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해독(detox) 과정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2/09/26 [11:34]

교회 건물이 필요하지만, 건물과 외형을 갖추었다고 행복한 공동체가 되지 않듯이,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동체를 무너뜨리거나 위태롭게 하는 잠재된 독소는 없는가?” 하고 살피는 것이다.

 

다윗이 왕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울왕의 죽음 이후에 하나님은 다윗의 나라를 위협할 수 있는 독소들을 하나 둘 제거하셨다. 그것은 다윗의 공동체가 사울의 공동체가 되지 않도록 해독(detox)하는 과정이었다. 하나님은 가장 먼저 다윗의 공동체에서 ‘야욕’을 제거하신다. 왜일까? 야욕은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피바람을 부르기 때문이다. 사울의 군대장관이었던 아브넬은 사울왕이 죽은 후에 그 아들 이스보셋을 꼭두각시 왕으로 세워 다윗과 대결 구도를 만든다. 이것은 사울의 왕권이 다윗에게 넘어가는 하나님의 섭리에 역행하는 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아브넬은 자신의 야욕을 드러내며 참혹한 싸움을 촉발시켰다. 그런데 야욕은 공동체의 평화를 깨뜨리고, 갈등을 만들어 내고, 공존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브넬이 평화의 가면을 쓰고 야욕을 숨기면서 다윗에게 협상했지만, 결국 요압의 손에 죽게 하신다. 야욕의 끝은 자멸이었고 죽음이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다윗의 공동체에서 ‘자만심’을 제거하신다. 자만은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발이 빠른 요압의 동생 아사헬은 아브넬을 추격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아브넬의 창에 죽고 만다. 아사헬의 민첩함과 빠른 발이라는 작은 재주가 자만을 불렀고 결국 화를 자초한 것이다. 이 일로 인해 나중에 요압은 복수심에 불타게 되고, 다윗왕은 아브넬의 죽음으로 인해 또 다른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애가를 부르고 금식을 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까지 한다.

 

우리는 형통할 때 내 능력과 열정을 과신하다가 하나님의 일을 그르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나에게 있는 재능, 은사, 시간, 물질을 가지고 자만하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초지일관 자세를 붙잡고 온유함과 겸손함으로 마음을 다스려야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주님께 쓰임받을 수 있다.

 

하나님은 공동체에서 복수하는 마음을 유보시키신다. 동족의식을 내세워 아브넬이 회유하자, 요압이 받아들이고 추격을 멈춘다.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니 요압의 입장에서 추격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동생 아사헬이 전투에서 살해된 것을 몰랐기에 가능한 휴전이었다. 그렇게 복수가 유보되었다.

 

다윗은 공동체를 세워가면서 두 왕국의 충신-아브넬과 요압 -을 통해 멈출 줄 모르는 야욕, 자만심, 복수심을 보았다. 하나님의 해독 과정이 없었다면 다윗의 나라는 또 다른 사울의 나라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정, 일터, 목회현장에도 하나님의 해독과정이 필요하다. 분노, 원망, 시기, 질투, 거짓말, 수동 공격, 험담 등을 하나님은 수많은 사건을 통해 교회 공동체에서 해독하고 계신다. 그리고 사랑의 공동체가 세워지도록 도우신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고통과 고난의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의 나라는 정의로운 나라이면서 사랑의 나라이다. 사랑은 복수를 허락하지 않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용서란 내가 복수할 기회가 생기더라도 ‘복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상대방을 포용하는 것이다. 이런 용서가 공동체에 가득할 때 전쟁과 싸움은 멈추게 되고, 평화와 기쁨이 가득한 사랑의 공동체가 세워질 것이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 강승찬     © 크리스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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