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한기총은 이단문제 자유로워야”

전정희/교회와신앙 | 입력 : 2011/12/06 [10:32]

   

한국교회언론회(교회언론회, 대표 김승동 목사)가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에 대한 논평을 내고 “한기총은 이단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12월 2일 ‘한기총을 위한 고언(苦言)’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교회언론회는 “한기총은 어떠한 이유로도 이단을 묵인하거나 용납한다고 의심받을만한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기총 가입 교단 중 이단 문제와 결부된 사건으로 인해 전국의 신학대학교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는 점, 그동안 한기총의 주요 위원회로 당연히 존재하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킨 것 등을 지적한 것이다.

교회언론회는 이에 대해 “한국교회에 만연하고 있는 이단 문제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무슨 감추고 싶은 의도라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는 시선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한기총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큰 내홍(대표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에 따른 분란)을 겪은 후에도 정작 반성과 개혁, 개선의 노력보다는 마치 정관만 고치면 되는 듯한 행태를 먼저 보여주고 있고, 게다가 집안싸움을 계속 이어가는 현실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몇 가지 고언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회언론회가 한기총에 당부한 내용은 이외에도 △ 밖으로부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 △ 연합정신을 발휘할 것 △ 복음의 본질에 충실해 교회와 사회에 희망을 보여줄 것 등이다.

다음은 교회언론회의 논평 전문.

한기총을 위한 고언(苦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1989년에 복음주의적 신앙고백을 같이하는 한국의 기독교 교단과 단체의 연합기관으로 출발하였다. 한기총 산하의 각 교단과 단체는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교회의 사명 감당을 위해 연합하여 정책과 사업을 개발, 시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다. 그런 한기총이 최근에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기총은 2011년 제22회 총회선언문에서 ‘한국 사회의 온도조절기 역할’을 한다고 피력하였다. 또 ‘더 낮은 데로 임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직전 대표에 의한 ‘금권 선거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한없이 추락하였고, 현 대표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에 따른 분란으로 수개월을 표류하였다.

그러다가 소위 ‘김용호 대행법’에 따른 정관 개정이 지난 7월에 마련되었으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이 재개정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같은 한기총의 행보는 지난 10여개월 간의 다툼으로 인한 한국교회에 쏟아진 질책과 치욕스럽기까지 한 추락을 회복시키려는 방법으로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문제성과 함께 의문을 제기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인내하며 한기총을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해 왔다. 그러나 역사에 기록될 만한 큰 내홍을 겪은 후에도, 정작 반성과 개혁, 개선의 노력보다는 마치 정관만 고치면 되는 듯한 행태를 먼저 보여주고 있고, 게다가 집안싸움을 계속 이어가는 현실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몇 가지 고언(苦言)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한기총은 밖으로부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현재 한기총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절망에 가깝다. 1년 여 동안 교단 연합체로서, 한국교회에 절실한 일들을 위하여 한 일은 없으면서, 반성은커녕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기반만 쌓으면 되는 것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외부의 비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는 연합정신을 발휘하기 바란다. 한기총 문제와 관련하여 몇몇 교단에서는 지난 9월 총회에서 ‘행정 보류’와 ‘탈퇴’를 건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기총 소속 10개 교단들이 한기총의 개혁을 요구하는 성명이 나오기까지 했다. 이는 그간의 한기총의 일들이 연합체로서의 기능보다는 특정교단이나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짙은 의혹에서 나온 것인데, 한기총이 연합기관으로서 문제성이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셋째는 한기총은 이단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어떠한 이유로도 이단을 묵인하거나 용납한다고 의심받을만한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한기총은 가입 교단 중에 이단 문제와 결부된 사건으로 인하여 전국의 신학대학교 교수들의 반발을 받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또한 한기총의 주요 위원회로, 당연히 존재하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킨 것은 한국교회에 만연하고 있는 이단 문제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어서, 무슨 감추고 싶은 의도라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는 시선들이 있다.

넷째는 한국 교회가 선교초기부터 힘써왔던 복음의 본질에 충실하여 교회가 사회의 희망이었던 그 전통을 이어가도록 교회와 사회에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기총이 현재처럼 정치적인 문제와 교단간의 분열을 만들어내는 일로 인하여 교계를 실망케 하고, 사회의 지탄을 받는다면 그 존립근거의 타당성을 문제 삼게 될 것이다.

한기총이 그동안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하여 힘써 해온 일들에 대하여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고한 것들이 한 순간의 잘못으로 인하여 한기총 뿐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오욕을 당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기총 사태로 인하여 이미 추락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책임 또한 한기총이 크게 짊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기총을 사랑하는 외부의 염려스러운 비판과 고언을 겸손한 자세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여전히 한기총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응원을 계속하고자 한다. 한기총이 2011년의 부끄러운 사건을 거울삼고 한기총 설립 본래의 순수한 정신에 근거한 연합과 봉사 기관으로 새롭게 ‘거듭나기’를 바란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한기총은 한국 기독교 다수의 교단과 기독교 단체의 대표적인 연합체이지 상회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한기총 정관의 목적과 취지와 정신에 충실하도록 해야 하며, 실추된 명예와 신뢰회복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기 바란다.

 
출처ㅣ전정희교회와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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