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을 위해 선택된 당신

정기옥/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2/05/02 [11:53]
다음의 글은 서부 호주 퍼스에 살고 있는 작가이며 교사인 멜린다 통니니(Melinda Tongnini)가 <호주인의 삶의 이야기, Australian stories of life>라는 책에 기고한 글이다.
"Melinda, 내가 뇌출혈이래!" 전화기 저쪽에서 오빠 스티브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스스로가 생각해도 갑자기 몸에서 피가 빠져 나가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 같았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손이 떨렸다.

오빠는 자기가 살고 있는 다윈 북부의 작은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국립공원에 있는 열대성 지역의 웅덩이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수영을 마치고 물 밖으로 걸어 나오던 그는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두통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그의 심장박동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때리듯 그를 괴롭혔다.

간신히 집에 도착한 스티브는 황급하게 비상약들이 들어 있는 찬장을 뒤졌다. 진통제를 찾는 것이었다. 약통에서 두 가지 진통제를 발견한 그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잠시 머뭇거렸다. 진통 효과제인 코데인(codeine)이 8mg 들어 있는 500mg 짜리 아스피린과 12mg의 코데인이 들어 있는 파라시티몰 500mg짜리 중 하나를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스티브는 후자를 선택했다. 진통 효과가 있는 코데인의 함량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 단순한 선택이 그의 생명을 구했다. 만약에 스티브가 아스피린을 선택했다면 그 약은 많은 출혈과 심장발작을 유발했을 것이고 그는 쓰러져 회복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빠는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월요일이 되어 직장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할 때까지 병원이나 의료진을 찾지 않은 것이다. 일을 하던 그가 사장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앞이 안 보여요." "눈을 잘 떠 봐." "아니, 내 눈이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 앞이 안 보여요."

스티브의 사장은 사태가 심각한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동네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스티브를 검진한 마을의 의사는 바로 다음 비행기로 스티브를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다윈으로 후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빠른 비행기로 다윈으로 이송되었지만 그곳 병원에도 스티브의 상태를 치료할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한 빨리 큰 도시의 시설이 좋은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티브는 내가 살고 있는 퍼스로 이송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오빠의 침상 옆에 계시기를 간절히 원하셨다. 이제야 말하지만 스티브 오빠는 우리 가정에 입양된 아이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늘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셨다.    "그애가 우리 가정에 입양된 유일한 아이란다. 지구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이란다."

어머니에게는 스티브는 자기가 직접 낳은 자녀들과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똑같이 사랑하셨고 지금 이 순간에는 스티브를 위해 그의 곁에 함께 있기를 간절하게 원하고 계신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퍼스의 반대편 농장에 살고 계셨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농장을 비우고 그 먼 길을 달려오신다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소젖을 짜야 한다. 씨를 뿌릴 철이기 때문에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가축들을 해치는 짐승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리고 가축들이 밖으로 나가 해를 입지 않도록 울타리도 급하게 수리해야 한다. 꼭 해야 하는 이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나의 양부께서는 어머니에게 빨리 스티브에게 가서 그의 곁에 있어 주라고 주장하였다. 스티브에게 어머니가 절대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어머니는 그의 아들 스티브 곁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첫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윈에서 실려 온 스티브는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즉시 입원되었다. 그리고 숨이 가쁘게 이런저런 시험과 진료를 받았다. 피는 멈추었고 가장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뇌출혈이 일어난 자리가 수술이 불가능한 자리였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더 이상의 출혈을 막도록 방사선 치료가 가능했다. 스티브 오빠가 이런 고통의 과정을 통과하는 동안 내 생애 처음으로 머리에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 어머니가 스티브에게 느끼시는 감정이나 쏟는 마음이 우리 형제들에게 하시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런 어머니의 마음은 내가 사랑하고 믿는 하나님이 내게 대해서 가지고 계신 감정과 태도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자라면서 스티브 오빠는 어머니로부터 나머지 형제들과 다름없이 똑 같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옷도 같은 정도로 해 주셨고 학교도 같은 학교를 보내 주셨다. 도시락도 같은 것을 싸 주셨고 놀이공원도 함께 갔었다. 꾸지람도 함께 들었고 칭찬과 격려도 공정하게 하셨다.

우리 부모님의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동일하셨다. 그리고 모든 좋은 것을 동일하게 주셨다. 누가 입양이 되고 누가 생물학적 자녀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으로 상처를 입거나 힘들어 하는 형제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다 한 형제, 자매였고 서로 사랑했고 같은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오래 전 우리 부모님에게는 중대한 선택의 순간이 주어졌었다. 어린 스티브를 입양하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 온 직후 어머니는 자신이 아기를 임신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만약 부모님들이 원하면 그 입양을 취소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스티브를 아들로 삼기로 선택하신 것이다.

그들은 스티브의 아빠와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다. 그분들은 나의 오빠 스티브를 자신들의 자녀 중 하나로 선택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그분들은 오빠 스티브를 사랑하셨다. 필요를 채우고 돌보고 양육하신 것이다. 언제나 그를 자신들의 곁에 두기를 원하셨고, 그가 멀리 가면 몸은 떨어져 있어도 그 분들의 마음은 언제나 오빠 스티브와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스티브 오빠는 나의 부모님들이 선택한 그분들의 소중한 아들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이 마지못해 나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아니면 의무감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같이 여길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스티브 오빠를 사랑하는 엄마처럼 하나님은 그분의 자녀인 우리를 사랑하신다. 사랑해야 하기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선택하셨기 때문에 사랑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대저 나는 여호와 네 하나님이요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요 네 구원자임이라.... 네가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며 내가 너를 사랑하였은즉 내가 네 대신 사람을 내어 주며 백성들이 네 생명을 대신 하리니."(사 43:1-4)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가 사랑하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엡 1:5-6)

형제여, 자매여! 힘을 내세요! 당신은 하나님의 사랑을 위해 선택된 사람입니다.〠

 
정기옥|안디옥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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