교의 사명으로 살아야 한다.

성령 하나님이 주체되시는 사명으로서의 의료선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함께 살펴보고 의료선교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함께 나누었다.

△강의 주제 : 공산권 의료선교 활동 상황

  장요나 (국제사랑의선교회 비라카미 지역 본부장, 베트남 선교사)

상당한 지혜와 전문적인 지식, 전략을 요구하는 공산권의 의료선교 활동상활을 ‘사랑의 병원 선교회’(A.H.F. Korea)의 사역을 통해 살펴보았다.

대표적인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의 실제적인 선교적 상황을 중심으로 선교학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님 ‘복음 상황화’에 대해 설명했으며, 의료선교가 단순히 ‘복음전파의 보조적 재능’이 아닌 그 자체가 ‘그리스도의 마음의 표현’으로 복음전도임을 분명하게 했다.

△강의 주제 :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양유식 (서울스타일치과 원장, 치과의료선교회 명예이사장)

현대는 평신도로서 선교적 부르심에 헌신한 모든 직업인, 즉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시대이다. 하나님은 새로운 선교의 문을 여셨기 때문에 전문인 선교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인 제사장설, 성서적 직업관, 통전적 선교에 기초한 전문인 선교사의 정의를 살펴보고 모든 직업인에 대한 합당한 부르심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사진|권순형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