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최초 다문화 사역자 부부의 다문화 목회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02/27 [12:16]

지난 1월 버우드 구세군교회에 노지숙-마커스 원더리치 사관이 부임을 했다. 여느 사관들과 다른 것은 이들 부부가 한국인-호주인이라는 다문화 목회자 부부였기 때문이고, 버우드 구세군교회가 다문화 목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인 최초의 다문화 사역자 부부의 다문화 목회가 시동을 건 것이다.

▲ 다문화가정을 이룬 노지숙-마커스 부부는 민하, 주하 남매를 두고 있다.     ©노지숙-마커스


그동안 버우드구세군교회는 20여 년 동안 중국인 사관이 목회하면서 모든 예배와 활동이 중국어로 진행되는 중국인 교회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구세군 교회의 내부에서 ‘구세군 영문에는 그 지역 사람이 모두 나타나야 한다’라는 원칙이 세워지면서 버우드 구세군교회를 다문화교회로 전환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다문화 목회자 부부인 노지숙-마커스 사관이 부임하게 된 것이다.

 
다문화 사역자 부부의 탄생

노지숙 사관과 마커스 사관의 만남은 한국 성복중앙교회에서 이루어졌다. 2003년 당시 청년이었던 노지숙 사관은 카나다에서 영어공부를 마치고 막 한국으로 돌아와 영어예배가 개설된 교회를 찾다가 성복중앙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그때 마커스 사관은 횃불 트리니티 신학교에 다니면서 성복중앙교회 영어예배 담당 전도사로 사역을 하던 중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영어 예배의 회중과 사역자로 만나게 되었다.

▲ 임관을 앞두고 예수의 친구 사관학교 동기생들이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노지숙-마커스


예배와 성경공부 그리고 교회 활동을 통해 두 사람은 가까워졌고, 먼저 호감을 가진 것은 마커스 전도사였다. 사역자가 되기 전에 IT 전문가였던 마커스 전도가 우연한 기회에 컴퓨터 수리차 노지숙 청년의 집에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노지숙 청년의 가족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특히 노지숙의 어머니가 마커스를 살갑게 대했다.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친어머니를 잃은 마커스 전도사가 짠했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노지숙 청년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결혼으로 결실을 맺었고 호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이민 생활이 녹록치가 않았다. 다문화 부부에서 오는 태생적 문화적 차이 외에도 브리즈번 시골에 거주하면서 지숙 씨는 외로움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

마커스는 타리(Taree)로 이주하기로 결심했고 그곳 구세군교회에서 지숙 씨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사랑의 위로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구세군에 대한 호감을 갖게된 계기였던 것이다.

▲ 본지와 인터뷰하는 노지숙-마커스 사관 부부     ©크리스찬리뷰


얼마 후 마커스 씨가 시드니 구세군 IT부서에 취직을 하게 돼 시드니로 옮겨오게 되었다. 그때 다니던 교회가 벨모어 구세군 한인교회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2010년 1월 타리의 구세군 사관학교에 입학을 했다.

마커스 사관은 본래 구세군 가족이다. 자신을 포함해 5대가 구세군 사관이었으니 이미 구세군에 익숙해져 있었다.

지난해 11월 27일 시드니 달링하버 컨벤션 센터에서 3천여 명의 구세군들의 축하를 받으며 두 사람은 사관으로 임명되었다. 한인 최초의 다문화 사역자 부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다문화 목회의 시작

노지숙-마커스 사관의 첫 목회지는 중국인 일색이었던 버우드 구세군교회였다. 버우드 구세군교회는 다문화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고, 다문화 목회로의 시급한 전환이 요구되던 터에 다문화 사역자 부부인 노지숙-마커스 사관이 부임을 하게 된 것이다.

버우드 구세군교회에서 사역의 첫발을 내딘 노지숙-마커스 사관은 어떤 사역에 중심을 둘 것인가를 기도했고, 가장 소외받고 힘들어하는 대상으로 유학생들을 꼽았다. 이들을 위해 올 2월부터 영어 예배를 시작했다. 영어 예배에는 소위 ABC(Australia Born Chinese)로 불리는 중국인 2세들도 참여하게 됐다.

현재 영어예배의 대부분의 회중이 중국인 2세들이지만, 노지숙-마커스 사관은 한국인-다문화 가정을 초대하여 진정한 다문화 목회를 하기를 바란다. 이미 한국인-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 두 사람이었기에 누구보다 한국인-다문화 가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막 시작한 영어 예배지만 이를 기반으로 다문화 목회라는 커다란 배를 움직여 나간다는 비전을 품고 노지숙-마커스 사관은 최선을 다해 헌신하고 있다. 

 
무료 영어교실 운영

 
▲ 다문화교회를 지향하는 버우드 구세군교회 전경     ©크리스찬리뷰


노지숙 사관은 다문화 목회의 일환으로 무료 영어교실을 개설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12시에 버우드 구세군교회(31 Wilga St Burwood)에서 진행되고 있고 각 단계별로 영어 교사들이 도움을 주고 있어, 영어 실력에 관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가 있다.

노지숙 사관은 앞으로 조기 유학생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어린 학생들이 호주에 와서 적응하기 어려울 텐데, 학생들의 학교 생활과 숙제를 도와줄 수 있는 공부방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목회는 섬김이라고 하는데, 노지숙 사관의 다문화 목회는 이렇듯 섬김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다문화 목회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많은 교회에서 여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다문화를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되었기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노지숙-마커스 사관은 이미 다문화 가정을 이룬 다문화 사역자이기에 기대감이 크다. 앞으로 호주에서 다문화 목회의 귀한 모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ㆍ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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