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을 바라보는 시각

소강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09/26 [14:45]

우리 교회의 어느 성도는 전에 TV에서 제 설교만 나오면 채널을 돌렸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도시적 세련미나 현대적 이미지는 없고 너무 일방적이고 투박하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왠지 자기하고 안 맞아서 다른 방송으로 돌렸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싸이나 구마적을 닮았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고, 어느 집사님은 제가 수원역 깡패 두목같이 보인다고 할 정도로 언뜻 보면 외형적으로 터프한 이미지로 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분에게 우리 교회 전도대원 한 분이 제가 출간한 책을 가지고 전도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무심히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문장 한 줄, 한 줄이 그렇게 세련미가 넘치고 영혼을 터치하는 감성이 있고 소박하여 은혜가 넘치더라는 것입니다.
▲ 소강석 목사     ©소강석


그리고 책을 읽다가 저자 사진을 보니까 TV 속의 바로 그 사람, 소강석 목사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은혜를 받고 새에덴교회에 등록하여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새에덴교회에 와서 보니까 현장의 분위기가 그렇게 은혜가 넘칠 수 없고 생명력 있는 말씀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는 CTS, CBS 방송에 나오는 저의 모든 설교를 다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설교 방송을 볼 때마다 그렇게 은혜가 넘치고 도시적 세련미가 넘친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에게는 양면성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 한 편에서는 신도시 대형교회 목사로서 깔끔하고 신사적이며 말과 글의 논리적 감성이 배어나는 저술가요, 설교가입니다. 그런데 언뜻 스쳐가면서 설교하는 것을 보면 폭격기가 날아가면서 무차별적으로 폭탄 세례를 붓는 것처럼 우렁차고 강렬하게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설교에는 선지자적 요소가 있어서 하나님의 정의와 공법을 불처럼 토해내며 선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한국교회에 몇 안 되는 신도시 대형교회 목사이면서도 아직도 순수 서정의 감성을 가지고 시를 쓰고 각종 언론매체에 비중있는 칼럼과 글을 쓰는 목사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야수적으로 맹렬하게 선포하는 시대적 설교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왜, 제가 설교를 할 때는 덜 세련되게 보일까요? 그것은 어느 정도 위장된 인간적인 모습이 아니라 완전히 하나님께 붙잡혀 있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주체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성령의 힘에 이끌려 하나님의 말씀을 토해내다 보면 어떤 때는 자극적이고 덜 세련되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해외나 지방 집회를 하다보면 저의 그런 불붙은 폭탄 세례와 같은 설교에 은혜를 받고 나중에 혹시 분당이나 죽전, 동백 근처로 이사 오게 되면 우리 교회에 등록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감성을 터치하는 현대적 이미지와 함께 성령의 불을 토하는 강력한 영권의 양면성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런 양면을 다 보지 못하고 어느 한쪽만을 치중하여 바라보면 자칫 저에 관한 오해나 모순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양면을 다 같이 볼 줄 아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한쪽 면만을 보고 오해를 합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 면만을 보고 일방적으로 평가한 후 교회를 떠나거나 등록을 하지 않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의 양면을 함께 바라보는 시각과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에게는 양면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가 있습니다. 저는 정말 어느 한쪽 면은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의 모습처럼 순박하고 순수한 감성이 있는가 하면 또 어느 한 편으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만 같은 강력한 영권과 진리에 대한 야성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 음유시인이 되어 낭만적 서정시를 짓기도 하고, 때론 깊은 저녁까지 신학, 인문학, 자연과학 등 책을 탐독하며 인간 정신의 깊은 세계와 새로운 목회 흐름을 모색하는 저술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설교에는 현대적 세련미와 함께 신학적 깊이 그리고 순수한 인간 정서가 묻어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느 한 쪽 면만 보는 것은 전부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그 시각은 전체의 모습을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어느 한 쪽의 모습이 아닌 진실한 모습으로 성도들을 사랑하고 목숨 바쳐 헌신할 것입니다.

저를 알면 알수록 눈물이 있고 진실한 사랑이 있고 한 영혼, 영혼을 향한 불타는 구령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생명을 걸고 여러분을 사랑할 것입니다..〠

 

소강석|새에덴교회 담임목사, 2012 시드니성시화대회 주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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