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nard the Lyrebird

A MUSICAL STORY AT SCENIC WORLD

김인화/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9/03/29 [10:43]
▲ 뮤직 콘서트 출연진. Philip Green(Clarinet), Eloise Short(Illustrator), Jodie McLeod(Author), Ian Munro(Composer/Narrator), Grace Kim(Piano), Teije Hylkema(Cello)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Grace Kim    

 

지난 2월 블루마운틴에 있는 시닉 월드(Scenic World)에서 ‘Leonard the Lyrebird’라는 세계 최초의 뮤직 콘서트가 열렸다. 이 콘서트는 사람들을 블루마운틴과의 유대감을 더 갖게 만들기 위한 목적을 두고 기획되었다. 여기에 한인 피아니스트 김소영(Grace Kim) 씨가 음악감독을 맡아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 콘서트가 이뤄지기까지의 과정도 흥미롭다. 김 씨는 그동안 블루마운틴에 있었던 크고 작은 콘서트 외에 좀더 호주다운 작품을 원했던 때에 우연히 페이스북을 보다가 아이들 책을 보게 되었다. 그것이 페이스북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을 진행했던 ‘Leonard the Lyrebird’라는 작품이다.
 
망설임 없이 바로 책을 쓴 작가 조디(Jodie McLeod)씨와 일러스트레이터 엘로이스(Eloise Short)씨에게 연락했고 작품을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 동의를 얻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같은 블루마운틴에 살고 있었다.

 

이 콘서트의 음악을 작곡한 이안(Ian Munro) 씨는 김 씨가 전에 만난 적이 있던 작곡가로 18년 만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디어를 꺼냈더니 그 역시 좋다고 해서 팀이 구성이 되었다.

 

▲ 피아노 트리오 연주 가운데 작곡가 이안 씨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이 책의 배경이 블루마운틴 벨리여서 공연 장소도 블루마운틴 벨리 같은 곳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시닉 월드 블루마운틴과 연락이 닿았다. 그곳 관계자들이 이미 크라우드 펀딩된 그 책을 읽었기 때문에 더 쉽게 일이 풀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시닉 월드 블루마운틴이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우정, 사랑, 위험, 두려움, 지혜 등을 담고 있다. 새 두 마리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 재미있게 묘사되고 있다. 콘서트는 30여 분으로 어른들에게는 다소 짧다고 느껴졌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린아이들의 최고 집중 시간인 20분을 감안하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작곡가가 직접 화려하면서도 서정적인 색채의 그림과 함께 내레이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음악에 이야기를 얹는 것과 음악에 노래를 얹는 두 스타일을 취한 것도 이 콘서트의 특징이다.

▲ 이번 음악회를 기획한 피아니스트 김소영 씨     © 크리스찬리뷰



음악에 쓰인 악기는 작은 앙상블을 원한 작곡가의 의도에 의해 새소리와 비슷하면서 감정 표현이 잘되는 악기로써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갈 클라리넷과 역시 감정적인 소리의 첼로, 음향효과가 가능한 전기 피아노로 구성되었다. 곡들은 작곡가가 경험했던 동물 소리와 숲 등에서 영감을 얻고 다른 판타지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시켰다.
 
콘서트 중간에는 관중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도 가져 분위기를 훨씬 더 돈독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무대 바로 가까이에 몰려 앉은 어린 아이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미동도 없이 음악과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른들 또한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시종일관 미소를 띈 얼굴로 함께했다.
 
콘서트가 끝나고 김 씨는 콘서트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Lyrebird(금조류)가 실제로 찾아왔다는 소식과 함께 그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내왔다. 확인해 보니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무대 뒤 유리창 너머에 실제 Lyrebird가 음악을 듣는 듯 머리를 끄덕이며 맴돌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예사롭지 않은 광경이었다.
 
(*금조류(琴鳥類,lyrebird)는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 사는 참새목의 한 부류로, 거문고새라고도 부른다. 주변의 소리를 잘 따라하기로 유명한데, 카메라 셔터 소리, 사이렌 소리, 심지어 전기톱 소리까지 흉내낸다.)
 
호주의 역사가 짧다 보니 호주적인 것을 찾자면 좀 빈약함을 느끼곤 한다. 이런 아쉬움 속에서 호주의 색이 짙은 창작품이 탄생하고 실연되었다. 지역 사회의 유대감을 위해 기획된 음악회이지만 넓게 보면 이런 호주적인 것을 찾는 것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써내려 간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일이다. 계속해서 이런 시도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인화|크리스찬리뷰 객원기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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