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차 오르는 감격과 감사

김영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3/02/27 [16:21]

▲ 헨리 선교사 부부와 함께 한 코너스톤한인교회 선교 팀.©코너스톤한인교회     

 

코너스톤한인교회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호주원주민선교회(Christian Mission and Ministries for Indigenous)와 함께 원주민 단기 선교를 다녀왔다.

 

교회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선교 일정은 호주 원주민을 품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는 뜻깊고 보람된 사역이었다.

 

원주민 선교에 대해 기도하기 시작한 것은 담임목사의 제안으로 교회 내 국내 선교팀이 기도를 시작하면서 출발되었다.

 

단기 선교를 가기 전에 먼저 선교팀 리더가 원주민 선교회(CMMIA)를 만나 안내를 받고 총무인 정기옥 목사를 강사로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원주민 세미나를 갖게 되었다. 세미나는 성도들에게 원주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원주민의 영혼을 주님의 마음으로 품는 기회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선교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뜨거워진 원주민 선교에 대한 열정은 곧 단기 선교팀을 조직하고 함께 동참하자는 단계로 진전되었다. 그리고 원주민 선교에 대한 의지가 분명해서 성도들은 성령 하나님의 감동으로 인정하고 단기 선교를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선교의 핵심은 무엇을 하는 것보다 배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특별히 크리스마스와 가까운 시점이라 원주민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 전달하는 사역을 중심으로 성도들이 참여하도록 진행했다.

 

현지 선교사들을 통해 받은 원주민 어린이들의 명단을 받고 주일학교, 청년, 장년, 노년 중 자원하는 성도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해당 원주민 어린이들의 성별과 연령에 맞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96개를 준비했다.

 

▲ 코너스톤한인교회 성도들이 원주민 어린이들에게 전달한 선물 박스  ©코너스톤한인교회     

 

성도들은 각자 섬기게 될 원주민 어린이들의 이름을 놓고 기도하며 정성껏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은 성도들에게 영적 도전과 은혜를 누리는 과정이었다. 단 두 번의 광고로 96명의 지원자가 나오고 한 마음이 되어 동참하는 모습은 교회가 누린 또 다른 축복이었다.

 

촉박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10명(장년 4명, 청년 2명, 하이스쿨 3, 초등부 1명)으로 구성된 단기 선교팀은 첫 날 오전 일찍 시드니를 출발하여 목적지의 중간 지점인 굴공(Gulgong)의 안작 공원(Anzac Park)에서 간단한 점심 식사를 했다.

 

장거리 여행을 통해 참가자들은 깊은 교제의 행복을 나누게 되었다. 게다가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딸이 함께 하는 선교 여행은 주 안에서 영적으로 하나가 되는 멋진 일정이었을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더할 수 없는 산 신앙 교육의 일환이었다.

 

우리는 길산드라(Gilgandra)에 있는 숙소인 선교사댁에 가기 전에 첫 일정으로 이뮤 농장(Emu Farm)을 방문하기로 했다. 선교를 하면서 누릴 수 있는 축복 중 하나는 선교를 떠나 보지 않은 사람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고 가보지 못한 곳들을 가서 체험하는 것이다.

 

호주에서 살고 있는 선교팀 자녀들에게 호주를 배우고 체험하도록 하기 위한 일정으로 선택한 것이다. 천여 마리의 이뮤(Emu)를 직접 만지고 먹이를 주며 함께 지낸 것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시드니와 같은 도시의 삶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독특한 잊지 못할 행복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어려움과 위기가 먼저 찾아왔다. 이뮤 농장을 향해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차가 가는 도중 타이어가 터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참가자 중 유일한 초등부 멤버가 소변이 마렵다고 해서 아빠인 운전자가 차를 세웠는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 일보직전이었던 것이다.

 

신기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터진 타이어를 빨리 발견하게 되어 보조 타이어를 바꾸어 위기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뮤 농장 입구에서 만난 헨리(Henry) 선교사의 인도로 해질 무렵 베이스 캠프인 선교사 댁에 도착했다. 도착 후 짐을 풀고 다음날 사역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교사를 통해 이미 광고된 미드 웨스턴(Mid-western NSW)에 위치한 바라딘(Baradine)과 필리가(Pilliga) 원주민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들을 다른 한인교회에서 준비한 것과 지역별로 분류하고 다음날 실시할 사역을 재점검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다.

 

선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지역으로 가기 위하여 선물들을 분류하고 그곳에서 함께 할 원주민 어린이들과 만남을 생각하며 찬양과 놀이를 모든 선교팀원이 함께 준비하는 것 자체가 큰 은혜였다. 함께 기도하고 땀을 흘리고 수고로 분비하며 우리는 더욱 하나가 되었고 기도는 더 간절해졌다.

 

둘째 날 이른 아침을 먹고 필리가 지역으로 출발했다. 현지 선교사의 준비로 필리가 볼링 클럽(Pilliga Bowling Club)에서 원주민 어린이들과 첫 만남이 가졌다. 약속했던 시간보다 원주민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늦게 도착하였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선교팀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코리안 타임(Korean time)처럼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시간 개념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콩당거리기 시작했다. 어린이들과 찬양하며 그들과 함께 어눌려 놀이의 시간을 갖는 것은 선교팀과 어린이들이 하나가 되는 깊은 교제의 시간이었다.

 

▲ 이뮤 농장을 방문한 선교팀은 주인인 필립 집사(가운데)와 함께 했다.©코너스톤한인교회     

 

현지에 살고 있는 선교사의 부모도 참석하였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아이들과 같이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자주 찾아와 함께 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했다.

 

정성스럽게 각자의 이름이 쓰여진 카드와 함께 준비한 선물을 받아든 원주민 어린이들의 손과 표정은 평생 기억되어질 모습이 될 것 같았으며, 선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기회를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가 솟구쳤다.

 

원주민 어린이들과 간단한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사역지인 바라딘(Baradine) 지역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 중간에는 비포장도로가 있어 불편했지만 선교팀은 다른 어린이들을 만나게 된다는 기대감으로 그 길을 달려 갔다.

 

바라딘에서는 오전에 사역했던 필리가에는 없었던 청소년들이 많이 왔고 그들은 선교팀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하지만 쑥스러워서 그런지 그들은 마치 구경꾼처럼 선교팀이 찬양과 노래를 하고 아이들과 게임을 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모습이 원주민 청소년들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한다.

 

이런 모습을 경험하면서 원주민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만남과 더 많은 관심과 더 많은 배려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선교팀 인도자는 바로 이런 것을 인식하고 기도 제목을 가슴에 품고 오는 것이 바로 단기선교의 목적 중 하나라고 설명해 주었는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자기의 이름으로 준비된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나 하나 전달할 때마다 예외 없이 그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감사함과 기쁨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우리가 더행복해졌다.

 

▲ 바르딘에서 어린이 사역을 마친 후 선교팀은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과 같이 기념촬영을 했다.©코너스톤한인교회     

 

선교 세미나 중 강사 목회자가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도시에서 가장 즐거운 축제가 열릴 때 이런 곳의 원주민 아이들은 가장 소외됩니다. 도시에서 그들이 휴가를 즐기며 가장 기뻐할 때 이 아이들은 가장 쓸쓸하고 가장 우울한 시간을 보냅니다. 여러분들이 그들에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소망과 기쁨을 선물로 주기 위해 그곳에 가는 것입니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일정 때문에 방문해서 사역도 할 수 없고 선물도 전달하지 못한 지역들을 위해 선물을 전달했다. 바로 모리(Moree, Paul & Erin Strahan 선교사)와 팅가(Tinga, 김수연 선교사)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이다.

 

너무 거리가 멀어서 중간 지점인 쿠나바라브란(Coonabarabran)에서 만나 선교사와 커피를 마시며 교제를 하고 기도제목을 나누었다. 헨리 선교사는 그곳까지 동행하며 우리를 배웅해 주었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선교 세미나와 선교지를 직접 체험하도록 도와주었던 정기옥 목사는 이번 선교의 목적을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정리해 주었다.

 

“코너스톤한인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특별히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 대륙의 원래 주인인 원주민들을 섬기는 교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특별히 우리의 자녀 가운데 선교의 헌신자가 많이 세워질 것을 기대하며 이 귀한 일들을 우리 한인 2세 자녀들이 계승하고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이번 선교팀에 함께 한 팀원들은 이번 선교를 통하여 느끼고 깨달은 것을 이렇게 고백했다.

 

“그 아이들과 인사를 할 때 잘 있어(good bye)라는 말을 하지 않고 디시 만나자(see you again)라고 했습니다. 다음에 보고 싶었고, 예수님을 꼭 만났었으면 했어요.”

 

“차 안에서 다음 사역지로 가는 도중에 제 안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짧은 시간에 이 아이들을 내가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저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느껴졌어요. 내가 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벅차 오르는 감격과 감사 때문에, 아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차 안에서 소리 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은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 이 시간에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너무나 큰 사랑 때문에 예수님이 나를 위해서, 이 아이들을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이사야 52:7 )〠

 

김영은|코너스톤한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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